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와 와인

치즈와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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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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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짜렐라 치즈(Mozzarella) / 크림 치즈(Cream)
  2. 브리 치즈(Brie) / 까망베르 치즈(Camembert)
  3. 염소 치즈(Goat)
  4. 고다 치즈(Gauda) / 에담 치즈(Edam)
  5. 체다 치즈(Cheddar)
  6. 에멘탈 치즈(Emmenthal)
  7. 그뤼예르 치즈(Gruyere)
  8. 파마산 치즈(Parmasan)
  9. 블루 치즈류
  10. 간단한 와인 안주

같은 발효식품인 와인과 치즈는 초등학교 동창 같은 친구입니다. 치즈에는 우유의 영양분이 1/10로 농축되어 있으며, 치즈에 들어 있는 필수 아미노산이 간장의 활동을 도와 알코올 분해 촉진 효과까지 있으니 탁월한 궁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생치즈를 제외한 모든 치즈와 와인은 종류와 상관없이 두루두루 잘 어울립니다.

대신 치즈와 와인을 매칭하는 기본적인 원칙은 있습니다. 오래 숙성되고 단단한 하드 치즈일수록 바디와 구조감이 좋은 와인과 잘 어울리고, 짧게 숙성된 부드러운 치즈일수록 가벼운 느낌의 와인이 좋습니다.

대신 치즈의 색깔이 희고 신선한 치즈에 과일 향이 풍부한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양쪽의 맛을 잘 살려주는 좋은 매칭이 될 수 있습니다. 가볍고 크리미한 치즈에는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이 좋지만, 부드러운 질감이 기름기가 많은 치즈에는 역시 오일리한 질감의 와인이 좋습니다.

그리고 새콤한 느낌의 와인에는 역시 산도가 좀 있는 화이트 와인이, 짭짤한 치즈에는 달콤한 와인이 대체로 잘 어울립니다.

부르고뉴의 미쉐린가이드 쓰리스타 레스토랑의 치즈 메뉴들
부르고뉴의 미쉐린가이드 쓰리스타 레스토랑의 치즈 메뉴들

모짜렐라 치즈(Mozzarella) / 크림 치즈(Cream)

샐러드나 피자용 치즈로 많이 쓰이는 이탈리아의 모짜렐라 치즈는 신선한 우유 맛이 살아 있는 순하고 부드러운 프레시 치즈로, 고무줄처럼 늘어지고 쫄깃한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에 두루 잘 매칭되는데, 특히 가볍고 상큼한 드라이 화이트 와인과 가장 잘 어울립니다. 치즈의 맛 자체가 가볍고 부드럽기 때문에 강한 향을 가진 와인과는 잘 맞지 않습니다.

크림 치즈도 모짜렐라 치즈와 와인 매칭이 비슷합니다.

모짜렐라 치즈
모짜렐라 치즈

브리 치즈(Brie) / 까망베르 치즈(Camembert)

나폴레옹 3세가 무척이나 즐겼다는 까망베르 치즈는 브리 치즈와 함께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프트(연성) 치즈입니다. 까망베르는 3주, 브리 치즈는 6주 정도 숙성을 시키는데, 둘 다 흰 곰팡이 피막으로 덮여 있고 속은 크림처럼 부드럽고 버섯스프 향이 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까망베르는 레드 와인과 더 어울리고, 브리 치즈는 화이트 와인과 더 어울린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런 구분 자체가 맞지 않다고 봅니다.

흰 곰팡이 치즈들은 모두 Pinot Noir(삐노 누아) 품종 레드 와인과 찰떡궁합이지만, Merlot(메를로)나 Gremache(그르나슈)가 주품종인 미디엄바디 레드 와인들과도 두루 잘 어울립니다. Chardonnay(샤르도네) 품종 등으로 만든 상큼한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도 좋습니다. 저는 〈보졸레 누보〉 와인에 까망베르 치즈를 곁들이는 것을 참 즐깁니다.

브리 치즈
브리 치즈

염소 치즈(Goat)

적당히 상큼한 산도가 있는 화이트 와인들이 치즈 자체의 새콤함에 잘 어울립니다. 오크통이 아닌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시킨 Chardonnay(샤르도네) 품종 와인이나 원래 염소젖 치즈로도 유명한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Sauvignon Blanc(쏘비뇽 블랑) 품종 와인, 부르고뉴 지방의 Aligoté(알리고떼) 품종 화이트 와인 등을 추천할 만합니다. 산양젖 치즈도 있는데, 이 치즈는 레드 와인과 함께 먹으면 비린내가 느껴지므로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고트(염소) 치즈
고트(염소) 치즈

고다 치즈(Gauda) / 에담 치즈(Edam)

네덜란드의 대표 치즈인 고다 치즈와 에담 치즈는 모두 경질에 가까운 중질 치즈인데, 빨간색 왁스코팅에 쌓여있는 에담 치즈가 좀 더 단단한 편입니다. 부드럽고 온화한 풍미의 고다 치즈와 호두향과 짠맛이 살짝 더 느껴지는 에담 치즈는 둘 다 대부분의 와인들과 다 잘 어울립니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오래 숙성시키지 않은 Pinot Noir(삐노 누아)나 Merlot(메를로) 품종 레드 와인과 잘 매칭되며,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Sancerre(쌍세르)〉〈Pouilly-Fumé(뿌이 퓌메)〉 와인처럼 숙성기간이 길고 산도가 강한 Sauvignon Blanc 품종 화이트 와인과도 잘 맞습니다.

