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순

뤼순(Lu-shun)

행정상으로는 뤼다 시[旅大市：다롄[大連]의 옛 이름]에 속한다. 랴오둥 반도[遼東半島]의 남쪽 끝에 있으며 1년 내내 얼음이 얼지 않고 수심이 깊어 항구로서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보하이 만[渤海灣] 입구와 톈진[天津]으로 가는 통로의 주요 길목을 차지하고 있어 전략적으로도 아주 중요하다.

역사상 뤼순은 만주 남부로 들어가는 중요한 항구였다. BC 2세기에 한나라(BC 206~AD 200)가 고조선 북방지역에 한4군을 설치할 때 뤼순을 전진기지로 삼았고, 7세기 당(618~907)의 원정 때도 마찬가지로 전진기지로 이용되었다. 15~16세기 명대(1368~1644)에는 랴오둥 지역의 한족 거주민을 위해 방비를 강화했다. 1633년 만주족이 이곳을 점령했고, 청대(1644~1911)에는 북양해군의 기지가 되었다.

1878년 중국 최초의 현대적 해군인 북양 함대의 중요한 작전기지로 지정되어 다시 요새화되었다. 1894~95년 청일전쟁 당시 일본군에 점령된 뤼순은 시모노세키 조약에 따라 일본의 조차지가 되었지만, 곧이은 서방 강대국들의 중재로 중국에 반환되었다. 그러나 태평양에 부동항을 갖고 싶어하던 러시아가 랴오둥 반도를 점령하여 1898년 이 반도의 조차권을 얻었고, 하얼빈에 있는 중국 동부철도 및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되는 철로를 건설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냈다. 러시아인들은 그들의 태평양 함대를 위해 포트아서(뤼순)를 요새화된 해군기지로 만들었고, 가까이에 있는 달니(Dalny：러시아식 명칭, 즉 뤼다를 말함. 일본식 명칭은 다이렌)에 무역항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1903년 하얼빈까지의 철로 연결공사를 끝냈다.

러일전쟁(1904~05)중에 포트아서는 일본의 주요 공격목표 가운데 하나였다. 1904년 5월 일본군은 랴오둥 반도를 본토로부터 고립시키고, 다이렌(뤼다) 항을 장악했다. 러시아군은 그들이 난공불락의 요새라고 여겼던 포트아서로 물러났지만, 그곳마저 일본군에게 함락당하고 말았다. 러일전쟁을 종결지은 포츠머스 조약(1905)에 의해 포트아서는 일본으로 넘어갔다. 일본군은 이곳의 지명을 료준으로 바꾸고 그들의 관동주 정부(나중에 다이렌으로 옮김)와 관동군 사령부(선양[瀋陽]으로 옮겨감)의 행정·군사 중심지로 만들었다. 해군기지인 료준은 더욱 강화되어, 만주는 물론 중국 북부 지역에서도 진행되던 일본의 군사행동을 위한 작전기지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랴오둥 영토를 소련에 반환하는 것을 내용으로, 1945년 모스크바에서 중국과 소련 간에 체결된 얄타 협정에 따라 포트아서 해군기지는 두 나라가 30년 동안 공동으로 사용하지만 방위 책임은 소련에게 있고, 다이렌 항과는 별도로 반도 전체의 지배권은 소련측이 갖기로 했다. 1955년 마침내 소련은 포트아서에서 철수하게 되었고, 이곳은 중국의 중요한 해군기지가 되었다.

서양식으로 설계된 아름다운 도시 뤼순은 독립된 2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동부의 구도시에는 항구시설이 있고, 서부의 신도시는 주거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