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복사저포기

만복사저포기

다른 표기 언어 萬福寺樗蒲記

요약 〈금오신화〉의 하나로 죽은 여자와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양생은 만복사라는 절에서 부처님과 저포를 내기를 하여 젊은 여인을 얻어 가연을 맺은 뒤 재회를 약속하고 헤어졌는데 그 여인이 3년 전에 죽은 여인임을 알게 된다. 처녀의 부모가 차려놓은 음식을 혼령과 함께 먹은 후 홀로 돌아온 어느 날 처녀의 혼령이 나타나 자신은 다른 나라에서 남자로 태어났으니 불도를 닦아 윤회에서 벗어나라고 하자 양생은 처녀를 그리며 지리산에 들어가 혼자 살았다고 한다.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사이의 사랑이 강하고 애절하게 표현되어 있어 고난과 갈등이 더 크게 느껴진다. 작품의 결말은 비극으로 보는 것이 보통이나, 도교적 초월로도 본다.

금오신화(金鰲新話)
금오신화(金鰲新話)

금오신화金鰲新話〉에 들어 있는 5편의 소설 가운데 첫번째 실려 있는 작품으로 죽은 여자와의 사랑을 그린 명혼소설(冥婚小說)이다(〈금오신화〉). 전라도 남원에 양생(梁生)이라는 노총각이 있었다. 그는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만복사라는 절에서 방 1칸을 얻어 외롭게 살고 있었다. 젊은 남녀가 절에 와서 소원을 비는 날 그는 모두가 돌아간 뒤 법당에 들어갔다. 저포를 던져 자신이 지면 부처님을 위해 법연(法筵)을 열고, 부처님이 지면 자신에게 좋은 배필을 달라고 소원을 빈 다음 공정하게 저포놀이를 했는데 양생이 이기게 되었다. 양생이 탁자 밑에 숨어 기다리고 있자 15, 16세 정도 되는 아름다운 처녀가 외로운 신세를 한탄하며 배필을 얻게 해달라는 내용의 축원문을 읽은 다음 울기 시작했다. 이를 들은 양생은 탁자 밑에서 나가 처녀와 가연을 맺은 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얼마 뒤 양생은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딸의 대상을 치르러 가는 양반집 행차를 만나 자신이 3년 전에 죽은 그집 딸과 인연을 맺었음을 알게 되었다. 양생은 처녀의 부모가 차려놓은 음식을 혼령과 함께 먹고난 뒤 홀로 돌아왔다. 어느 날 밤 처녀의 혼령이 나타나 자신은 다른 나라에서 남자로 태어났으니 양생도 불도를 닦아 윤회에서 벗어나라고 했다. 양생은 처녀를 그리워하며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혼자 살았다고 한다.

지은이는 저포놀이를 좋아하여 자주 했으며, 20~30대에는 혼자 산을 돌아다니며 외롭게 살았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이 작품은 지은이 자신의 모습과 소망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사이의 사랑이 강하고 애절하게 표현되어 있어 고난과 갈등이 더 크게 느껴진다. 작품의 결말은 비극으로 보는 것이 보통이나, 도교적 초월로도 본다. 현실을 깊이있게 관찰하여 현실적·사실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