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코미크

오페라 코미크

다른 표기 언어 opera-comique

요약 프랑스의 희가극 양식.

노래에 싣지 않은 구어체 대사와 음악적으로 완결된 노래들이 번갈아 있다. 초기 오페라 코미크는 풍자적 성격의 희극에 노래가 중간중간 포함된 정도였지만, 나중에 본격적인 음악극으로 발전하여 구어체 대사를 노래로 부르지 않는다는 점을 빼고는 프랑스의 다른 본격 오페라들과 다를 바가 없게 되었다.

18세기초 시장에서 상연되던 소극인 코메디에 드 보드빌에서 발전한 오페라 코미크는 즉흥적 성격이 강했고 등장인물들은 이탈리아의 코메디아 델라르테에서 빌려온 것이었다. 1715년 여러 공연단체들이 파리에서 '오페라 코미크 극장'(Théâtre de l'OpéraComique)으로 통합되었다.

18세기 중엽 작가 샤를 시몽 파바르가 오페라 코미크 대본의 수준을 문학적으로 높여주었고 노래도 기존의 것을 차용하지 않고 새로 작곡하는 경우가 생김으로써, 결국 보드빌보다 더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고결하면서도 소박한 삶을 찬양한 장 자크 루소의 철학에 영향을 받아, 등장인물도 일상적 삶에서 나온 인물들로 바뀌게 되었다. 루소 자신도 오페라 코미크의 초기 작품에 해당하는 〈마을의 점쟁이 Le Devin du village〉(1752)를 작곡했다.

오페라 코미크를 작곡한 그밖의 18세기 작곡가로는 니콜라스 달라이라크, 에지디오 두니, 피에르 알락상드르 몽시니, 프랑수아 필리도르 등이 있다. 글루크는 오페라 코미크를 특히 좋아했던 빈 청중들을 위해 이 장르에 주력하면서 예술적 가치도 살릴 수 있었던 유일한 작곡가였다. 당시의 오페라 코미크는 사회 풍자적 성격과 낭만적 로맨스나 계략 등의 가벼운 줄거리, 애조를 띤 선율 등이 특징이었다.

오페라 코미크의 전통은 보다 심각하고 낭만적인 주제와 호소력있는 관현악법을 사용한 앙드레 그레트리, 프랑수아 보옐디외, 다니엘 오베르 등에 의해 18세기말부터 19세기초까지 계속되었다. 또한 당시 오페라 코미크는 정치적 폭군이 패배하고 주인공이 시련에서 구원받는 '구원 오페라'(rescue opera)적 성격이 강했다(베토벤의 프랑스어 가사에 의한 〈피델리오 Fidelio〉가 한 예임).

1830년에 가까워지면서 오페라 코미크는 본격 오페라인 그랑 오페라로 발전했고(비극적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두 오페라는 다를 바 없게 되었음), 본래 가졌던 풍자적 성격도 차츰 없어졌다.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 Carmen〉(1875)은 비극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노래에 싣지 않은 대화체 대사를 계속 고수한 최후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