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런드

〈농부 피어스 Piers Plowman〉를 쓴 시인으로 추정된다. 이 시는 중기 영어의 대표적인 두운시 중 하나이며 다양한 종교적 주제를 담고 있는 알레고리 작품이다. 〈농부 피어스〉가 이룩한 중요한 업적 중의 하나는 수도원의 언어와 개념들을 문외한들도 이해할 수 있는 상징과 이미지로 옮겼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이 시에 사용된 언어는 소박하고 구어체이지만, 작가의 어떤 이미지들은 강하고 직접적이다.

〈농부 피어스〉에는 3가지 이본(異本)이 있는데, A본이 가장 앞선 것이고 B본과 C본은 A의 주요주제들을 수정하거나 확대한 것이다. C본은 랭런드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B본에 의하면〈농부 피어스〉는 ① 서시(序詩)와 주로 사람들의 사회생활, 미드(이득을 좋아하는 것)의 위험, 7가지 대죄에 대한 설명 등에 관한 7개의 절(부문), ② 잘 사는 것, 더 잘 사는 것, 가장 잘 사는 것, 즉 그리스도교인 각자의 자기인식·은혜·자선에 있어서의 성숙을 다룬 13개의 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의 전체적 구조는 주제들의 복잡성을 반영한다. 특히 잘 사는 것, 더 잘 사는 것, 가장 잘 사는 것이라는 반복되는 개념에서 그러한데, 그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구현되는 것으로 제시된다. 그것들은 보통 행동적 삶, 명상적 삶, '혼합된' 종교적 삶과 동일시되나, 이 시의 알레고리는 반드시 1가지 의미로 해석되지 않으므로 어떤 비평가들은 그것을 성서에서 역사적·알레고리적·신비적·기하학적인 의미를 찾는 전통적인 성서주석의 방법과 연관시키기도 했다.

랭런드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데, 우스터셔에 있는 몰번힐스 지역 어딘가에서 태어난 듯하다. 시의 '꿈꾸는 사람'을 그 자신으로 본다면 그레이트몰번에 있는 베네딕투스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의 내용으로 보아 그는 시롭셔뿐 아니라 런던과 웨스트민스터도 알고 있었으며 런던에 있는 조그마한 수도회의 성직자였을 것이다.

랭런드는 분명 중세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으며 그리스도교 교리의 모든 내용을 충실히 따랐다. 클레르보의 성 베르나르두스의 금욕주의에 관심을 가졌으나, 당대 성직자와 종교인들의 결점에 대한 언급은 그의 정통주의와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