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타령

새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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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온갖 새들의 울음소리와 그에 얽힌 뜻을 엮은 구성지고도 명랑한 소리다. 전라도의 것은 중중몰이로 온갖 새들의 울음소리와 노는 모습을 그린 내용인데, 〈적벽가〉의 것은 중몰이로, 죽은 군사의 넋이 새가 되어 추운 겨울의 산 속에서 슬피 우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요즘에는 앞부분을 잦은 중중몰이 장단으로, 뒷부분을 늦은 중중몰이 장단으로 부르고 있으나 앞부분이 없던 옛날에는 좀 빠른 중중몰이 장단으로 불렀었다. 사설의 일부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새가 날아든다, 웬갖 잡새가 날아든다/새 중으는 봉황새, 만수문전에 풍년새/산고곡심 무인처 춘림 비조 뭇새들이/농춘화답에 짝을 지어 쌍거쌍래 날아든다/말 잘허는 앵무새, 춤 잘 추는 학, 두루미/

온갖 새들의 울음 소리와 그에 얽힌 뜻을 엮은 구성지고도 명랑한 소리다.

새타령
새타령

판소리 〈적벽가〉에도 새타령이 있는데, 전라도 것과는 가락과 내용이 다르다. 곧, 전라도의 것은 장단이 중중몰이로 되어 있고 가사가 온갖 새들의 울음 소리와 노는 모습을 그린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적벽가〉의 것은 장단이 중몰이로 되어 있고, 죽은 군사의 넋이 새가 되어 추운 겨울의 산 속에서 슬피 우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둘다 육자배기토리로 되어 있으나 전라도의 것은 즐거운 느낌을 주고, 〈적벽가〉의 것은 슬픈 느낌을 준다.

조선 왕조 철종 때의 판소리 명창인 박유전과 고종 때의 명창 이동백이 새타령을 잘 했다고 전해지는데, 그들이 부른 소리는 모두 전라도 새타령이다.

"새가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날아든다"라는 말로 시작하였으나 50년쯤 전부터 "삼월 삼짇날 연자(1) 날아들고…"로 시작하는 잦은 중중몰이 대목을 앞에 덧붙여 부르는 식이 생겼다. 이 대목은 판소리 〈수궁가〉에서 자라가 세상에 나와 경개를 감상하는'고고천변'의 뒷대목을 따다 붙인 것으로 보인다.

요즘에는 앞부분을 잦은 중중몰이 장단으로, 뒷부분을 늦은 중중몰이 장단으로 부르고 있으나 앞부분이 없던 옛날에는 좀 빠른 중중몰이 장단으로 불렀었다.

사설은 다음과 같다.

삼월 삼짇날 연자 날아들고/호접은 편편(2), 나무 나무 속잎 나 가지 꽃 피었다/춘몽은 떨쳐, 원산은 암암(3), 근산은 중중(4), 기암은 충충(5)/뫼산이 울어 천리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이 골 물이 주루루루루, 저 골 물이 콸콸/열의 열두골 물이 한트로 합수쳐/천방자 지방자 월턱쳐 굽우쳐(6)/방울이 버큼(7) 져 건너 평풍석(8)에다 마주 꽝꽝/마주 때려 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어디메로 가잔 말/아마도 네로구나 요런 경치가 또 있나

새가 날아든다, 웬갖 잡새가 날아든다/새 중으는 봉황새, 만수문전에 풍년새(9)/산고곡심 무인처(10), 춘림 비조 뭇새들이/농춘화답(11)에 짝을 지어 쌍거쌍래(12) 날아든다/말 잘허는 앵무새, 춤 잘 추는 학, 두루미/소탱, 쑥국, 앵매기(13) 뚜리루, 대천의 비우 소로기(14)/남풍 좇아 떨쳐나니 구만 장천 대붕(15)/문왕이 나 계시사 그 산 좋아 봉황새(16)/요량기우 깊은 밤 울고 남은 공작이(17)/소상 적벽 칠월야 왕의장명(18)에 백학이/유봉유인 임 계신 데 소식 전튼 앵무새(19) /글자를 뉘가 전하리 가인 상사 기러기/상증장악의 수부라니(20) 어여뿔사 채련새/약수 삼천 먼먼 길(21) 서왕모(22) 청조(23)새/성성제혈염화지(24)으 귀촉도 불여귀(25)/요서몽을 놀래 깬다 막교 지상으 꾀꼬리(26) 수리루/추흥동정 돌아든다 왕배위지 황새(27)/비읍승상으 백설가, 왕사당년 저 제비(28)/양류지담담풍허니(29) 둥둥 떴다 징검이(30)/낙화고목이 다 썩어난다 추수 장천으 따오기(31)/쌍마배기 춘풍허니 쌍거쌍래 비돌기/소탱(32) 쑥국, 앵매기 뚜리루, 대천의 비우/소로기 수리루루리루리루/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

