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에르홀트

메이에르홀트(Vsevolod Yemilyevich Meyerhold)

비사실주의 연극에 도전적인 실험을 하여 현대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인물로 평가된다.

메이에르홀트는 1896년 모스크바 필하모닉 연극학교에 들어가 모스크바 예술극단의 공동 창설자인 블라디미르 네미로비치 단첸코의 지도를 받았으며, 2년 뒤 모스크바 예술극단에서 상징주의연극 또는 상황연극에 관한 아방가르드 이론을 세우기 시작했다.

1906~07년 당시의 저명한 여배우 베라 코미사르체프스카야의 극장 제작책임자로 있으면서, 비표현적 연극에 대한 자신의 급진적인 이론을 반영한 수많은 상징주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콘스탄틴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예술극장에 의해 대중화되고 양식화된 자연주의에 반발하여 1906년 입센의 〈헤다 가블러 Hedda Gabler〉를 무대에 올렸는데, 메이에르홀트는 이를 완전히 비사실주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 극단은 혁신적인 변화의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연극에 대한 그의 비정통적인 접근방법 때문에 코미사르체프스카야와의 관계는 1908년 끝나게 되었다. 그뒤로 동양 연극의 기법을 이용하여 페트로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과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연출을 계속했으며, 크롬렝크의 〈바람둥이 여자의 대단한 남편 Magnifique Coco〉(1922)으로부터 시작하여 1935년 푸슈킨의 소설 〈스페이드의 여왕 Pikovaya Dama〉을 각색한 문제작에 이르기까지 1920~35년에 연출가로서 대단한 예술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1917년의 러시아 혁명을 환영했지만, 철저하게 개인주의적인 기질과 예술가적인 기행 때문에 소련 비평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소홀히 하고 신비주의를 답습하고 있다는 죄명으로 고발당했다. 그는 예술적 획일성이라는 속박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실험에 대한 예술가의 권리를 옹호했다. 1938년 체포되어 투옥되었고 그의 아내이자 여배우인 지나이다 라이흐는 몇 주일 뒤 아파트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한 채 발견되었다.

1958년까지 그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 않다가 〈소련 대백과사전 Great Soviet Encyclopaedia〉에 그가 1942년에 죽었다는 사실이 실림으로써 서방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그뒤 개정판에서 1940년 사망으로 수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