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스

그리스 사모스 섬

좁은 사모스 해협으로 인해 소아시아로부터 분리되어 있다. 이 섬은 나무가 무성한 산악지대로, 최고봉 케르케테우스 산(1,433m)이 서쪽 끝을 이룬다. 동해안이 크게 만입되어 있으나 해안선이 보다 완만한 남해안에는 구릉으로 둘러싸인 티가니 항의 주위를 제외하고는 넓고 깊은 평야가 있다. 이카리아·푸르노이 섬들과 함께 사모스 섬은 사모스 주를 이루며, 주도인 바티가 북해안의 좁고 수심이 깊은 만의 머리부분에 있다.

언제부터 사람들이 거주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티가니 근처의 남해안에 초기 신석기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취락의 흔적이 있다. BC 11세기경에 이오니아인(人)들이 거주했고, BC 7세기에 이르러서는 흑해 일대의 주민 및 이집트·키레네(리비아)·코린트·칼키스와 교역하는 그리스의 손꼽히는 상업 요충지로서 밀레투스와 치열하게 경쟁했다.

사모스의 지주들에 의한 과두정치가 BC 540년 참주 폴리크라테스에 의해 전복되면서 사모스의 황금시대라고 할 만한 시기가 도래했다. 그는 이집트의 파라오들과 제휴하여 이곳을 지배했고, 강력한 함대를 이용해 BC 522년경 그가 죽기 전까지 페르시아가 지배하던 소아시아 본토를 봉쇄했다. 그후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이 이곳을 점령하여 주민을 일부 학살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사모스 섬 주민들은 번갈아가며 페르시아와 아테네를 지지했고,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아테네가 패배한 후에는 스파르타가 아테네 세력을 대신해서 세력을 잡았다.

BC 394년 잠시 독립했지만 그후 페르시아와 아테네가 교대로 지배했으며, 소아시아와 이집트는 BC 3세기 내내 이곳을 놓고 다투었다. BC 189년 섬을 자유 영토로 인정해 준 로마는 이를 소아시아의 페르가뭄 왕들에게 주었다.

이 섬은 BC 133년과 BC 88년 로마에 대해 반란을 일으켜서 자치권을 몰수당했다. 비잔틴 제국의 지배하에서 사모스 섬은 한때 에게 해 군사지역의 지도적 위치를 차지했다. 13세기 이후 제노바의 한 무역회사로 넘어갔고 1453년에는 투르크인들에게 넘어갔는데, 투르크인들은 당시 인구가 많이 줄어든 상태였으므로 알바니아인과 다른 민족들을 정착시켰다.

그리스 독립전쟁(1821~29) 동안 사모스 섬은 투르크에 저항하는 반란을 일으켜 자유를 얻었으나 1832년 다시 투르크로 넘겨져 투르크인이 지명하는 그리스인 총독의 통치를 받았다. 1912년 2척의 이탈리아 군함이 단시간의 폭격으로 투르크인들을 몰아낸 뒤 사모스 섬은 그리스에 합병되었다.

섬은 지금도 비옥하여 포도·올리브·과일·면화·담배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나는 포도주는 서유럽으로 수출된다. 티가니 근처에서 고고학자들이 BC 5세기말의 것으로 보이는 헤라 여신의 신전 유적을 발견했다.

사모스 섬은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가 태어난 곳이며 조각가 학교가 있는 곳이다. 이곳 출신의 조각가인 또다른 피타고라스가 만든 작품들은 고대 사학자들인 플리니우스와 파우사니아스의 저서에 인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