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멜리

건축·석공 장인의 아들이었던 그는 12세 때에 중등학교를 그만두고 인쇄소의 도제로 들어갔다. 그 인쇄소가 대학교 근처에 있었고 게다가 스멜리는 능력있는 소년이었기 때문에 몇몇 강의에 출석하는 것이 허락되었다. 이렇게 해서 그는 배움을 계속해나갈 수 있었고 저명한 학자들뿐만 아니라 당대의 떠오르는 석학들과 친분을 가질 수 있었다.

도제수업을 끝마치기 2년 전에 그는 인쇄물의 교정자라는 책임있는 지위를 갖게 되어 작가들과 끊임없이 접촉하고 인쇄물을 통해 그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준(準)편집인의 일을 했다. 또한 그는 에든버러 철학학회가 가장 정확하게 인쇄된 라틴 책자에 대해 수여하는 상을 받아 그가 재직하고 있는 인쇄소의 이름을 빛냈다.

1765년 스멜리는 인쇄장인이 되었고 그 무렵에 제판공인 앤드루 벨로부터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제작하는 데 있어 15개의 주요 과학분야뿐만 아니라 전체 출판에 대한 책임을 맡아달라는 부탁이 담긴 1통의 편지를 받았다. 200파운드를 받고 그 일을 맡게 된 스멜리는 가위 하나를 가지고 그의 뛰어난 근면성과 뛰어난 편집적 통찰력을 발휘하여 최신의 지식들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작업을 완성시켰다.

일찍이 1760년에 스멜리는 상호 이해증진을 목적으로 뉴턴 학회를 설립했으며 1765년에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C. 린네의 견해에 반대하는 식물의 성(性)에 대한 논문으로 금메달을 받았다. 1780년 스코틀랜드 골동품학회의 설립을 도왔고 1781년 에든버러 자연사박물관의 관리인이자 감독관이 되었다.

그는 1781년 9권으로 된 뷔퐁 백작의 유명한 〈자연사 Natural History〉를 번역했다. 1790~99년 뛰어난 저서로 평가되고 있는 〈자연사 철학 The Philosophy of Natural History〉을 2권으로 집필했고 스코틀랜드 골동품학회의 간사가 되었다. 그는 근엄하다기보다는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의 친구인 시인 로버트 번스는 그의 시 〈크로칼런 Crochallan〉에서 스멜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크로칼런이 왔다네/오래된 삼각모와 갈색 망토를 입은/늘 같은 모습으로/그의 무시무시한 턱수염을 그의 지력 안에 빳빳이 곤두세우고/(사흘의 긴 밤낮을 뜬눈으로 세웠다네)/백발의 더부룩한 머리와 거친 눈빛은 어울리지 않는다네/심오하고 명쾌한 사상은 그의 머리와 조화되지 않는다네/여전히 그의 신랄한 위트를 무례하게 톡 쏘아붙이나/그의 심장은 따뜻하며 자비심이 가득하고 선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