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시데리오

그의 대리석 저부조는 그 정교함과 완벽한 기교에서 당대의 어느 작품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났다. 석공 집안에서 자라난 데시데리오는 1453년 피렌체의 석공 및 목공 조합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조각가인 도나텔로의 영향을 받았으나, 그가 받은 교육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정교하고 섬세하며 매우 독창적인 데시데리오의 표현 양식은 여자와 어린이를 감각적으로 조각한 흉상에 가장 절묘하게 나타나 있다. 이 서정적인 작품들은 즐거움과 매력에서 우울함과 애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한다. 그는 대리석조각가로서 구도에 대한 감각과 정교한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저부조의 거장이 되었다. 성모자(聖母子), 성 요한, 아기 예수를 조각한 것들이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1453년부터 데시데리오는 아레초의 인문주의자 카를로 마르수피니의 기념물을 설계하고 조각했다. 피렌체의 산타크로체 교회에 있는 이 무덤은 풍부한 건축적 세부와 훌륭한 조상(彫像)으로 피렌체 기념물의 역사에서 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455~60년에는 피렌체에 있는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의 파치 예배당을 위해 프리즈에 두상들을 조각했고, 피렌체의 산로렌초 교회에 있는 대리석 감실-1461을 완성했는데 이것은 15세기 장식미술의 걸작으로 꼽힌다.

데시데리오는 도나텔로가 고안한 '릴리에보 스티아치아토'(rilievo stiacciato：평부조기법)를 능숙하게 구사했다. 〈성찬대의 천사〉(1458~61)를 비롯한 여러 여성 흉상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조각에 나타난 대비는 더없이 섬세하여 강렬하면서도 영묘한 형상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