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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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표기 언어 industry , 工業 동의어 제2차산업

요약 제1차산업 생산품을 원료로 제조과정을 거쳐 중간재나 최종생산물로 형태와 기능을 바꾸어서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산업.

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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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산업이라고도 하며, 인력이나 기계를 이용한 모든 가공활동을 말한다.

공업은 생산수단(기계·도구·장치)을 이용한 분업과 협업이 가능하고, 모든 생산공정에서 기계로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산업과 구분된다. 공업은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하지만 형태에 따라 일반적으로는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으로 나눈다. 경공업은 섬유공업을 비롯해 출판·인쇄·식료품·잡화 등의 소비재 산업을 말한다. 중화학공업은 생산재를 주로 만드는 중공업과 화학적으로 주요 공정을 처리하는 화학공업으로 구분하며, 기계·제철·조선·차량제조업, 화학공업 등이 이에 속한다.

그밖에 제2차산업의 범주에 속하는 산업으로는 광업·제조업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공업은 주로 의류·전자제품·자동차 등의 소비재제품과 철강·조선 등의 중공업제품을 대기업이 조립·생산한 다음 수출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대한민국). 1999년 현재 공업 종사자는 총취업자의 19.9%인 402만 명이고, 공업 생산액은 국내총생산(GDP)의 32.2%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공업은 1960년대 이후 국제분업체계에 편입해 노동집약적·수출주도적 산업으로 발전해 왔다.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공업이 국제분업체계 내에서 어떤 구실을 했는지 알아보려면 그 동안 어떤 공산품을 수출·수입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1960년대는 비내구소비재(의류·신발·가발 등), 1970년대는 내구소비재(텔레비전·냉장고)와 노동집약적 중간재, 1980년대는 내구소비재와 함께 선박·자동차가 수출특화상품으로 수출의 주종을 이루었다. 1990년대는 첨단기술제품과 장치산업으로 수출특화상품이 바뀌었는데 특히 반도체의 경우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해 한국의 대표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밖에 선박·철강 제품도 일본을 제치고 1위로 부상했다.

그러나 자본재와 자본집약적 중간재는 1990년대에도 수입특화품목으로 남아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공업이 스스로 기계를 생산하지 못하고 외국의 기계와 기술에 의존하는 조립가공 형태임을 보여준다. 즉 기계·설비 등의 자본재와 부품인 자본집약 중간재를 일본 등에서 수입해 국내 노동력을 최대로 이용해 생산한 제품을 싼 값에 미국 등의 해외 시장에 파는 조립가공 공업이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기계와 기술이 서서히 국산화되면서 점차 조립가공형 공업 형태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것은 조립가공형 공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수가 줄어든 것에서도 알 수 있다. 1989년에 제조업 중 조립금속·기계장비제조업과 섬유·의복·가죽제조업에 종사하는 취업자수는 전체 제조업 취업자수의 65%에 달했으나 1999년에는 33.9%로 절반 정도 줄었다.

기술 수준을 보면 도입기술에 기초한 조립·가공 수준은 크게 발전해 일본이나 미국의 수준에 버금가지만 정밀가공·제품설계·기초과학·기초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크게 뒤져 있어 일본·미국·독일에 많이 의존하는 형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취약한 공업기술(애로기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설계기술이 전반적으로 낙후되어 있다. 플랜트·공작기계·산업·자동차·조선·항공에서 카메라·시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의 공업에서 설계를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다. 2001년 현재 설계기술은 종합적으로 선진국의 67% 수준이다.

둘째, 제어 및 정보처리, 즉 공장자동화 기술분야가 낙후되어 있다.

이 기술도 설계기술과 마찬가지로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다.

셋째, 기계가공분야가 취약하다. 특히 산업기계·항공·카메라 등 정밀가공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아직도 선진국과 큰 차이가 있다. 그 동안 단순가공 분야의 기술은 상당히 발전하여 왔으나 정밀가공기술은 뒤떨어져 있다.

넷째, 신소재개발 및 신소재처리 부분의 경우 일부 분야에서 꾸준히 국산화하고 있다.

신소재개발은 1982년부터 과학기술부에서 주도한 특정연구개발사업과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진행한 선도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십 종의 신소재가 국산화되었다. 그러나 개발하는 신소재가 대부분 전자·통신 등 정보관련산업에 치우쳐 있고 전통소재산업 분야의 신소재 기술은 여전히 취약하다.

조립가공에서는 1960년대 이후 짧은 기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계속해 선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조립가공 공업은 그 동안 싸고 질 좋은 노동력에 의존한 바가 컸다. 즉 저임금·장시간·고강도 노동에 근거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자본과 기술을 빠르게 축적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대로 1990년대 들어 조립가공형 공업의 종사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이 분야의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다. 반면 임금은 꾸준히 인상되어 더 이상 과거처럼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근거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되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조립가공형 공장들이 대거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찾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산업 공동화를 우려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동남아시아·중국 등이 기존 우리나라 공업의 발전 전략을 추구함에 따라 이 나라들의 맹추격을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 공업의 다른 특성은 공업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이다.

이것은 같은 신흥공업국인 타이완[臺灣]이 중소기업 중심의 발전 전략을 추구해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종업원이 500명 이상인 공장의 비율은 1963년 22.2%에서 1983년 36.3%로 증대했으나 1999년에는 21.7%로 감소했다. 500명 이상 공장의 생산액비율도 1960년 17.6%에서 1985년 55.2%로 증가한 후 1999년에는 45.2%로 감소했다. 이렇듯 대규모 사업장이 감소한 것은 1997년에 닥친 외환위기로 일부 대기업이 파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소 감소했어도 다른 나라에 비해 대규모사업장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한편 30대 대규모기업집단의 매출액을 보면 1994년에 전체 매출액의 37.8%를 차지해1981년의 32.2%보다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상위 5대 대기업은 30대 대기업 매출액의 66%를 차지해 대규모기업집단 내에서도 경제력 집중이 더 심화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30대 기업에 속한 많은 회사가 파산하거나 규모가 줄어들어 경제력 집중 현상은 다소 완화되었으나 상위 4대 대기업으로 집중은 더 심화되었다.

이처럼 대기업은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은 전자·자동차·조선업·건설업 등에서 중소기업을 광범하게 지배하고 있다.

전체 제조업에서 하청업체의 비율은 1970년 이후 빠른 증가를 보여 1984년에는 전 업체의 41.7%, 2000년에는 43.5%로 차츰 높아졌다. 특히 금속제품·운수장비의 경우 1984년 50%, 2000년 51%로 절반 이상이 하청을 받아 납품만 하는 업체이다. 하청기업들은 상품의 판매 여부가 대기업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대기업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공업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주도 하에 성장해왔으며, 수도권과 영남지역에 편중되어 발전해왔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공업지역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왜냐하면 토지가격이 급상승함에 따라 공장부지의 확보가 기존의 공업지역에서는 어려워졌고, 지가상승으로 인해 노동력의 재생산비용이 증가했으며 교통과 통신시설이 발전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