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염부주지

남염부주지

다른 표기 언어 南炎浮州志

요약 〈금오신화〉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으로, '남쪽에 있는 염부주 이야기'라는 뜻이다. 염부주는 전생에 부모나 임금을 죽인 흉악한 죄인들을 다스리는 곳으로, 남쪽 바다 가운데에 있다는 섬이다. 유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경주의 박생은 뜻과 기상이 고매한 인물이다. 그는 〈중용〉과 〈역경〉을 읽고 난 후, 세상에는 오로지 하나의 이치만이 있다는 일리론을 주장하며 극락·지옥·귀신·무당 등을 부정한다.
어느 날 꿈에 그는 염부주에 가 그곳을 다스리는 염왕을 만나게 되는데, 박생은 세상 사람들이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시왕상을 모셔 공양을 올리는 폐단을 지적하고, 이것은 왕이 세상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염왕은 박생의 강직한 성품을 높이 여겨 왕위를 물려준다. 꿈에서 깬 박생은 몇 달 후에 세상을 떠난다. 이 작품에는 왕도정치 사상이 담겨져 있는데, 천명과 민심에 어긋난 세조를 비난하는 작가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

금오신화(金鰲新話)
금오신화(金鰲新話)

〈금오신화〉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 '남쪽에 있는 염부주(炎浮州) 이야기'라는 뜻. '염부주'는 전생에 부모나 임금을 죽인 흉악한 죄인들을 다스리는 곳으로, 남쪽 바다 가운데에 있다는 섬을 말한다. 경주에 사는 주인공 박생은 유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데 세상 사람들로부터 오만하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뜻과 기상이 고매한 인물이다.

그는 〈중용〉과 〈역경〉을 읽고 난 후에, 세상에는 오로지 하나의 이치만이 있다는 일리론(一理論)을 주장하며 극락·지옥·귀신·무당 등 모든 설을 부정한다. 어느 날 밤 꿈에 그는 염부주에 가 그곳을 다스리는 염왕(閻王)을 만나게 되는데, 염왕은 박생에게 도(道)의 요체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한다. 박생은 천당과 지옥이라는 두 세계가 있을 수 없는데도 세상 사람들은 이를 믿어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재를 올리고 시왕상(十王像)을 모셔 공양을 올리는 폐단을 지적하고, 이것은 왕이 세상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한다.

염왕은 박생이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강직한 성품을 지니고 있기에 죄인들을 심판하는 염부주의 왕이 될 자격이 있다고 하며, 왕위를 물려준다. 꿈에서 깬 박생은 몇 달 후에 세상을 떠나는데, 이웃집 사람의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박생이 염부주의 왕이 되었음을 알린다. 이 작품에는 우주의 이치로서 정도(正道)만이 존재하며 정도가 아닌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지은이의 철학관이 나타나 있다. 따라서 임금은 덕망이 있어야 하며 백성이 나라의 주체가 되도록 잘 다스리는 것만이 정도라는 왕도정치 사상이 주제로 나타나고 있다. 천명과 민심에 어긋난 세조를 비난하는 작가의 뜻을 꿈의 형식을 빌려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