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우화

다른 표기 언어 fable , 寓話 동의어 가전체, 假傳體, 의인 전기체, 擬人傳記體

요약 우화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으며 인간의 어리석음과 약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이다. 서구의 우화 전통은 BC 6세기의 이솝 우화에서 시작되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으며 인간의 어리석음과 약점들을 부각시키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이다.

윤리적 가르침이나 행동에 대한 교훈이 이야기 속에 있으며, 그 교훈은 대개 끝부분에 명시된다. 서구의 우화 전통은 사실상 이솝 우화에서 시작되었다(BC 6세기). 이솝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이솝 우화의 현대판들에는 200여 편에 이르는 우화가 실려 있지만, 그 이야기들의 실제 기원을 추적하기는 불가능하다. 이솝풍의 이야기를 발전시켰던 고전 작가로는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와 그리스의 전기 작가 플루타르코스, 그리스의 풍자작가 루키아노스 등이 있다.

다른 풍유(알레고리) 문학과 마찬가지로 우화도 중세에 번성했으며, 12세기말 마리 드 프랑스는 유명한 우화집을 만들었다. 중세 우화는 동물담시(beast epic)라는 보다 폭넓은 형식을 낳았는데, 이 형식은 서사시의 장엄함을 풍자적인 방식으로 모방하면서 영웅, 악당, 희생자, 끝없이 계속되는 영웅적인 노력들을 다룬 길고 일화적인 동물 이야기이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12세기 프랑스에서 일련의 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여우 이야기 Roman de Renart〉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교활한 사람을 상징하는 여우 르나르(Renart[또는 Reynard])이다. 르네상스 시기에 에드먼드 스펜서는 〈엄마 허버드 이야기 Mother Hubberd's Tale〉(1591)에서 이런 종류의 소재를 사용했다.

여우 이야기 (Roman de Renart)
여우 이야기 (Roman de Renart)

존 드라이던은 〈암사슴과 표범 The Hind and the Panther〉(1687)에서 진지한 신학적인 논쟁을 빗대어 말하기 위한 목적으로 동물담시를 되살려 썼다. 우화는 전통적으로 그다지 길지 않으며, 그 형식은 17세기 프랑스의 장 드 라 퐁텐의 작품에서 절정에 달했다. 라 퐁텐이 주제로 삼은 것은 인간의 어리석은 허영심이었다.

라 퐁텐 (Jean de La Fontaine)
라 퐁텐 (Jean de La Fontaine)

1668년에 나온 라 퐁텐의 첫번째 우화집 〈우화집 Fables〉는 이솝풍을 본떴으나, 그후 25년 동안 내놓은 작품에서는 궁정, 궁정의 관료, 교회, 부상하는 중산층 등 실로 인간사의 모든 측면을 풍자했다. 그의 영향력은 유럽 전역에 두루 미쳤고, 낭만주의 시대에 그의 뒤를 이은 탁월한 우화작가는 러시아의 이반 안드레예비치 크릴로프였다.

우화는 19세기에 아동 문학이 일어나면서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우화 형식을 이용했던 이름난 작가들로는 루이스 캐롤, 케니스 그레이엄, 루드야드 키플링, 힐레어 벨록, 조엘 챈들러 해리스, 비어트릭스 포터 등이 있었으며, 아동들을 주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과 오스카 와일드, 생 텍쥐페리, J. R. R. 톨킨, 제임스 서버 등도 유명한 우화작가들이다. 우화를 좀더 진지하게 사용한 현대적인 예로는 스탈린 치하의 러시아를 신랄하게 풍자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Animal Farm〉이 있다.

동물농장(Animal Farm)
동물농장(Animal Farm)

구전(口傳)되는 인도 우화의 제작 연대는 BC 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산스크리트로 된 동물 우화집 〈판차탄트라 Pañcatantra〉는 사자왕의 고문들인 두 재칼의 이름을 따 〈칼릴라와 딤나 Kalῑlah wa Dimnah〉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8세기 아랍어 번역에만 남아 있다. 〈판차탄트라〉는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었는데, 13세기에 카푸아의 요한네스가 히브리어 번역본으로부터 라틴어판을 만들었다. 중국에서 우화가 많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동물이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했던 사상적 전통 때문이었다.

그러나 4~6세기 중국 불교에서 종교 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불교국 인도에서 우화를 들여와 중국 상황에 맞게 바꾸었다. 그 우화들을 편찬한 책이 〈백유경 百喩經〉이다. 일본에서는 8세기의 역사서인 〈고지키 古事記〉〈니혼쇼키 日本書紀〉에 우화들이 실려 있다.

그중 많은 우화는 작고 영리한 동물이 크고 우둔한 동물보다 낫다는 주제를 다룬다. 우화형식은 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 : 1192~1333]에 최고에 달했다. 16세기에 예수회 선교사들이 일본에 이솝 우화를 소개했고 그 영향은 현대까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우화의 전통은 오래된 듯하나 작품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다. 전하는 우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삼국사기〉의 〈구토지설 龜兎之說〉·〈화왕계 花王戒〉 등을 들 수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우화형식이 발전하여 가전(家傳)과 우화소설들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