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렌저, 피부 타입에 맞는 세정력이 중요하다

클렌저, 피부 타입에 맞는 세정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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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붉어져 있고, 건드리면 아플 만큼 피부가 안 좋은 사람을 병원에 데려가서 피부 측정을 해본 적이 있다. 수분이 극히 적고, 피부 결이 거칠며 손상돼 있었다. 피부를 보호하고 보습하는 막이 사라져서, 피지만 겨우 분비되는 상태였다. 각질도 엄청나게 일어나 있었는데, 건조하고 손상된 피부가 켜켜이 일어난 것이었다. 평소 그 사람은 지성 피부용 스크럽이 든 폼 클렌저로 박박 문질러 씻는데, 피지와 각질이 많으니 더 세게 문질러야겠다고 말하며 돌아갔다.

남자인 그가 쓰는 폼 클렌저의 세정력을 측정해보니 슈퍼마켓 비누보다도 강했다. 건조하고 손상된 피부를 그런 폼 클렌저로 계속 씻는다는 건 이미 너덜거리는 행주를 가루세제로 박박 문질러 빠는 것과 같다. ‘나는 아니겠지….’ 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여자 중에도 이런 사람이 굉장히 많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화장품업계 탓도 있다. 흔히 ‘프랑스 약국 화장품’이라고 하는 브랜드들은 거의 다 건성, 민감성, 지성 등 피부 타입별로 같은 종류 제품이 있고, 자기에게 안 맞는 제품을 사려고 하면 약사가 ‘그거 말고 다른 라인 사라.’고 지적까지 해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어떤 피부에나 다 좋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설명해놓은 경우가 많고, 화장을 지우는 용도와 맨얼굴 세안용이 구별돼 있지 않다(일본은 대부분 되어 있다). 또 사용량도 지성이나 건성이나, 화장을 했거나 안 했거나, ‘2cm 정도’로 획일화되어 있다. 하지만 ‘맨얼굴과 건성 피부는 세정력이 약한 것으로 조금, 화장한 얼굴이나 지성 피부는 세정력이 강한 것으로 많이’와 같이 선택이 달라야 한다.

소비자들도 뽀드득한 마무리를 선호하는 사람, 무조건 거품이 많아야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뽀드득’은 피지와 보습막을 거의 다 제거했을 때, 피부가 알칼리성으로 바뀌었을 때, 클렌저 성분과 물속의 광물질이 만나 비누 때가 생겼을 때 나는 느낌이다. 피지가 넘쳐나고 건조 문제가 없는 피부가 아니면 별로 좋은 상황이 아니다. 또 세정력이 약하고 순한 클렌저는 거품이 잘 안 나는 경우가 많은데, 소비자 불만 때문에 중간에 거품이 잘 나는 성분을 넣어 ‘리뉴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건조하고 연약한 피부에는 안 좋은 리뉴얼이다.

반면 ‘왕 지성’ 피부가 세안을 게을리 하거나 너무 세정력이 약한 클렌저, 기름기가 든 클렌저를 쓰면 화장 막과 피지 및 각질이 다 안 씻겨 여드름이 나기도 한다. 세정력이 적당한 것을 선택하면 세안 후 바로 보들보들하지 않더라도 곧 촉촉한 상태가 된다. 자기에게 딱 맞는 세정력을 찾는 것이 피부관리의 출발이다.

현재 쓰는 클렌저 간단 테스트
• 세안 후 쫙 땅기며 그로 인해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고 20분 정도가 지나도 계속 땅긴다. ➔ 건성 피부용 제품으로 바꾼다.
• 당장은 잘 씻긴 듯해도 세안 후 20분 정도가 지나니 온 얼굴에 기름이 넘쳐나고 없던 뾰루지가 생겼다. ➔ 지성 피부용 제품으로 바꾼다.
• 여드름, 상처, 점막에 클렌저가 닿으면 쓰라리다. ➔ 약산성 제품으로 바꾼다.
• 세안 후에도 답답하고 가끔 때처럼 뭐가 밀려나온다. ➔ 비누 성분이 없는 폼 클렌저로 바꾼다.
• 세안 직후 얼굴에 빨갛게 뭐가 돋는다. ➔ 향 성분, 합성 방부제, 각질 제거 성분이 없는 민감성 피부용 제품으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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