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루바족

베냉과 토고 북부에 흩어져 산다. 니제르콩고어족에 속하는 쿠르어를 사용한다. 동일한 창조 신화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왕국들로 분리되어 있으며, 한 번도 정치적으로 단일한 국가를 이룬 적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요루바 연방).

대부분의 요루바 남자들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주요작물인 마·옥수수·기장 외에 플랜틴·땅콩·콩·완두콩 등을 보조작물로 재배하며, 주요 환금작물은 코코아이다. 상업이나 수공업(대장일·직조·조각) 부문에서 일하는 남자들도 있다. 여자들은 농사를 짓지 않는 대신 복잡한 시장체계를 관리한다. 이들의 지위는 남편의 지위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시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요루바족은 식민지 이전에 아프리카에서 가장 도시화된 부족에 속했다. 부락은 인구밀도가 매우 높았으며 인구가 2만 명이 넘는 경우가 많았다. 왕(오바)이 거주하는 정교한 대형 궁전이 부락의 중심에 있었고, 그 주위에 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집단 가옥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왕궁과 집단 가옥들도 오늘날에는 현대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농장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큰 부락에 거주하는 농민들은 농장에 작은 마을을 세우고 부락과 마을 사이를 왕래하며 살아간다.

요루바족이 세운 여러 왕국들은 각기 다른 사회적·정치적 조직을 형성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특성들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 상속과 계승은 부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동일 부계혈통에 속한 구성원들은 한 우두머리의 권위 아래 함께 거주하며 같은 이름을 쓴다. 그밖에 공동의 금기를 지키며 같은 신을 섬기고 혈족의 토지에 대한 권리를 공유한다. 이들의 사회에는 몇 개의 자발적인 결사체들이 있는데 그중에는 남성 친목단체인 에그베, 농민의 상조단체인 아로, 계조직의 성격을 띤 에수수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적 권력은 왕인 오바와 추장회의에 주어진다. 왕국을 구성하는 부락들마다 각기 고유한 통치자가 있으며, 이들은 왕에게 복종한다. 왕은 의식을 주관하는 역할도 하며 신성한 존재로 간주된다. 일부가 그리스도교나 이슬람교로 개종했지만 전통적인 종교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전통 종교에서는 최고 신인 창조신 밑에 400종에 달하는 신과 영들이 정교한 위계를 이루고 있다. 이들 신격 대부분은 각각에게 고유한 의식과 사제를 통해 숭배되었다. 요루바어로 된 많은 시·설화·신화·격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