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르

아시르(Asir)

예멘 바로 북쪽에 있다. 연안평야와 높은 산맥, 비샤 와디(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는 강) 및 타틀리트 와디의 상류 유역을 포함한다. 바그다드에 도읍을 둔 아바스 왕조의 보호와 예멘 자이디 왕조의 지배 아래 있으면서 오랫동안 농업지역으로 번창했다.

18세기에 외세의 지배에서 벗어났으나 1872년 다시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하에 들어갔고 제1차 세계대전 때에는 이 지방의 지도자 무하마드 이븐 알리 알 이드리시가 반란을 일으켜 권력을 잡았다. 1923년 3월 그가 죽은 뒤 점차 예멘의 압력이 커져가자 당시 통치자였던 셰이크 하산 이븐 알리는 예멘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1926년 3월 대외적인 주권을 이븐 사우드 왕에게 넘겨주었고, 이븐 사우드 왕은 4년 뒤 아시르를 자신의 왕국에 합병시켰다.

연평균강우량이 500㎜가 넘는 이곳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비교적 습도가 높고 기후가 온화한 지역으로 중요한 농업지역이기도 하다. 곡물은 대부분 산기슭의 가파른 계단식 경작지에서 생산되며, 주요작물로는 밀·커피·목화·땅비싸리·생강·채소·야자가 손꼽힌다. 소·양·염소·낙타 사육도 아시르 지방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르 산맥에는 니켈·구리·아연 등이 매장되어 있으나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감시용 전망대 또는 곡물창고로 이용되었던 고대의 '카사바'(탑)들이 남아 있어 아시르 건축의 특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주요도시는 아바와 카미스무샤이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