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코

자신이 제작한 연극의 질과는 대조적으로 연출과 무대장치의 기법과 기준에서 중요한 혁신을 이룩했다.

아역배우로서 〈리처드 3세 Richard Ⅲ〉에서 찰스 킨과 함께 나왔으며, 그뒤 광산촌을 순회하는 레퍼토리 극단에 들어갔다. 또한 이 시기에 극작가 디온 부시콜트의 비서로 일하기도 했다. 1873~79년 샌프란시스코의 여러 극장에서 배우·매니저·희곡각색자로 활동했으며, 1879년에는 제임스 A. 헌과 공동으로 쓴 〈Hearts of Oak〉로 순회공연을 다녔다.

1880년 뉴욕으로 옮겨 매디슨 스퀘어 극장의 매니저로서, 뒤에는 라이시엄 극장의 매니저로서 프로먼스 극단과 관계를 맺었다. 1890년 극장을 빌려 독립 제작자가 되었으나, 독점적인 극장조합의 압력을 느끼고 1906년 자신의 극장을 세웠다. 미국의 제작자로서는 처음으로 어떤 배우에게 배역을 맡기거나 또는 어떤 희곡 작품을 공연하는가에 관계없이 자신의 명성만으로 연극에 단골 관객들을 끌어들인 인물이다.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을 뽑아 스타로 만들었으며 자신의 협력에 따라 성공이 좌우되는 극작가를 더 좋아했다. 세부사항에 대한 꼼꼼한 배려와 감각적 사실주의, 화려한 무대장치, 놀라운 기계적 효과, 조명효과의 실험 등으로 유명했다. 그는 놀라운 효과를 거두기 위해 끊임없이 일하는 대규모의 상설 참모진을 두었다. 그 결과 각광(脚光)이 사실상 없어지게 되었고 처음으로 렌즈를 이용한 스포트라이트가 나오게 되었다(→ 무대조명). 그리하여 그는 미국의 연극계에 제작의 새로운 본보기를 내놓았다. 그러나 많은 비평가들은 그가 연극식으로 자신의 행위를 극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예술적 식견이 부족하고,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부상하던 더 뛰어난 극작가들을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부분 자신이 직접 쓰거나 각색한 374편의 희곡을 제작하는 데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잘 알려진 연출 작품으로는 〈메릴랜드의 중심부 The Heart of Maryland〉(1895), 자코모 푸치니가 오페라로 만든 두 작품 〈나비부인 Madame Butterfly〉(1900)과 〈번창한 서부의 소녀 The Girl of the Golden West〉(1905), 〈Du Barry〉(1901)·〈The Music Master〉(1904)·〈Lulu Belle〉(1926) 등과 자전적인 〈무대 출입구를 통한 극장 The Theatre Through Its Stage Door〉(1919)을 썼다. 엄격하고 성직자 같은 옷과 인간적인 태도 때문에 브로드웨이의 주교로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