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서터서

이 시집은 975년경 복사되어 레이오프릭 주교(1072 죽음)를 통해 엑서터 대성당에 기증되었다. 이 시집은 3부작인 〈그리스도 Christ〉, 성 구슬락에 대한 시 2편, 미완성작 〈아자리우스 Azarius〉, 우화시 〈불사조 Phoenix〉 등의 긴 종교시로 시작된다.

그뒤로는 짧은 종교시가 이어지며, 이 사본에만 남아 있는 형식의 시들이 중간중간 끼어 있다. 이 책에는 〈방랑자 The Wanderer〉·〈항해자 The Seafarer〉·〈아내의 탄식 The Wife's Lament〉·〈남편의 편지 The Husband s Message〉·〈폐허 The Ruin〉 등 보통 '애가'로 불리는 현존하는 앵글로색슨족의 서정시가 모두 실려 있다.

이 작품들은 연인들의 이별, 망명의 슬픔, 바다가 주는 공포와 매력에 대한 묘사를 통해 가슴저리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자아내는데, 〈방랑자〉나 〈항해자〉 같은 몇몇 시에서는 종교적인 비유도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엑서터 서에는 수수께끼시가 95편이나 보존되어 있는데,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이 장르는 거의 소멸되었을 것이다.

엑서터 서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 종류의 유일한 예로 남아 있는 〈압운시 The Rhyming Poem〉, 여러 편의 금언시, 가공의 음유시인을 찬양한 영웅시 〈Widsith〉, 후렴시 〈Deor〉·〈Wulf and Eadwacer〉가 실려 있다. 시의 배열은 원칙이 없으며 이 시집은 먼저 출간된 시집을 복사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