버지니아 울프

울프((Adeline) Virginia Woolf)

소설 형식에 독창적인 공헌을 했으며, 당대의 가장 뛰어난 비평가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 경에게 개인교육을 받았다. 1904년 아버지가 죽은 뒤 런던의 고든스퀘어에서 살았는데, 이곳은 블룸즈버리 그룹의 중심지가 되었다. 1912년 레너드 울프와 결혼했으며, 1917년 그와 함께 호가스출판사를 세워 자신의 작품을 출판했다.

소설 〈출항 The Voyage Out〉(1915)·〈밤과 낮 Night and Day〉(1919)을 출판한 뒤 실험적인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는 경험의 끊임없는 흐름, 명확하게 표현하기 힘든 인물성격, 의식을 자극하는 외부환경을 강조하고자 했다. 또한 시간을 본질적으로 다른 순간순간의 연속인 동시에 수년, 수세기의 흐름으로 경험하는 방식에 흥미를 갖고 있었다.

〈제이콥의 방 Jacob's Room〉(1922) 이후 계속 울프 개인의 경험 속에서 현재의 시간과 지나가고 있는 시간의 느낌, 역사적 시간에 대한 등장인물의 자각의 느낌을 전하려고 시도했다. 〈댈러웨이 부인 Mrs. Dalloway〉(1925)·〈등대로 To the Lighthouse〉(1927)에서는 한층더 완숙한 기교를 보여주었다. 계속 반복되는 이미지 같은 시적 장치 구사가 돋보이며 행위가 일어나는 시간을 제한함으로써 각 작품마다 빈틈 없는 구조적 형식을 부여했다. 〈올랜도 Orlando〉(1928)는 엘리자베스 1세 시대부터 1928년까지 문학에 비친 영국의 모습을 되살려낸 환상적인 역사물이다. 장문의 수필 〈자기만의 방 A Room of One's Own〉(1929)에서는 남성 중심의 세계에서 여성 작가가 겪는 어려움을 다루었다.

소설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울프는 〈파도 The Waves〉(1931)에서 의식의 흐름을 기록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독자가 어린시절부터 노년기까지를 겪는 등장인물 6명의 마음속에서 함께 살게 되는 이 작품에서는 인물이나 사건보다 '인간의 7단계'에서 겪는 경험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 있다. 〈세월 The Years〉(1937)은 이보다 더욱 방대하고 전통적인 작품이다. 〈막간 Between the Acts〉(1941)에서는 〈댈러웨이 부인〉에서처럼 행위는 단 하루 동안에 일어나지만 영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한 마을의 가장행렬을 등장시킴으로써 더욱 확장된 시간을 암시하고, 동시에 독자에게 전쟁이 임박했다는 것을 계속 일깨워준다.

울프는 〈막간〉을 완성한 뒤 정신불안증세가 재발해 서식스의 집 근처에서 물에 빠져죽었다. 울프는 2권의 전기를 썼는데, 한 권은 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이 기르던 개가 회상하는 형식을 빌려 브라우닝 부부의 삶의 단면을 그린 가상 전기 〈플러시 Flush〉(1933), 다른 한 권은 미술평론가 로저 프라이의 일생을 그린 본격적인 전기(1940)이다. 그녀의 가장 뛰어난 비평은 〈일반독자 The Common Reader〉(1925)·〈일반독자 제2편 The Common Reader : Second Series〉(1932)·〈나방의 죽음 The Death of the Moth〉(1942)·〈화강암과 무지개 Granite and Rainbow〉(1958)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