저 쑥국새가 울음 운다/먼산에 앉어 우난 새는 아시랑허게 들리고/근산에 앉어 우는 새는 둔벙지게도 들린다/이 산으로 가며 쑥국쑥국, 저 산으로 가며 쑥쑥국 쑥국/에에에에 으으으 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저 두견이가 우네, 저 두견이가 울어/야월공산 깊은 밤에 울어/저 두견새 울음 운다. 저 두견새 울음 운다/야월공산 깊은 밤에 저 두견새 울음 운다/이 산으로 가며 귀촉도, 저 산으로 가며 귀촉도/꾸 어 어어어 에이이이이이이이 이이이/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에 이이이이이 이이이어/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맹란헌 새 울음 운다/저 황황유가 울음 운다, 저 꾀꼬리가 울음을 운다/아무데 가도 이쁜 새 웬갖 소리를 모두다 허며/바람아 퉁탱 부지 마라/추풍낙엽이 떨어져 명년 삼월이 돌아오면 목동요지(33)가 이 아니냐/무엇을 물어다 집을 질꺼나 머리 곱게 빗고 건넌산 가리요/세수양 버들가지 막교지상으 꾀꼬리 수리루/막교지상으 꾀꼬리 수리루/수리루리루 어 이이 이히이히 어어어어/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저 노인새가 울어, 저 할미새가 울어/묵은 콩(34) 한섬에 칠푼오리 허여도/오리가 없어 못 팔어먹는 저 빌어먹을 저 할미새/경술 대풍년 시절에/쌀을 양(35)에 열두말씩 퍼 주어도 굶어죽게 생긴 저 할미새/이리로 가며 히삐죽/저리로 가며 꽁지 까불까불 팽당당그르르르르/살 맞인 저 할미새 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저 집 비둘기 날아든다.

막동이 불러 비돌기 콩 주라/푸른 콩 한줌을 덥벅 쥐어 자르르르르르 흩쳐 주니,/숫비들기 거동 봐/춘비춘흥(36)을 못 이기어 주홍 같은 서(37)를 내어/푸른 콩 하나를 입에다 덥벅 물고 암비둘기를 덥썩 안고

광풍을 못 이기여서 너울너울 춤만 춘다네/노류장화(38) 꺾어들고 청풍명월으 놀아 보세

(1) 연자(燕子) : 제비. (2) 호접(蝴蝶)은 편편(翩翩) : 벌과 나비는 훨훨 날고. (3) 원산은 암암(暗暗) : 먼산은 아득하며. (4) 근산은 중중(重重) : 가까운 산은 겹겹으로 포개졌으며. (5) 기암은 충충 :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은 여러 겹으로 솟았고. (6) 천방자 지방자 월턱쳐 굽우쳐 : 천방치축으로 턱을 넘어 굽이쳐. (7) 버큼 : '거품'의 방언. (8) 평풍석 : 평품처럼 깎아지른 듯이 높은 바위벽. (9) 만수문전(萬壽門前)에 풍년새 : 만수궁 문 앞의 풍년새. 만수궁은 중국의 궁전 이름인데, '만수'는 천자의 장수를 비는 뜻으로 궁에 붙이던 이름이다.

(10) 산고곡심(山高谷深)무인처(無人處) : 산은 험하게 높고 골짜기가 깊은, 사람이 없는 곳. (11) 농춘화답(濃春和答) : 무르익은 봄에 흥겨이 서로 지저귐. (12) 쌍거쌍래(雙去雙來) : 짝을 지어 오고감. (13) 앵매기 : 명매기. (14) 대천의 비우 소로기 : '소리개'를 묘사하고 있는데,뜻을 알수 없다.

(15) 남풍 좇아 떨쳐나니 구만 장천 대붕(大鵬) : '붕새'는 상상의 큰 새로, 한번에 구만리를 난다고 한다,[장자]에 이 새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날아간다고 했다. (16) 문왕이나 계시사 그 산 좋아 봉황새 : '그 산 좋아'는 '기산조양'의 와전. 주나라의 문왕이 가는 곳에는 봉황이 모여든다고 한다.[시경]의 [대아(大雅)]에"저 높은 뫼에 봉황이 울도다.

저산의 동쪽에 오동이 나도다.(鳳凰鳴矣 于彼高岡 梧桐生矣 于彼朝陽)"란 귀절이 있다. '조양'은 '산의 동쪽'이란 뜻이다.또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으며, 대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고 한다. (17) 요랑기우 깊은 밤 울고 남은 공작이 : '요량기우'는 '무한기우(無限其憂)'의 와전인 듯하다. 당나라 의상(毅常)의 딸이 뛰어나게 아름다와 많은 호걸들이 접근하자, 그는 병풍에 공작을 그려 놓고 밤중에 이 눈을 쏘아 맞추는 사람에게 딸을 주마고 했다. 이에 모든 장수들이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고조만이 한 화살에 두 눈을 다 맞추어서 그 딸을 얻었다.

