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데르노

로마에서 숙부 도메니코 폰타나를 도우면서 건축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로마에서 처음 맡았던 중요한 작업인 산타수산나 교회의 정면(1597~1603)을 끝낸 뒤 1603년 성베드로 대성당 수석 건축가로 지명되었다.

1607년 성베드로 대성당 네이브(nave 身廊)와 새로운 정면을 설계했고 교황 파울루스 5세의 전속건축가가 되었다. 그가 설계한 성베드로 대성당 확장안은 반(反)종교개혁 정신과 일치하는 것으로, 네이브를 길게 늘여 미켈란젤로가 만들었던 그리스 십자형 평면을 세로로 길쭉한 라틴 십자형 평면으로 바꿈으로써 초기 그리스도교 양식과 중세 성당의 평면계획으로 되돌아간 것이었다. 또한 그가 새로 세운 정면은 미켈란젤로의 돔이 주는 장엄한 효과를 손상한다는 비난과 아울러 거대한 붙박이 기둥을 힘있게 배치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설계한 건물은 산타마리아델라비토리아 교회(1608~20)뿐이며, 산안드레아델라발레 교회와 팔라초 바르베리니(1625) 같은 것들은 단지 시작만 했거나 다른 건축가들의 작품을 완성한 것이다. 교황 우르바누스 8세 가문을 위해 설계했던 팔라초 바베리니는 프란체스코 보로미니와 잔 로렌초가 그의 뒤를 이어 완성했는데, 이들의 작품은 마데르노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하워드 히버드의 〈1580~1630년의 카를로 마데르노와 로마 건축 Carlo Maderno and Roman Architecture, 1580~1630〉(1972)은 마데르노에 관한 가장 권위있는 연구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