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극피동물

한국의 극피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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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한국에 서식하는 해산(海産) 무척추동물 가운데 한 문(門)인 극피동물문(棘皮動物門 Echinodermata)에 속하는 동물들.

한국의 극피동물의 분류는 1879년 외국인 학자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그후 1966년에 와서야 우리 학자에 의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국산 극피동물은 불가사리류 3목 15과 26속 41종, 거미불가사리류 2목 4아목 10과 23속 54종, 성게류 6목 13과 22속 27종, 해삼류 3목 6과 6속 13종으로 이들은 주로 조간대와 100m 이내의 아조대(亞潮帶)에서 채집한 표본이 대부분이다.

극피동물은 원래 좌우대칭동물군(Bilateria)에 속하나, 변태과정에서 2차적으로 방사대칭이 되어 오방사대칭을 보이는 후구동물(後口動物 Deuterostomia)이다. 또한 단체성이며 해산에만 있는 저서동물(benthos)로, 모두 해저에 살고 있다. 바다나리류 가운데는 고착생활을 하는 것이 있으나, 그밖의 극피동물은 바위나 모래진흙 속에서 움직인다.

한국산 극피동물의 지리적 분포상태를 보기 위해 여러 해양학적 환경조건을 고려, 한국해역을 동해·남해·제주도·황해 해역으로 나누어 해역별 분포상을 비교해보면 분류군의 생태적인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다음과 같다.

불가사리류의 경우 동해에 25종, 남해(제주도 포함)에 2종, 황해에는 5종이 있다.

거미불가사리류는 동해에 19종, 남해에 31종, 제주도에 23종, 황해에 8종이 분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로 미루어볼 때 한국산 불가사리류와 거미불가사리류는 많은 종이 해안선의 굴곡이 심하고 섬이 많은 남해에 있으며, 수심이 얕고 주로 모래진흙 지대로 이루어진 황해에는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각 해역에만 있는 종과 해역간의 공통 종을 살펴보면, 불가사리류는 동해와 남해에만 분포하는 종이 각각 12종이고 황해에만 분포하는 종은 없다.

또 공통으로 분포하는 종은 동해와 남해에 8종, 남해와 황해에 1종이 있고, 동해와 황해에만 공통으로 분포하는 종은 없으나 3면에 공통으로 출현하는 종은 4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미불가사리류는 54종 가운데 제주도에만 분포하는 종이 13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남해(대한해협) 11종, 동해 9종 순이며, 황해에는 1종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양별 공유상태를 보면 불가사리류는 북태평양에도 분포하는 종이 14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인도·서태평양의 8종, 북극해의 7종, 북대서양의 4종 순이다.

거미불가사리의 경우에는 북태평양에 분포하는 종이 50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 인도·서태평양이 20종, 북극해가 5종, 대서양이 5종 순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태평양에 가장 많은 종이 분포하고 있다. 해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수형별 분포상태를 보면 거미불가사리의 경우, 한국이 온대에 위치해 있으므로 난온수형종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남방에서 북상하는 쿠로시오 난류와 오호츠크 해로부터 남하하는 리만 해류의 영향을 받아 열대·난온수형종과 냉온종, 냉수형종의 순이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을 극피동물의 종류별로 살펴보면 불가사리류의 경우, 현대목(Phanerozonia) 연변아목(Valvata) 선불가사리과(Linckiidae)의 빨강불가사리(Certonardoa semiregularis)가 제주도의 아조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종이며, 소주아목(Paxillosa) 검은띠불가사리과(Luidiidae)의 검은띠불가사리(Luidia quinaria)는 3면 연안의 아조대에서 흔히 보이고, 유극목(Spinulosa) 별불가사리과(Asrerinidae)의 별불가사리(Asterina pectinifera)는 3면 연안의 조간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종이다.

차극목(Forcipalata) 불가사리과(Asteriidae)의 문어다리불가사리(Plazaster borealis)는 완이 약 35개에 동해안의 아조대에서 채집되며, 아무르불가사리(Asterias amurensis)는 3면 연안의 아조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불가사리이다. 거미불가사리로는 혁사미목(Phrynophiurida) 삼천발이과(Gorgonocephalidae) 가지거미불가사리속(Astrocladus) 종류가 많이 분포하는데 특히 혹가시불가사리(Astrocladus coniferus coniferus)는 3면 연안에 흔히 있는 대표적인 종이다.

폐사미목(Ophiurida)에 속하는 종으로는 악사미아목(Gnathophiurina) 가시거미불가사리과(Ophiothricidae)의 짧은가시거미불가사리(Ophiothrix exigua)와 순사미아목(Chilophiurina) 빗살거미불가사리과(Ophiuridae)의 왜곱슬거미불가사리(Ophioplocus japonicus)가 우리나라 조간대의 자갈·암석 밑이나 틈에서 쉽게 채집되며, 살시빗거미불가사리(Ophiura sarsii)는 3면 연안의 아조대 모래진흙 지대에 흔하게 살고 있는 대표적인 종이다.

성게류 중에서는 정형성게류(Regularia) 성게목(Echinoida) 둥근성게과(Strongylocentrotidae)의 말똥성게(Hemicentrotus pulcherrimus)가 3면 연안의 조간대 바위 밑과 틈 사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종이며, 동해와 남해 연안의 아조대에 있는 둥근성게(Strongylocentrotus nudus)와 보라성게과(Echinometridae) 보라성게(Anthocidaris crassispina)는 알을 식용으로 쓰는 중요한 수산자원으로, 해녀의 주된 작업대상이다.

부정형성게류(Irregularia)로서 연잎성게목(Clypeastroida) 쟁반연잎성게과(Scutellidae)의 연잎성게(Scaphechinus mirabilis)는 상주 해수욕장 등 남해 연안에 있는 해수욕장의 모래 밑에 살고 있으며, 모양이 이상하여 옛날부터 잘 알려져 있는 균열염통성게과(Schizasteridae)의 염통성게(Schizaster lacunosus)는 남해와 황해에서 10~20m 정도 깊이의 모래진흙 속에 묻혀 살고 있다.

해삼류는 순수목(Aspidochirota) 돌기해삼과(Stichopidae)의 돌기해삼(Stichopus japonicus)이 남해안에 흔히 서식하는 대표적인 종으로, 육질부분이 많아 식용으로 쓰이는 중요 수산자원이다.

수수목(Dendrochirotida) 광삼과(Cucumariidae)에 속하는 여러 광삼류(Cucumaria)는 조간대와 아조대의 바위 밑과 틈, 그리고 죽은 산호충류 등의 골축 사이에서 살고 있으며, 잎사귀해삼과(Phyllophoridae)의 보라해삼붙이(Afrocucumis africana)는 제주도 서귀포의 조간대에서 채집되는 종이다.

대개 1,000m 이하의 심해에서 볼 수 있는 판족목(Elasipoda)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며, 은족목(Molpadonia)의 고구마해삼(Molpadia musculus)은 동해안에서 어선의 어망에 걸려나오기도 한다. 무족목(Apoda) 닻해삼과(Synaptida)의 가시닻해삼(Protankgra bidentatos)은 남해와 황해의 조간대, 물이 빠진 간석지의 모래진흙 속에서 채집되는 대표적인 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