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즉기

심즉기

다른 표기 언어 心卽氣

요약 마음의 본체가 기(氣)라고 하는 한원진(韓元震)의 학설.

조선 후기(18세기)에 한원진과 이간(李柬) 사이에서 인물성(人物性)의 문제를 놓고 시작된 호락논쟁은 성(性)이 비롯되는 마음의 본체에 관한 논쟁으로 심화되었다. 여기서 '성으로 발하기 전의 마음의 본체'(未發心體)에 대해 한원진은 이간이 마음을 본연(本然)의 심과 기질의 심으로 나누고 이것이 각각 이(理)를 갖추었다고 한 것을 본성이 양체(兩體)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심즉기설을 주장했다. 즉 그는 마음은 기이고 본성은 이라고 했다.

기는 청탁(淸濁)·미악(美惡) 등 다양하나 이는 순선(純善)하다. 그러므로 이만을 지적하면(單指) 본연의 성이 되고, 이기를 아울러 말하면(兼指) 기질의 성이 되나 성이 이체(二體)는 아니다. 기는 비록 청탁·미악의 차이가 있더라도 발하기 전에는 일을 벌이지 않으므로 선악이 드러나지 않고 담연허명(湛然虛明)할 따름이다. 이와 같이 한원진은 이간이 성과 심을 둘로 나눈 것에 대해 비난했지만, 그 역시 심성을 이기에 나누어 붙였으므로 이기가 별개가 되는 논리적 약점을 면하지 못했다.

그의 심즉기론이 낙론의 비판을 받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학설은 병계(屛溪) 윤봉구의 지지를 받았고, 낙론의 임성주(任聖周)도 심즉기를 주장했다. 그러나 임성주는 성도 기임을 주장했으므로 그의 심즉기론은 한원진과는 달리 철저한 기일원론의 입장에서 개진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