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키

17세기 로마의 고전주의 회화 양식을 대표하는 중요 인물이다. 볼로냐에서 프란체스코 알바니에게 그림을 배웠다. 1621년 로마에 돌아간 뒤, 1635년 이후 이탈리아 북부와 1640년 파리를 잠깐 방문한 것을 빼고는 계속 그곳에서 활동했다.

볼로냐에서 받은 교육으로 말미암아 초기에 고전주의를 추구했고 색채를 중시했다.

그러나 〈성 그레고리우스의 기적 Miracle of St. Gregory〉(1625~27, 바티칸 미술관)에서는 이미 이러한 특성들 외에도 라파엘의 직접적인 영향이 엿보인다. 이 작품으로 사키는 사케티가(家)의 주목을 끌었으며, 그 가문에서는 1627~29년에 카스텔 푸사노에 있는 그들의 대저택을 장식하는 일에 피에트로 다 코르토나와 함께 그를 고용했다. 그뒤 안토니오 바르베리니 추기경은 로마에 있는 바르베리니 궁을 장식하는 일에 이 두 미술가를 고용했다.

사키의 천장 프레스코 〈신성한 지혜의 우의 Allegory of Divine Wisdom〉(1629~33)는 코르토나가 바로 옆 방에 그려 놓은 완전한 바로크 양식의 〈신성한 섭리의 승리 Triumph of Divine Providence〉와는 대조적으로 뚜렷한 라파엘풍의 착상을 보이며, 비교적 인물의 수가 적은 엄숙하고 정적인 작품이다. 로마의 산타마리아델라콘체치오네 교회에 있는 2점의 제단화(1631~38)도 마찬가지로 고전주의의 성향을 띠고 있어 교회의 다른 그림들과 구별된다.

〈신성한 지혜의 우의〉 이후 가장 중요한 작품은 세례 요한의 생애를 주제로 로마의 산조반니 세례당의 둥근 천장에 그린 8점의 캔버스화 연작화(1639~45)이다. 사키는 몇 점의 초상화도 그렸지만 주로 종교화에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