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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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지향적인 의식 혹은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는 여성주의 담론. 하지만 페미니즘을 여성에게만 국한된 담론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페미니즘은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세계관과 다른 새로운 세계관과 성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은 이미 20세기 초 여성 참정권 운동에서 시작되었지만 여성 운동이 좀 더 본격화된 것은 1960년대 정치적 변혁 운동의 과정에서였다. 1960년대 급진적인 변혁 운동은 여성의 성 해방 운동을 낳았고, 여기서 페미니즘은 자본주의 또는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제로 인해 억압받고 있는 여성을 해방시키고자 하는 정치적 실천과 담론의 집합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페미니즘은 계급적인 문제를 성차 문제로 바꿔 놓았고 사회적 불평등의 기원에 대한 다양한 탐구를 통해 '여성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뿐만 아니라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는 여성의 정치적 해방 운동을 양산했다.

1960년대 발전한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남성 지배 메커니즘을 가부장제라는 이데올로기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고 남성이 여성에 비하여 특권을 누리는 성별에 기초한 권력 체계인 가부장제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에서의 페미니즘은 영화 이미지의 재현에서 여성이 어떻게 남성 중심적인 시선(관음증)의 대상이 되고 있나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이 영화에서 어떻게 재현되었는가를 문제 삼았고, 로라 멀비(Laura Mulvey)와 같은 여성학자는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라는 논문에서 영화적 장치가 남자 주인공과의 동일화를 통해 여성을 보기의 대상, 즉 수동적인 관객으로 만들고 있음을 지적했다. 많은 여성학자들은 멜로드라마, 서부극, 필름 누아르, 공포 영화의 텍스트를 분석하면서 내러티브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관계를 해명했다.

페미니즘 논의는 1970년대 후반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의 기호학적 정신분석 비평에 힘입어 점차 세련돼졌고 샹탈 아케르만(Chantal Akerman), 이본느 래네(Yvonne Rainer), 아녜스 바르다(Agnés Varda) 등이 만든 여성 영화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적인 페미니즘 논의는 계급과 여성 간의 권력 관계, 여성 주체의 문제에 대한 명증한 해답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권력 개념과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담론과 실천이 페미니즘 논의에 개입됐지만 여전히 다양한 여성들의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경험과 관련한 문제들이 논란이 되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흑인 여성, 아시아 여성 등과 같은 소수 집단의 여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