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냐프스키

1966년에 소련 정부 전복 음모죄로 유죄선고를 받았다. 1952년 모스크바대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고리키 세계문학학교의 교수가 되었다. 문예지 〈노비 미르 Novy Mir〉에 글을 실었고,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시집에 예리한 서문을 쓰기도 했다. 그의 소설은 한 편도 소련에서 출판되지 못했지만 서유럽에 밀반출되어 아브람 테르츠란 필명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

첫번째로 영역된 소설은 〈재판이 시작되다 The Trial Begins〉(1960)로, 9명의 소련 의사들이 반역죄로 부당하게 고발당한 사건, 이른바 1953년의 '의사 음모사건'을 다룬 것이다. 단편집 〈환상적인 이야기들 Fantastic Stories〉(1963)은 폭정, 방탕, 정신적 고독 등의 주제를 탐구하고 있으며, 장편소설 〈화해 실험 The Makepeace Experiment〉(1965)은 마을 우두머리가 주민들을 신화와 마술로 현혹한다는 내용이다.

그밖에 서유럽으로 밀반출된 작품으로 소련 문학의 새로운 독창성을 촉구한 평론 〈사회주의 리얼리즘론 On Socialist Realism〉(1960)이 있다.

그는 작가 율리 다닐과 함께 1965년 9월 13일 체포당해 이듬해 2월, 저술을 통해 반소비에트 선전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닐과 시냐프스키는 각각 5년, 7년의 중노동을 선고받았는데, 이들의 재판기록은 〈재판에 관하여 On Trial〉(1966)로 출판되어 국내외에서 소련 정부에 대한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1971년에 석방되어 2년 뒤 파리로 건너가 소르본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을 강의했다.

그는 옥중의 극한상황에서도 집필을 계속했는데, 이 시기에 쓴 작품의 영역본으로는 〈상상의 자유를 위하여 For Freedom of Imagination〉(1971)·〈무방비 사상 Unguarded Thoughts〉(1972)·〈합창의 한 목소리 A Voice from the Chorus〉(1976) 등이 있다. 1978년 아내 로자노바와 함께 문학잡지 〈Sintaksis〉를 창간했으며, 1988년 다닐이 사망한 이후 처음으로 모스크바를 다시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