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5기

신라5기

다른 표기 언어 新羅五伎

요약 〈삼국사기〉 권32 잡지1 악조에 기록된 최치원의 시 〈향악잡영오수 鄕樂雜詠五首〉에 전하는 5가지 놀이.

각 놀이를 7자 4행 총 28자의 한시로 읊고 해당 놀이의 명칭을 제목으로 붙인 일종의 연희시(演戱詩)이다. 이 5가지 놀이의 유래에 대해서 서역계통학(西域系統學)에서 영향을 입었다는 설, 당나라 연희에서 기원했다는 설, 신라 토착의 놀이라는 설 등이 있다. 또 9세기 후반에 신라에서 행해진 놀이를 단서로 삼아 최치원이 이미 당나라에서 보았던 연희를 연상하여 지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위의 여러 설이 엇갈려 아직 확고한 정설은 없다.

5가지 놀이에는 춤, 몸짓, 경희극적 요소, 노래, 곡예적 묘기 등이 등장한다. 놀이의 구조에 대해서는, 첫째, 금환을 서막으로 시작하여 월전(月顚)·대면·속독(束毒)·산예가 차례로 연희되며 각 놀이는 각 마당의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둘째, 그저 개별적인 5가지 놀이를 모아둔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다.

명칭상 사자춤으로 분류되면서 외래의 요소를 뚜렷이 드러내는 산예는 묵극의 요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방울채를 들고 누런 탈을 쓴 사람이 너울대며 주유(周遊)하는 대면은 벽사진경의 구나 가면무이다. 특히 처용무(處容舞)와의 유사성에 주목하여 대면이 그후에 나타난 처용무에 영향을 끼쳤다는 설과 대면과 처용무의 탈은 동일하다는 설이 있다. 난쟁이나 꼽추 또는 그런 시늉을 한 재인(才人)들이 팔을 걷어붙여 한량처럼 술잔을 나누고 가무를 즐기는 고조된 분위기를 해학적으로 펼치는 월전은 골계희라고 생각된다.

이를 탈춤으로 보는 설과 탈춤이되 연희자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진 한판의 가무로 연장된 것으로 보는 설이 있다. 끝으로 속독은 탈을 걸치고 북소리에 맞춰 처음에는 유유히 흐르다가 점차 빠르게 바뀌어 오래 지속되는 춤인데, 그 명칭의 명확한 의미와 관련해서도 설이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