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현상

녹조현상

다른 표기 언어 water-bloom , 綠潮

요약 녹조(綠潮) 현상은 남조류의 대량 증식으로 물색이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질소, 인 등 무기 영양염류의 농도가 높아진 호수나 늪, 유속이 느린 하천에 일조량이 늘어나고 수온이 올라가면 남조류가 활발한 광합성으로 대량 증식해 수면에 밀집되면서 나타난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이후 느려진 유속으로 인해 매년 여름 낙동강과 금강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목차

접기
  1. 녹조현상
  2. 녹조 현상의 원인
  3. 녹조현상의 독성
  4. 15년 만의 한강 조류경보
  5. 큰빗이끼벌레
  6. 펄스형 방류

녹조현상

녹조 현상
녹조 현상

조류(藻類, Algae)는 물 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식물 플랑크톤으로 수생태계 먹이 사슬의 일차 생산자다. 크게 규조류, 녹조류, 남조류, 기타조류 등으로 구분되며 주로 계절별 일사량과 수온에 따라 가장 많은 종(우점종)이 결정된다. 이들 중 우점종이 무엇이냐에 따라 물 색깔이 갈색(규조류), 옅은 녹색(녹조류), 진한 녹색(남조류) 등으로 나타난다.

녹조현상은 이들 조류 중 여름에서 가을까지 우점종을 차지하는 남조류에 의해 하천이나 호수, 늪의 물 색깔이 진한 녹색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남조류라는 이름은 집단 발생시 나타나는 특유의 청록색 때문에 붙여졌다.

녹조현상이라는 말은 바닷물이 붉게 변하는 적조 현상과 비교해 물 색이 녹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언론에 의해 붙여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녹조현상이 녹조류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용어는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2012년에는 남조류가 두텁게 발생한 낙동강을 두고 '녹조라떼' 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녹조 현상의 원인

녹조현상은 수온, 햇빛, 영양염류, 유속 등 4가지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질산염이나 인산염과 같은 무기 영양염류가 물속으로 많이 유입되고,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아 수온이 높아지면 광합성이 활발해져 남조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여기에 물의 흐름이 느려지면 유입된 오염원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는데다 수면의 온도도 올라가 조류가 더욱 빠르게 증식한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과 금강 등에 녹조가 해매다 발생하는 원인으로 보의 건설과 강바닥을 긁어내는 준설로 인해 느려진 유속이 꼽힌다.

환경부는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의 유속이 5배 이상 느려졌으며, 한강과 금강, 영산강도 최대 1.28배까지 유속이 느려졌다고 밝혔다. 낙동강 수계인 안동댐에서 떨어뜨린 물질이 하구언까지(총 334.4㎞) 도달하는 시간은 168.08시간으로 4대강 사업 이전 31.42시간의 5.35배각주1) 다.

국무총리실 소속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2014년 12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보와 준설로 인한 체류시간 증가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증가시키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 기온과 일사량, 영양염류 등 4대강에 녹조가 발생하는 원인 중 "보와 준설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도 "(4대강 사업 이후) 물이 보에 갇혀 있다보니 태양빛을 많이 받아 녹조가 많이 생긴다. 녹조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각주2)

환경부는 4대강사업 이후 하천에서의 조류발생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해 2012년부터 4대강 16개 보를 대상으로 수질예보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3년 낙동강 본류에서 녹조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낙동강의 칠곡보, 강정고령보 및 창녕함안보를 대상으로 하천에 대한 조류경보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녹조현상의 독성

남조류 중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아나배나(Anabaena), 오실라토리아(Oscillatoria), 아파니조메논(Aphanizomenon) 등 4종은 냄새 물질과 독소물질을 배출해 유해남조류로 분류된다.

이중 2014년과 2015년 낙동강 하류 등에서 녹조현상을 일으킨 원인 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에 해를 주는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성하는데 발진이나 구토, 설사, 두통, 고열, 간 종양을 발생시킨다.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폐사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나배나, 아파니조메논은 신경을 마비시키는 독소를 배출한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약간의 비린내 외에는 심한 냄새를 내지 않으나 그외 남조류 들은 곰팡이 냄새나 흙 냄새가 나는 냄새물질 (Geosmin, 2-MIB)를 배출해 수돗물에 악영향을 준다. 남조류는 피부에 닿으면 가려움증과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환경부는 "녹조현상이 발생해도 물 속의 독소는 정수처리 과정에서 충분히 제거되기 때문에 정수 처리된 물에서 독소물질이 검출된 사례는 없다"며 "남조류가 발생해도 독소물질이 항상 배출되는 것은 아니고 서식환경이 나빠졌을 때 등 일부 경우에만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또 냄새물질에 대해서도 "인체에 영향은 없고, 정수처리 과정에서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5년 만의 한강 조류경보

한강에도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해 2015년 6월 30일 서울시는 양화대교부터 행주대교까지 조류 경보를, 잠실대교에서 양화대교 구간에는 조류 주의보를 발령했다. 2000년 조류예보제를 실시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가장 심한 성산대교 근처는 남조류 세포수가 경보 기준의 5배를 넘어서, 조류경보보다 한단계 높은 녹조 대발생에 근접하는 상태로 진단된다.

