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

블레(Marie-Claire Blais)

희망 없이 태어난 등장인물들의 황량한 내면현실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 등장인물들의 공허한 삶은 대개 아무 특색도 없는 단조롭고 이름 없는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펼쳐진다. 따라서 안팎의 황량함이 그녀의 작품에서는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사람들, 추방자, 창녀, 동성연애자, 그리고 특히 사랑이 없는 어머니와 아이들을 엄습하고 있다.

블레는 동정심이나 격정을 배제하고, 극심한 가난에서 오는 가혹한 주변환경과 거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무지 때문에 저속한 관심사에만 매달려 있는 희생자들)을 재현한다.

〈아름다운 짐승 La Belle Bête〉(1959)·〈하얀 머리 Tête blanche〉(1960) 같은 초기의 소설에서 블레는 자신의 영역(구제할 길 없는 슬픔과 억압을 운명처럼 짊어지고 사는 하층민들)을 개척했다. 〈에마뉘엘의 생애의 한 계절 Une Saison dans la vie d'Emmanuel〉(1965)·〈폴린 아르샹주의 원고 Manuscrits de Pauline Archange〉(1968)·〈삶! Vivre! Vivre!〉(1969)·〈한 퀘벡 사람과 그의 퀘벡 땅 Un Joualonais sa Joualonie〉(1973) 같은 후기작품에서 블레는 등장인물들을 누구나 캐나다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세계로 이동시킨다.

블레는 퀘벡의 라발대학교에서 공부했고, 캐나다의 기사작위를 받았다. 1966년 프랑스로부터 메디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