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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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Financial)과 정보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터넷·모바일 공간에서 결제·송금·이체, 인터넷 전문 은행, 크라우드 펀딩, 디지털 화폐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뜻한다. 사실 핀테크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 임일섭은 "핀테크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등을 통칭하는데, 사실 금융에서 정보통신기술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정보통신기술 덕분에 온라인 시스템의 구축과 더불어 은행 지점 간의 자유로운 실시간 입출금 거래가 가능해졌으며, 거리 곳곳의 현금자동출납기 역시 정보통신기술 발전의 산물이다. 증권사 지점을 통하지 않고 온라인상으로 자유롭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홈트레이딩 시스템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의 핀테크가 굳이 과거와 다른 점을 찾자면, 예전에는 금융 회사들이 필요에 따라 정보통신기술을 주도적으로 채택해 활용해온 반면, 최근에는 비금융 분야의 정보통신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금융 관련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핀테크는 스마트폰, 인터넷을 통해 간편하게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전 세계에 금융 혁명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베스트셀러 『머니 볼』의 저자 마이클 루이스는 2014년 11월 "금융 회사들은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지만 이미 사형을 기다리는 상태"라면서 "그동안 자금을 투자하려는 사람과 빌리려는 사람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해왔는데, 인터넷과 테크놀로지가 월스트리트가 독점했던 이런 비즈니스를 파괴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핀테크가 금융업에 파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되면서 전 세계 주요 IT 업체들은 금융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경쟁적으로 핀테크에 뛰어들고 있다. 애플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출시했으며, 구글, 아마존 등도 핀테크 시장에 진출했다. 글로벌 핀테크 업체의 한국 공략도 시작되었다. 중국의 1, 2위 전자 결제 회사인 알리페이와 텐페이가 국내 영업을 시작했으며, 대만의 최대 온·오프라인 전자 결제 업체인 개시플러스(Gash+)와 싱가포르의 전자 결제 회사인 유페이도 한국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는데, 글로벌 핀테크 업체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하면 연간 15조 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 핀테크 업체에 맞서 한국의 IT 업체들도 핀테크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온라인 메신저 업체인 카카오가 제공하는 카카오페이(결제), 뱅크월렛카카오(송금), 결제·송금이 모두 가능한 서비스인 네이버의 '라인페이' 등이 그런 경우다. 삼성전자도 2015년 2월 미국 매사추세츠에 위치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해 삼성페이를 내놓았다.

하지만 핀테크가 한국 시장에 맞는 서비스 산업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컨대 임지선은 2015년 2월, 외국에서 핀테크가 활발한 것에 비해 한국은 인터넷 결제조차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니 얼핏 보면 우리가 뒤처져 있다는 조바심을 느낄 수도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핀테크'가 그리 급한 것인지, 핀테크 규제만 풀면 금융 산업이 활성화될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우선 한국은 외국보다 대출받기가 쉽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전화 한 통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외국과 달리 신용카드 발급도 쉽고, 신용카드로 돈을 빌리기도 까다롭지 않습니다. 모바일 뱅킹도 활발합니다. 스마트폰을 통한 금융거래는 수수료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도 '인터넷 뱅킹이 활발하고 수수료도 낮은 상황에서 핀테크가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까'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도 2015년 2월 "해외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발달할 핀테크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잘 서지 않는다. 정부의 육성 의지만 보고 선뜻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국은 해외와 환경이 다른 만큼 핀테크의 성패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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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임일섭, 「핀테크가 금융 산업의 성장을 선도할 수 있을까」, 『한겨레』, 2015년 3월 22일.
  • ・ 임정욱, 「銀行 안 거치고 대출·송금…금융업 뿌리 흔드는 '핀테크 벤처'」, 『조선일보』, 2014년 11월 15일.
  • ・ 안정락, 「대만·싱가포르 '핀테크'도 상륙…모바일 결제 '한국은 없다'」, 『한국경제』, 2014년 12월 10일.
  • ・ 임지선, 「'핀테크'가 뭔가요」, 『경향신문』, 2015년 2월 8일.
  • ・ 방준호, 「'핀테크' 말은 무성한데…알맹이는 '글쎄'」, 『한겨레』, 2015년 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