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사태

사태는 암설더미나 눈더미의 하중이 산사면의 마찰력보다 커질 때 발생하며, 암설더미나 눈더미의 하부가 봄비나 푄(föhn：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에 의해 녹을 때 흔히 일어난다. 또한 포격·천둥·폭발 등과 같은 큰 소음에 의한 진동에 의해 일어나기도 한다.

대규모의 암석사태는 많은 양의 암석을 흘러내리게 해 간혹 강을 폐색시키며 마을을 뒤덮어 버리기도 한다. 흔히 직경 수㎝의 기반암 파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많은 양의 토양과 먼지를 포함하기도 하는데, 암석 사이에 들어 있는 압축된 공기의 완충작용으로 인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암석사태는 고화되지 않은 토질물이 습기 때문에 약해지면서 유동성을 갖게 될 때 형성된다.

눈사태는 대부분 일정한 장소에 눈이 쌓인 후 일어나지만, 일부 눈사태는 눈이 내리는 도중 눈더미가 미끄러지거나 심한 눈보라가 치는 동안 일어나기도 한다. 눈사태가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눈더미 밑에서 천천히 형성되는 속서리(지면에서 형성되기 시작하는 컵모양의 육방정계 얼음결정)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속서리 결정은 눈입자가 증발하여 생긴 느슨한 배열의 수증기가 지면 근처에서 다시 큰 밀도의 커다란 결정으로 응결될 때 형성된다. 따라서 지면 근처의 눈더미 내에는 속서리의 형성으로 인해 마찰력이 작게 작용하는 약한 부분이 형성되며, 눈의 상부층이 산을 따라 미끄러져 내릴 경우 윤활작용을 하게 된다.

물기를 많이 함유한 눈사태는 무거운 하중, 거대한 구조, 이동을 멈추자마자 그대로 굳어지는 성질 때문에 훨씬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조형태의 사태 역시 사태 도중 많은 양의 기체를 함께 이동시켜 유체와 같은 이동 경향을 보이므로 위험하다. 건조한 사태는 간혹 좁은 계곡의 경사면을 타고 올라갈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도 한다. 눈사태는 눈과 함께 상당량의 암석을 운반하므로 중요한 지질학적 운반작용의 하나이며, 분급도가 좋지 않은 물질을 경사면의 바닥에 운반시킨다. 눈사태가 반복하여 일어나게 되면, 미국 서부의 몇몇 산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상당한 침식을 일으키기도 한다.

눈사태는 등산가·여행가, 혹은 산 속에 사는 사람이나 스키를 타는 사람에게는 매우 위험한 현상이므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위스의 눈사태 조사연구소는 오래전부터 눈사태의 보호장치에 대한 선구적인 연구와 검사를 실시하여 스위스 전역에 걸쳐 눈사태 보호장치를 설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강설이 있은 후에는 여전히 강하고 파괴적인 눈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스위스의 평지에 건설된 한 오래된 마을의 경우에는 눈사태에 완전히 휩쓸려 마치 물속에 배가 박힌 형태로 마을 전체가 눈사태에 파묻히기도 했다.

미국에서 눈사태 관리업무는 농무부 산하의 삼림청에서 맡아 하는데, 이는 미국의 스키장 대부분이 국유림 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삼림경비대원은 사태예보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하며, 이들은 사태가 일어나 고속도로나 다른 구조물을 파괴할 위험이 있는 산사면이나 스키장을 관리하게 된다. 일반적인 사태 관리방법 중 하나는 사태가 대규모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곳을 인공적으로 폭파시켜 소규모 사태가 미리 일어나게 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대규모 스키장은 위험성이 높으므로 눈사태 전문가가 항상 순찰을 돌면서 감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