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병

녹병(rust)

4,000종(種) 이상의 곰팡이 때문에 생긴다. 녹병균의 생활사를 보면 한 가지 식물(숙주)에만 기생하는 곰팡이와 2가지의 식물을 번갈아가며 기생하는 곰팡이가 있다. 생활사를 거치면서 5종류의 포자를 만들고 2가지의 숙주를 필요로 하는 밀줄기녹병균(Puccinia graminis)은 밀을 숙주로 하면서 다른 곡류나 풀을 또 하나의 숙주로 하여 기생하고 있다(→ 검은녹병균). 또한 노간주나무를 첫번째 숙주로 삼고 사과나무·모과나무·산사나무·장미 및 이들과 비슷한 식물을 2번째 숙주로 삼는 녹병균이 있으며 바늘잎 5장이 달리는 소나무종류를 첫번째 숙주로, 까치밥나무속(─屬 Ribes)의 까치밥나무 종류나 구즈베리 종류를 2번째 숙주로 하는 백송녹병균, 미송나무를 첫번째 숙주로 삼고 포플라를 두번째 숙주로 삼는 녹병균 등이 있다(→ 백송물집녹병균). 하나의 식물에만 기생하는 녹병균들의 숙주로는 아스파라거스·강낭콩·국화·커피·접시꽃·금어초·사탕수수·해바라기 등이 있다.

병에 걸리면 보통 식물이 노란색이나 오렌지색으로 변하고 갈색·검은색의 가루 같은 농포(膿疱)가 잎이나 어린싹, 열매 등에 나타나며 흔히 식물의 생장이나 수확량이 줄어든다.

시들고 곧 죽는 식물도 있다. 이병을 방제하기 위해서는 병에 대한 저항력이 있는 품종을 재배하거나, 2종류의 숙주를 필요로 하는 병균일 경우에는 수백m 안에 2종류의 숙주가 없도록 한 가지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엄격하게 위생처리를 하거나, 녹병이 발생하기 2주 전부터 7~10일 간격으로 살균제를 뿌려준다.

알부고속(Albugo)의 몇몇 곰팡이들 때문에 생기는 백녹병은 전형적인 녹병균과는 달리 또다른 숙주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 병균은 많은 종류의 풀들을 감염시키며, 병에 걸리면 잎에 분필가루가 묻은 것처럼 노란색의 반점들이 나타나고 잎 아랫면과 식물의 지상부에 가루 같은 농포들이 생겨 검은색으로 변한다. 잎은 일찍 시들어 죽고 줄기와 꽃은 크게 부풀어오르고 비틀리며 결국 식물은 쓰러지게 된다.

방제하는 방법은 병에 걸리지 않거나 저항력이 있는 식물을 사용하고 감염된 식물 부위나 잡초 및 작물을 수확하고 남은 작물찌꺼기 등을 없애거나, 3년 간격으로 윤작을 실시하고, 병이 발생하는 계절에 적합한 살균제를 10~14일 사이를 두고 여러 번 뿌려주는 것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