고다 치즈
고다 치즈

체다 치즈(Cheddar)

얇게 썰어서 샌드위치나 나초요리 등을 만들 때 많이 사용되는, 영국의 체다 마을이 원산지인 연질 치즈입니다. 체다 치즈는 〈Châteauneuf-du-Pape(샤또뇌프 뒤 빠프)〉 와인이나 Merlot(메를로) 품종 와인 같은 미디엄바디 레드 와인과 친한 편입니다. 또 숙성기간이 길거나 오크 풍미가 있는 화이트 와인과 같이 먹어도 좋습니다.

체다 치즈
체다 치즈

에멘탈 치즈(Emmenthal)

스위스 알프스 지방의 Emmenthal(에멘탈/에멍딸) 치즈는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서 자주 보던 구멍(Cheese Eye)이 뽕뽕 뚫린 치즈로 부드럽고 단맛이 나며 향이 강합니다. 론 지방 레드 와인처럼 과일 향이 풍부한 부드러운 레드 와인이나 Chardonnay(샤르도네) 품종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립니다.

‘스위스의 한 조각’이라고 표현될 만큼 스위스를 대표하는 치즈인 에멘탈 치즈
‘스위스의 한 조각’이라고 표현될 만큼 스위스를 대표하는 치즈인 에멘탈 치즈

그뤼예르 치즈(Gruyere)

그뤼예르 치즈는 에멘탈 치즈와 함께 스위스의 대표적인 치즈로 치즈 퐁듀 요리에 많이 사용됩니다. 질감이 단단한 편이고 에멘탈 치즈보다 더 짙은 노란색을 띠는데, 진한 크림과 견과류 맛이 납니다. 에멘탈 치즈처럼 과일 향이 풍부한 레드 와인과도 잘 어울리지만 Gewürztraminer(게뷔르츠트라미너) 품종 와인처럼 향이 뛰어난 화이트 와인과도 잘 맞습니다.

모듬치즈
모듬치즈

파마산 치즈(Parmasan)

꽁떼, 에멘탈 치즈와 함께 대표적인 하드 치즈로 꿀을 살짝 발라 먹으면 더욱 맛있는 파마산 치즈는 미디엄바디 이상의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블루 치즈류

로크포르(Roquefort), 고르곤졸라(Gorgonzola), 스틸턴(Stilton) 등 오랜 숙성을 거쳐 푸른곰팡이의 ‘꼬리~’한 짠맛이 강해진 블루 치즈 종류들은 기본적으로는 풀바디 레드 와인과 잘 매칭되지만 프랑스의 〈Sauternes(쏘떼른)〉 와인이나 독일의 〈TBA(트로켄베렌아우슬레제)〉 와인 같은 디저트용 스위트 화이트 와인과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블루 치즈의 짠맛이 디저트 와인의 단맛을 더욱 맛있게 살려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이스와인과도 좋은 파트너가 됩니다.

블루 치즈류
로크포르는 피레네 산맥에서 나는 블루 치즈의 일종으로 프랑스의 〈Sauternes(쏘떼른)〉 와인과 어울리며,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블루 치즈인 고르곤졸라는 〈Vin Santo(빈 싼또)〉 같은 이탈리아 스위트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린다. 스틸턴 치즈는 포트 와인과 스위트한 쉐리 와인을 마실 때 곁들이면 좋다.

간단한 와인 안주

치즈가 없다면, 너무 달거나 짜지 않은 과자류 혹은 신맛이 강하지 않은 과일도 아쉬운 대로 괜찮습니다. 하지만 맥주 안주로 먹는 오징어, 멸치, 김, 땅콩, 호두 등은 와인 안주로는 적당치 않습니다.

간단한 치즈와 와인 매치 한 가지를 소개하면, 담백한 크래커(참크래커)에 얇게 썬 고다 치즈를 깔고 그 위에 역시 얇게 썬 상큼한 파란 사과를 얹어서 뉴질랜드 Sauvignon Blanc(쏘비뇽 블랑) 와인과 함께 먹는 것입니다. 일종의 까나페(Canape) 안주인데, 이렇게 작게 자른 식빵이나 바게뜨, 플레인 크래커에 버터를 얇게 바르고 그 위에 치즈, 과일, 달걀, 햄, 육류 등을 얹는 서양의 전채요리를 까나페(Canape)라고 합니다.

까나페
까나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