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보수당

보수당은 노동당과 더불어 20세기 영국의 정치를 주도해왔다.

영국 보수당은 구(舊)토리당의 후신이며, 어떤 면에서는 그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1832년 영국의 (선거)개혁법안이 통과되자 토리 당원들은 '보수 연합'을 결성했는데, 이것이 현 영국 보수당의 모체가 되었다. 영국 최초의 보수당 정부는 로버트 필 경에 의해 구성되었다. 보수당의 정강은 1834년 탬워스 선언(Tamworth Manifesto)에 명시되었으며, 악습의 개혁, 법과 질서 및 치안의 중요성 강조, 체계적인 조세제도의 확립, 농업뿐만 아니라 상공업의 중시 등이 주된 내용이다.

로버트 필 경(Sir Robert Peel)

보수당의 장기집권 전망은 1846년에 곡물법(Corn Law)의 폐지를 둘러싸고 당이 분열함으로써 사라졌다. 그 이후 1915년 자유-보수 연립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보수당과 자유당은 번갈아가면서 집권했다. 보수당은 벤저민 디즈레일리에 의해 재조직되었는데, 디즈레일리는 1868년 수개월간, 1874~80년에 총리를 역임한 인물이었다. 1870년 디즈레일리가 당의 여러 기구를 통합해 보수당 중앙사무소를 설치한 이후 보수당의 당세와 통일성은 확대되었다.

동시에 디즈레일리의 사회개혁을 강조하는 '토리 민주주의' 정책은 이후 강력하고 적극적인 제국주의적 외교정책과 결합해 보수당의 원칙과 강령의 골격이 되었다. 영국 보수당의 당세는 1886년 자유당 내의 통일단원들(Unionists), 즉 아일랜드의 자치(자유당 당수 W. E. 글래드스턴이 제안)에 반대하는 자유당 일파와 제휴함으로써 확장되었다.

보수당은 그후의 20년 동안 단 3년을 제외하고 전기간에 걸쳐 집권했다. 그러나 1906년 선거에서는 관세정책을 둘러싼 분열로 참패했다. 그후로 보수당은 1915년 5월 H. H. 애스퀴스의 전시 연립내각에 참여하고 나서야 당세를 회복할 수 있었다.

1922년 연립내각에서 철수한 보수당은 안전한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보수당은 제1·2차 세계대전 중 집권당의 위치를 고수했는데 보수당이 실각한 경우는 단 2차례, 즉 1924, 1929~31년 노동당이 자유당의 후원을 얻어 집권한 기간뿐이었다. 윈스턴 처칠의 전시 연립정부는 보수당이 주도했지만, 1945년 선거에서 보수당은 자유당을 제치고 영국 제2의 정당으로 부상해 있던 노동당에게 참패를 당했다.

보수당은 1951년 여당으로 복귀했으며, 1955, 1959년 선거에서 보수당의 의석은 더욱 증가했다. 1964년 이후로는 노동당과 번갈아 집권했다. 전통적인 보수당원들이 노동당에 의해 제정된 사회복지 정책의 폐지를 주저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당내 우파는 1975년 마거릿 대처를 당수로 선출했다. 1979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했을 때 대처는 유럽에서 국가 행정수반으로 선출된 최초의 여성이었다.

대처 총리는 즉시 화폐 공급량을 대폭 줄이고 국유화된 기업들을 민간 부문으로 환원시키는 정책을 추진했다. 1983년 선거에서 보수당은 야당진영인 노동당과 사회민주당·자유당 연합의 분열에 편승하여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3기 연임의 위업을 달성한 대처는 부의 균점을 이루기 위해 인두세를 도입했으나 이것이 국민들의 반발을 사게 되어 사임으로까지 내몰리게 되었다. 또한 유럽 통합에 대한 비타협적인 자세로 당 안팎으로부터 반발을 초래해 1990년 11월 22일자로 사퇴했고, 존 메이저가 그 뒤를 이어 1992년 4월 9일에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하여 총리에 취임했다.

그러나 메이저는 계속된 경기 침체와 유럽통합 문제에 대한 당내 갈등으로 극히 저조한 지지를 얻었고 급기야 1997년 5월 1일 실시된 총선에서 기존 의석의 절반 이상을 잃는 참패를 당해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에 정권을 넘겨주어야 했다.

영국 보수당은 보수·연합주의자 전국연맹, 중앙사무소, 원내당 등 3대 요소가 당조직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구당은 선거민회로 조직화되고, 선거민회의 집행위원회는 입후보자 선·후원을 한다. 지방 선거민회들은 보수·연합주의자회 전국연맹으로 조직화되고 연맹의 중앙위원회는 당수, 그밖의 주요 보수당인사, 지방선거민회의 대표로 구성된다.

당수에 의해 주요당직자들이 임명되는 중앙사무소는 전국적인 당무지도를 주된 임무로 한다. 원내에서 보수당 의원들은 1922 위원회(1922년에 첫 모임을 가졌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라는 집단으로 조직된다. 당원들에 관한 연구 결과는 보수당이 계속해서 중산 계급 정당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선거에서 노동자의 30％가 보수당을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계급 출신 당원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의회의 보수당원들은 주로 회사 중역, 변호사, 농부와 지주, 저널리스트와 출판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