한강 녹조현상 발생을 두고 서울시는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팔당댐 방류량이 과거에 비해 56%이상 급감한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한강 유량이 감소하고 수온이 올라 남조류가 성장할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등 환경 단체는 "서울시의 하수처리시설들이 도로와 시가지의 오염물과 섞인 빗물을 처리하지 못한 채 방류한 결과"라며 난지·서남물재생센터에 초기 우수처리 시설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강 하류 김포대교 부근에 설치된 신곡수중보도 한강 녹조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신곡수중보는 총 길이 1km, 높이는 5m가 넘는 일종의 댐으로 1988년 6월 생활용수 확보와 한강 수위조절, 북한 반잠수정 침투 방지 등을 이유로 설치됐다. 서울환경연합은 보에 한강의 흐름이 막혀 남조류가 침전되면서 녹조 현상이 퍼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1년 재보궐 선거 당시 '보를 없애 자연적인 물길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서울시는 2013년 신곡수중보 철거를 위한 연구를 의뢰해 대한하천학회로부터 "신곡보를 철거하면 한강 수질과 주변 경관이 개선된다"는 보고서를 받기도 했으나, 국토교통부는 신곡수중보 철거 계획이 없는 상태다.

큰빗이끼벌레

큰빗이끼벌레
큰빗이끼벌레

4대강 사업 이후 녹조 현상과 함께 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나타나 환경문제로 대두됐다. 큰빗이끼벌레는 1mm짜리 벌레 수천 개가 몸에서 나온 점액질로 뭉쳐저 물 속에 있는 돌과 수초에 붙어 사는 외래 태형동물이다.

보통 흐물흐물한 갈색 반투명 덩어리로 공 모양이나 두툼한 원반 모양이 된다. 큰빗이끼벌레는 조류와 박테리아, 기타 유기물을 먹고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궁창 냄새와 같은 심한 악취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원산지는 북미 지역으로 전세계에 약 5000여 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인공호수나 저수지 등 물이 흐르지 않는 정체된 곳에서만 발견돼 호수지표종으로 분류돼 왔다. 낙동강과 같이 물이 흐르는 곳에서는 발견된 기록이 없었으나 2014년 여름 낙동강, 한강, 영산강, 금강 등 4대강 전역에서 나타났다. 환경부는 "가뭄과 이들 강의 유속이 느려진 것이 원인"으로 꼽았다.

섭씨 16도 이하가 되면 휴지아를 방출하고 자연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2014년 늦가을까지도 번성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집단 폐사할 경우 용존산소를 대거 소모시키고 암모니아 농도를 증가시켜 수중 동식물 서식환경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충남도 큰빗이끼벌레 민관 공동조사단'은 2014년 11월 "큰빗이끼벌레가 분해되면서 물속의 산소 농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수생 동식물에 영향을 주는 유해성분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실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한달 뒤 "실험 결과, 유해성과 독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펄스형 방류

펄스형 방류는 인위적·반복적 방법으로 하천의 유량과 유속을 증대시켜 하천의 상 하층을 혼합해 성층을 파괴함으로써 남조류의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호주에서 녹조 저감을 위해 제시된 기법으로 부산국토관리청은 녹조현상을 줄이기 위해 2015년 6월 16일 낙동강 중ㆍ하류 4개 보를 일시에 열어 500만㎥의 물을 한꺼번에 흘려 보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낙동강홍수통제소,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닷새 이상 계속해서 비가 오지 않으면서 남조류가 물 1㎖당 1000개체 이상 발생하거나, 표층 수온이 25℃ 이상이면서 저층의 용존산소량이 물 1ℓ당 2㎎ 이하가 되는 성층현상이 나타나면 9월까지 매주 1차례 ‘펄스형 방류’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펄스형 방류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아무리 표층의 물을 하류로 흘러보낸다 하더라도 다시 수문만 닫으면 즉시 녹조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수문을 완전히 그리고 상시적으로 개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고문헌

  • ・ 4대강사업 조사평가보고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 국무총리실 보도자료, 2014.12.23
    http://www.pmo.go.kr/pmo/news/news01.jsp?mode=view&article_no=47310
  • ・ 2014년 조류의 발생과 대응 연차보고서, 환경부, 2015.3
    http://library.nier.go.kr/search/DetailView.ax?sid=1&cid=5586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