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학

보학

다른 표기 언어 譜學

요약 여러 가문의 족보를 조사하고 종합함으로써 각 가문의 내력을 파악하고, 뛰어난 어떤 인물의 가계 배경에 관해 알기 쉽도록 정리하는 학문.

중국에서는 6조시대부터 집안의 계보를 만드는 일이 성행했으며, 한국에서는 중국 송·원대의 족보를 모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조선시대에는 씨족별로 많은 족보가 만들어졌다. 이미 고려시대에도 명문거족(名門巨族)의 경우에는 가문의 계보를 정리했지만, 그러한 행위가 지배층 내부에서 일반적으로 확대된 것은 조선시대에 들어와서였다.

초기에는 가승(家乘)·가첩(家牒)·내외보(內外譜) 등 개별 가계기록의 형태로 만들었으며 한 동족 또는 한 분파 전체를 포괄하는 규모를 갖추게 된 것은 15세기 중엽에 이르러서이다. 1423년에 문화유씨(文化柳氏) 가문의 〈영락보〉가 발행된 것을 비롯해 남양홍씨·전의이씨(全義李氏)·여흥민씨의 족보가 잇따라 간행되었다. 이후 16, 17세기를 거치면서 족보 발행이 보편화되었다.

조선시대의 양반 지배층들에게는 사회생활이나 관계에 진출할 때 문벌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족보는 양반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당시의 양반들은 누구나 족보에 관심이 깊었으며, 다른 집안의 족보에 대해서도 널리 알고 있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조선시대에는 보학이 크게 성행해 만성보(萬姓譜)·대동보(大同譜) 등의 종합보가 발달했다. 이 가운데 유명한 것으로는 조종운(趙從耘)의 〈씨족원류 氏族源流〉, 정시술(丁時述)의 〈제성보 諸姓譜〉, 임경창(任慶昌)의 〈성원총록 姓苑叢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