뒤에 그 딸이 황후가 되었다고 하는 고사를 따서 공작을 표현한 듯하다. (18) 왕의장명 : 학이 길게 소리내어 욺. (19) 유봉유인 임 계신데 소식 전튼 앵무새 : '유봉유인'은 '위보가인(爲報家人)'의 와전일 듯하다.당나라 시인 금삼이 지은 시[부북정도롱사가(赴北庭度思家)]의 끝귀절,곧"(말을 잘 한다는 농산의 앵무새가)집에 날아가서 자주 편지를 적어 보내라고 말해 주었으면(爲報家人數寄書)"에서 따온 말일 듯하다.

(20) 상증장악의 수부라니 : 장막에 수놓은 외로운 난새를 미워한다는 뜻으로, 당나라 시인인 노조린의 시귀를 딴 것이다. (21) 약수(弱水) 삼천 먼먼 길 : 약수는 곤륜산에서 시작하여 여국 북쪽으로 흘러가는 길이가 2,700리에 이른다는 강인데, 신선인 서왕모가 사는 곳이라고 한다.

(22) 서왕모(西王母) : 옛날 중국의 선녀. 이름은 양회(楊回). [목천자전(穆天子傳)]에 주나라 목임금이 서쪽으로 정벌을 나갔다가 서왕모를 만나 그가 베푼 요지의 잔치에서 놀다왔다고 적혀 있다. (23) 청조(靑鳥) : 서왕모에게 먹을 것을 마련하여 갖다 주었다는, 다리가 셋 달린 전설의 새. 한나라의 동방 삭은 이 새를 두고 서왕모의 사자라고 표현했다.

(24) 성성제혈염화지(聲聲啼血染花枝) : 촉나라 제후가 죽은 뒤에 두견의 넋이 되어 흘린 피눈물이 진달래꽃을 물들였다는 옛일에서 나온 말. (25) 귀촉도(歸蜀道) 불여귀(不如歸) : 주나라 말기에 촉 지방의 제후로 스스로 황제라고 부른 두우, 곧 망제(望帝)는 왕위를 신하에게 물려주고, 멀리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복위하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서 그 혼이 새가 되었다는데, 울음소리가 '귀촉도'또는 '불여귀'로 들렸다고 한다.

(26) 요서몽(遼西夢)...막교지상(莫敎枝上)으 꾀꼬리 : 당나라 시인 김창서(金昌緖)가 지은 시[춘원(春怨)]에서 따온 말. 원문은 "꾀꼬리가 마당의 나뭇가지 위에서 울지 못하도록 쫓아 버려라. 그 우는 소리가 꿈에서 나마 남편과 만나보려는 내 꿈을 깨워 남편이 있는 요서땅에 가지 못하게 할라(打起黃鶯兒, 莫敎枝上啼, 啼時驚妾夢, 不得到遼西)"이다.

(27) 추흥동정(秋興洞庭) 돌아든다 왕배위지(往拜委地)황새 : 가을 흥취가 있는 동정호로 돌아든다, 가서 절하고 땅에 내려앉는 황새. 가을이 되자 동정호에 황새들이 모여든다는 뜻이다. (28) 비읍승상으...저 제비 : 당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의 [오의항(烏衣巷)]에 나오는 귀절의 와전 및 변형. 시의 원문은 "옛날에 왕씨나 사씨네 집에 날아들던 제비가 이제는 여염집 처마에도 날아들고 있다.(舊時王謝堂前燕, 飛入尋常百姓家)"이다.

'왕사(王謝)'는 진(晋)나라 때에 세도가 가장 당당하던 왕씨와 사씨의 두 가문을 뜻한다. (29) 양류지담담풍(楊柳池澹澹風)허니 : 버드나무가 선 못에 솔솔 바람이 부니. (30) 징검이 : '징경이'나 '물수리'따위로도 불리는 새. (31) 낙화고목이 다 썩어난다.

추수장천으 따오기 : 꽃이 떨어진 고목이 다 썩는다, 가을물 높직한 하늘에 떠있는 따오기.당나라의 시인 왕발이 지은 시[등왕각(騰王閣)]의 머리글인 [등왕각서]에 "나지막히 낀 노을은 외로운 따오기와 함께 날고 가을의 맑은 물은 길게 하늘과 한빛이다.(落霞與孤鶩齊飛, 秋水共長天一色)"라는 귀절의 변형일 듯하다. (32) 소탱 : 쇠딱따구리. (33) 목동요지(牧童遙指) : 손을 들어 가리키는. 두 목의 시[청명(淸明)]에 "목동이 손을 들어 살구꽃이 핀 마을을 가리킨다.(牧童遙指杏花村)"는 귀절을 딴 것이다.

(34) 묵은 콩 : '무곡통(貿穀桶)'의 와전일 듯하다. 무곡통은 곡식을 매점하여 이익을 크게 보려고 한꺼번에 많이 사들이던 장사치들이 쓰던, 정량보다도 훨씬 많이 드는 섬. (35) 양 : 한 양(兩). (36) 춘비춘흥(春悲春興) : 봄의 슬픔과 봄의 흥겨움. (37) 서 : '혀'의 방언. (38) 노류장화(路柳墻花) : 길가의 버드나무와 담 아래 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