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 키리코

카를로 카라 및 조르조 모란디와 함께 '피투라 메타피시카'(pittura metafisica) 화풍을 창시했다(→ 형이상학적 회화). 1906년 독일의 뮌헨 미술 아카데미에 들어갔고 그의 초기 양식은 평범한 장소에 환상적인 것을 병치시키는 아놀드 뵈클린의 그림에서 영향을 받았다.

피렌체에서 그는 〈가을 오후의 수수께끼 The Enigma of an Autumn Afternoon〉(1910, 이탈리아 개인 소장) 같은 작품을 그렸는데, 이 작품에서는 길고 불길한 그림자가 흐릿한 단색 물체 위의 밝고 선명한 빛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1911년 파리로 간 그는 고전적인 조상들이 서 있고 어두운 회랑이 뻗어 있는 황량한 광장, 그리고 거기에 외따로 선 채 자신의 그림자와 엄격하고 위압적인 건축물에 압도되어 있는 작은 인물들을 그렸으며, 그 그림에서 풍겨나오는 수수께끼같은 불길함으로 피카소와 기욤 아폴리네르의 찬사를 받았다. 〈예언자의 보답 The Soothsayer's Recompense〉(1913,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거리의 신비와 우울 The Mystery and Melancholy of a Street〉(1914, 미국 코네티컷 주 뉴케이넌 스탠리 R. 레저 컬렉션)은 그런 그림의 본보기다.

1915년 이탈리아 페라라에서 자신의 초기 양식을 약간 바꾸었는데, 대체로 형태를 더 빽빽하게 하고 제멋대로 배열하는 것이 이 새로운 양식의 특징이었다. 1917년의 〈거대한 형이상학적 내부 Grand Metaphysical Interior〉와 1915년의 〈예언자 The Seer〉(둘 다 미국 코네티컷 주 뉴케이넌 J. T. 소비 컬렉션) 등 이 시기의 그림들은 색깔이 더 화려하며, 의상실의 마네킨·비스킷·이젤 위에 얹혀 있는 그림들조차도 이 새로운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1920년대 중엽에 좀더 사실적이고 낭만적인 양식을 채택했으나 초기 양식만큼 광범위한 찬사를 받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