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법전

나폴레옹 법전

다른 표기 언어 Code Napoléon 동의어 Napoleonic Code

요약 프랑스 민법전(民法典).
(영). Napoleonic Code.

나폴레옹 법전
나폴레옹 법전

1804년에 제정해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르렀으며 19세기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거의 모든 나라의 민법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나폴레옹 시대에 들어서기 전부터 성문법 제정 요구가 있었고 실질적인 성문법도 있었으나 혁명 전의 법체계는 매우 다양했다.

프랑스 남부에서는 로마법이 쓰였고 파리를 비롯한 북부지방에서는 봉건시대 프랑크족과 게르만족 제도에 바탕을 둔 관습법이 발달했다. 결혼과 가정생활은 거의 예외없이 로마 가톨릭 교회의 통제 속에서 교회법에 따르고 있었다. 또한 16세기부터는 점점 더 늘어나는 문제들을 왕의 포고령과 칙령, 그리고 고등법원(파를르망)에서 내린 판례법에 따라 다스리게 되었다.

지방마다 고유한 관습이 전해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에 16, 17세기에 저마다 다른 지방 관습법을 체계화하고 성문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국가 전체에 걸쳐 통일된 법을 만들지는 못했다. 법제도를 개혁하면 지금까지 누리던 특권을 빼앗겨야 하므로 기득권을 가진 계급은 성문법을 만들려는 노력을 가로막았다.

혁명이 일어난 뒤 성문법제정은 가능하고도 불가피한 일이 되었다.

영주와 길드 같은 강력한 지배집단이 몰락하고 교회가 누리던 세속권력이 폐지되었으며 각 지방들은 새로운 국민국가의 하부단위로 개편되었다. 이에 따라 나폴레옹 법전은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날의 모든 편견을 벗어나 '고양된 공동상식'을 내용으로 삼는 순수한 이성적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제정되었다. 법률의 도덕적 정당성은 낡은 관습이나 군주적 온정주의가 아닌 이성의 명령에 대한 복종에 근거했다. 이 법 앞에서는 모든 시민이 평등했다.

장자상속권과 세습귀족제, 계급적 특권들은 폐지되고 민간제도는 교회지배에서 해방되며 신체의 자유, 계약의 자유, 사유재산의 불가침성이 이 법의 기본원리를 이루고 있었다.

법전 제1편은 인신(人身)에 관한 법률을 다루고 있다. 시민권의 향유, 인격의 보호, 주거, 후견인, 보호자, 부모와 자식관계, 결혼, 배우자관계, 혼인의 취소(이혼)에 관한 내용들이다. 제2편은 물권(物權)에 관한 법률로 소유권·사용권·용역권 같은 재산권에 관한 규정을 다루고 있다.

제3편은 상속·기부·부부재산계약·채무 같은 권리획득의 방법을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편에서는 여러 가지 기명계약과 법 또는 인습에 따르는 저당권, 소송의 제한, 권리의 시효 등을 규정하고 있다.

채무부분에서 이 법률은 계약과 준계약, 위법행위와 준위법행위에 대한 로마법의 전통적 범주들을 명문화하고 있다. 계약의 자유는 뚜렷하게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여러 조항의 기본원리이다.

이 법전은 프랑스에게 점령되어 있던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서부 독일 일부지역, 북서부 이탈리아, 제네바, 모나코에서 1804년 처음 받아들였고 나중에 나폴레옹이 정복한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한자동맹권 지역, 서부 독일과 스위스의 나머지 영토 대부분에도 도입되었다.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모나코에서는 아직도 이 법전을 사용하고 있다.

19세기 동안 유럽과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스스로 나폴레옹 법전을 채택해 그대로 번역하거나 대폭 수정하여 받아들였다. 통일된 이탈리아가 1865년에 제정한 민법전은 나폴레옹 법전과 간접적이지만 매우 긴밀한 관계가 있었으나 1942년의 신(新)이탈리아 법전은 이 전통에서 크게 벗어났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19세기초에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이 이 법전을 도입해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볼리비아와 칠레는 법전형식을 비슷하게 만들어 많은 내용을 빌려왔다.

에콰도르와 콜롬비아는 칠레 법전을 본떴으며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도 비슷한 법전을 만들었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주(州) 민법이 있는 루이지애나 주에서 1825년에 제정한 민법전(1870 개정되어 현재까지 시행중)은 나폴레옹 법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러나 나폴레옹 법전의 영향력은 20세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독일 민법전(1900)과 스위스 민법전(1912)이 나타나면서 줄어들었다.

독일 민법전은 일본에서, 그리고 스위스 민법전은 터키에서 받아들였다. 20세기에 브라질·멕시코·그리스·페루에서 제정한 법전은 프랑스·독일·스위스의 법전들을 비교해 그 내용을 본떠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