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긴즈버그

앨런 긴즈버그는 비트 운동(Beat movement)의 가장 중요한 성과의 하나로 꼽히는 서사시 〈울부짖음 Howl〉(1956)을 썼다(→ 비트 운동).

시인인 아버지 루이스 긴즈버그가 영어교사로 일하는 뉴저지 주 패터슨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여러 해 동안 정신병원에 있었으며 앨런 긴즈버그는 장시(長詩) 〈카디시 Kaddish〉(1961)에서 그녀를 애도했다. 패터슨에 살고 있던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러한 영향은 자연스러운 대화와 가락을 사용하여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꾸밈없이 묘사하는 데서 엿볼 수 있다.

컬럼비아대학교 시절 무정부주의 성향으로 대학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었으며 잭 케루액 및 윌리엄 버로스와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두 사람은 뒷날 '비트 제너레이션'에 속하게 되었다. 1948년 컬럼비아대학교를 떠난 후 여기저기 방랑을 하면서 식당 청소부에서 시장조사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직업을 거쳤다.

처음 출판된 작품 〈울부짖음〉은 앨런 긴즈버그가 보기에 '세대 최고의 지성들'이 광기에 의해 파멸되어가는 것을 한탄하고 있다. 월트 휘트먼의 낭만적 보헤미아니즘으로부터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열광적이고 예언적인 어조로 동성애, 약물중독, 불교,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 풍조와 도덕적 무감각에 대한 시인 자신의 반감 등을 다루고 있다.

이에 앞서 쓴 시를 모은 〈텅 빈 거울 Empty Mirror〉을 1961년 〈카디시 Kaddish and Other Poems〉와 함께 펴냈으며, 1963년 〈리얼리티 샌드위치 Reality Sandwiches〉를 출판했다. 가장 주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인 〈카디시〉는 긴 고백시로서, 어머니의 정신이상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자신과 어머니의 관계 및 어머니의 죽음 모두를 용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1960년대초 방랑생활을 시작해, 대학 교정과 찻집에서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외국을 여행하는 한편 좌익 활동에도 가담했다.

1960년대말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했던 반체제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불교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면서 감각이 있는 모든 존재를 사랑하고자 하는 종교적 요소를 작품 속에 더욱 많이 표현해나갔다.

그후에 펴낸 시집으로 〈행성 소식 Planet News〉(1968), 전미도서상을 받은 〈미국의 가을 The Fall of America：Poems of These States, 1965~1971〉(1972)·〈마음의 숨결 Mind Breaths：Poems 1972~1977〉(1978)·〈흰 수의 White Shroud：Poems 1980~1985〉(1986) 등이 있다. 〈시선집 1947~1980〉이 1984년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