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

16세기의 토스카나 지방 마니에리스모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프라 필리포 리피와 루크레치아 부티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 밑에서 그림을 배웠다. 아버지가 죽은 뒤, 필리피노는 보티첼리의 작업실에 들어가 1473년까지 도제로 지냈다.

그의 초기작품은 보티첼리의 화풍에 뿌리를 두고 있었지만, 선의 사용은 보티첼리만큼 섬세하거나 미묘하지 못했다. 1480~85년에 제작한 그림에서 그는 좀더 견고하고 개성적인 화풍을 개발했다. 이 시기에 그린 그림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은 이탈리아 토리노의 사바우다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토비아스의 여행 Journey of Tobias〉이다.

그는 보티첼리와 페루지노 및 기를란다요와 함께 스페달레토에 있는 로렌초 데 메디치의 저택을 프레스코로 장식하는 일을 맡았고, 1428년말에는 피렌체의 시뇨리아 궁에서 페루지노가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을 마무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은 현재 남아 있지 않다. 이 2가지 일을 끝낸 직후(1483~84경) 그는 마사초가 1428년 죽은 뒤 미완성인 채 남아 있던 브란카치 예배당(카르미네 교회의 부속 예배당)의 프레스코를 완성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그림은 제단화인 〈성 베르나르두스의 환상 The Vision of St. Bernard〉(피렌체 바디아)인데, 이 아름다운 그림은 1480년의 작품이라는 주장도 있고 1486년의 작품이라는 주장도 있다. 리피는 로마로 가서 산타 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교회의 카라파 예배당을 장식했다. 카라파 예배당에서 그에게 떠오른 구상은 그의 초기작품들과는 성향이 전혀 다른 것이었고, 이 작품은 결국 가장 영향력있는 작품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리피는 로마에서 피렌체로 돌아온 뒤(1491경) 포지오 아 카이아노에 있는 로렌초 데 메디치 저택에 〈라오콘의 희생 Sacrifice of Laocoön〉을 프레스코로 그렸는데, 이 작품에서는 카라파 예배당에서 사용했던 장식적 도안을 또 한번 채택했다. 스트로치 예배당에서 하던 일을 다시 시작하여 1502년에 완성했으며, 이 프레스코는 16세기의 토스카나 마리에리스모를 예고해주는 선구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