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

어찌씨라고도 한다.

용언이나 다른 말 앞에 놓여 그 말의 뜻을 제한해주는 품사로 관형사와 함께 수식언에 속한다. 부사는 용언을 수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주 빨리 달린다'에서처럼 부사를 수식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관형사를 수식하거나(저 집은 매우 헌 집이다), 명사를 수식하는 경우(범인은 바로 철수였다), 문장을 수식하는 경우(확실히 그것은 올바른 일이었다)도 있다. 형태상으로 조사가 붙거나 어미가 붙을 수 없는 부사는 불변화어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특수조사가 붙기도 한다(잘은 모르겠다,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천천히만 걸어라……). 부사는 그 꾸밈을 받는 언어단위의 성격에 따라 성분부사(成分副詞)와 문장부사(文章副詞)로 나눌 수 있다.

성분부사는 주로 용언이나 부사와 같은 특정 성분을 꾸며주는 것으로, 여기에는 성상부사(性狀副詞)·지시부사(指示副詞)·부정부사(否定副詞) 등이 있다. 성상부사는 용언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꾸미는 것으로 그 수식내용에 따라 시간부사(비가 자주 온다)·처소부사(멀리 달아났다)·상태부사(열심히 공부한다)·정도부사(키가 매우 크다)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소리를 모방한 의성부사(擬聲副詞) '땡땡, 도란도란, 지지배배……', 모양을 모방한 의태부사(擬態副詞) '데굴데굴, 깡충깡충, 아장아장……' 등의 상징부사(象徵副詞)도 여기에 속한다.

지시부사는 발화현장을 중심으로 처소나 시간을 가리키거나, 앞에 나온 이야기의 내용을 지시하는 부사이다. '이리, 그리, 저리' 등의 지시부사는 지시관형사(이, 그, 저)·지시대명사(이것, 그것, 저것)와 대응체계를 이룬다.

'여기, 저기, 거기'는 원래 처소를 가리키는 대명사이지만 "여기 앉았던 사람이 어디로 갔니?"의 '여기'에서처럼 조사 없이 단독으로 쓰이면 부사의 기능을 갖는다. 또한 '어제, 오늘, 내일, 모레' 등은 "오늘은 날씨가 좋다"에서처럼 명사로 쓰이는 것이지만 "나는 오늘 집에 간다"에서는 부사의 기능을 한다. 이는 대명사 또는 명사가 부사로 바뀐 것으로 설명된다. 부정부사는 용언의 의미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꾸며주는 부사이다. 국어에서 의도를 부정하는 '안'(안 먹는다)과 능력을 부정하는 '못'(못 먹는다)이 여기에 속한다.

이상의 성상부사·지시부사·부정부사가 한 문장에 같이 나타날 때에는 순서에 제약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지시부사는 성상부사에 앞서고 성상부사는 부정부사에 앞선다(저리 잘 안 먹는 아이는 처음 본다).

문장부사는 '확실히 그것은 내 잘못이었다/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다/불행히 이번에는 우리가 졌지만'에서와 같이 이 부사를 제외한 문장 또는 문절 전체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기능을 갖는 부사이다. 이밖에도 '과연/실로/설마, 아마/제발, 아무쪼록' 등도 문장부사에 속하는데 이들은 의미적으로 문장의 명제내용에 대한 화자의 태도나 믿음, 판단 등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양태부사(樣態副詞)라고도 한다.

이밖에 앞 문장의 의미를 뒷 문장에 이어주면서 그것을 수식하는 접속부사(接續副詞)가 있는데 접속부사를 문장부사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접속부사에는 문장의 연결(지구는 돈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믿지 않았다)뿐 아니라 단어를 이어주는 기능을 하는 말(소 및 말, 연필 또는 공책)도 포함된다.

한편 부사를 그 짜임새를 기준으로 분류할 때는 단일형태소로 이루어진 부사와 어근 둘이 합쳐져서 된 부사, 그리고 다른 품사에 일정한 접미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부사로 나누어 각각 순수부사·합성부사(밤낮 공부만 한다)·전성부사(깊이, 넉넉히……)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