벰보

최초의 이탈리아어 문법책을 썼으며 이탈리아 문어를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 귀족가문에서 태어나 베네치아 공화국의 세도가였던 아버지에게 주로 교육을 받았으며, 1513년 로마 교황 레오 10세의 비서가 되었다. 1521년 교황이 죽자 파도바에서 조용히 지내다가 1529년 베네치아 사료편수원(史料編修員) 직책을 맡았다.

얼마 뒤에는 산마르코 성당의 사서로 임명되었다. 1539년 추기경이 되어 로마로 돌아온 뒤 신학과 고전역사 연구에 몰두했다. 벰보는 매우 뛰어난 형식의 라틴어 서정시를 쓴 뒤 페트라르카의 시를 본떠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페트라르카를 그대로 모방한 시작(詩作) 방식은 널리 영향을 끼쳤으며 '벰비스모'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1530년 이탈리어 시집 〈시 Rime〉를 펴냈다.

이탈리아어로 쓴 그밖의 작품으로는 정신적인 사랑에 관한 대화체 글로서 그 구성체계가 L. 아리오스토, B. 카스틸리오네, T. 타소 등에게 영항을 미친 〈글리 아졸라니 Gli Asolani〉(1505), 〈국어 강론 Prose della volgar lingua〉(1525) 등이 있다. 〈국어 강론〉에서는 표준어 확립의 필수적 요소인 이탈리아어 철자법과 문법을 성문화했으며 이탈리아 문어의 본보기로서 14세기 토스카나어를 추천했다. 그의 이런 견해는 라틴어를 지지하던 사람들과 좀더 근대적인 이탈리아어를 표준어로 쓸 것을 주장하던 사람들의 반발을 샀으나 결국 16세기말에 이를 극복해내고 승리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