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미국 서부 문화의 아이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요약 테이블
위치 151Third Street between Mission과 Howard Streets 사이, San Francisco, California 94103 USA
휴관일 매주 수요일
이용 시간 월 · 화요일(11:00~17:45) / 목요일(11:00~20:45) / 금~일요일(11:00~17:45)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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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국 동부에 MoMA가 있다면, 서부엔 SFMoMA가 있다
  2.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문화 공간
  3. 마티스부터 뒤샹까지, 현대미술의 거장들을 만나다
  4. 샌프란시스코의 자존심, 리처드 디벤콘
  5. 시민들의 문화예술 사랑방

미국 동부에 MoMA가 있다면, 서부엔 SFMoMA가 있다

〈소살리토〉, 〈더 록〉, 〈퍼시픽 하이츠〉.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점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뉴욕만큼이나 영화의 배경이 된 도시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풍광과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배어나는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하다. 안개가 반쯤 걸린 금문교와 가파른 언덕길을 힘차게 오르는 케이블카는 미국인들이 가슴 한 켠에 품고 있는 로망이다. 100여 년 전 지진으로 폐허가 되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제 과거의 아픔을 찾아보기 어렵다. LA와 더불어 미 서부를 대표하는 ‘거대한 메트로폴리스’로 성장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큰 도시는 아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면적이나 인구수 면에서 LA, 샌디에이고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럼에도 미국인들에게 이들 도시 중 어디에 살고 싶은지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샌프란시스코!”라고 대답한다. 그곳에는 젊음과 자유, 낭만이 넘쳐흐르기 때문이다. 1960년대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팝송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는 바로 샌프란시스코를 감돌고 있는 사랑과 낭만, 젊음을 노래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베이 브리지와 도심 야경
샌프란시스코의 베이 브리지와 도심 야경

오늘날은 도시 전체에 예술의 향기까지 더해져 샌프란시스코다운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흔히 미국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 하면 뉴욕, 워싱턴, 보스턴 등 동부 지역을 떠올리지만 이젠 달라졌다. 동부 지역의 미술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개성을 갖춘 수준 높은 미술관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SFMoMA)은 대표 주자다. 미 동부에 MoMa(뉴욕 현대미술관)가 있다면 서부엔 SFMoMA가 있다고 할 정도로 현대미술의 생생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근래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샌프란시스코의 마스코트인 금문교를 능가하는 가장 가보고 싶은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전경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전경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문화 공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자부심이 대단한 미술관이다. 1935년 미 서부에 건립된 최초의 현대미술관이라는 점 때문이다. 동부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해 뉴욕 현대미술관, 보스턴 미술관 등 유명한 미술관들이 널렸지만 서부는 미술관다운 미술관이 없었다. 이 같은 척박한 환경에 현대미술관으로 문을 열었으니 어찌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겠는가. 개관과 동시에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가장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데 앞장섰다.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거장들부터 촉망받는 젊은 작가, 무명이지만 가능성이 무한한 아웃사이더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미술관이 그런 것처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역시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5층 천장에 뚫려 있는 직경 38미터의 원형 채광창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1층 로비까지 쏟아져 그 어떤 인공 조명도 흉내낼 수 없는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지만 개관 당시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모습은 지금과는 딴판이었다. 미국 서부 지역에 현대미술을 소개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로 출발했지만 샌프란시스코 시빅센터의 참전 회관에 둥지를 틀어야 했다. 개관 이후 약 2년 동안 모두 146회의 전시회가 열렸는데, 대부분 뉴욕 현대미술관과의 교류 전시회였다. 말하자면 홀로서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1985년 마침내 7년간의 공사를 거쳐 거대한 조각작품을 연상케 하는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개관과 동시에 샌프란시스코의 도시 경관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샌프란시스코 중심가 미션 스트리트(Mission Street)와 하워드 스트리트(Howard Street)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미술관은 5층 건물로 실린더가 반쯤 잘린 듯한 원형이 중앙에 솟아 있다. 여기에 마리오 보타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줄무늬와 붉은 벽돌이 한데 어우러져 세련된 외관을 뽐낸다. 마치 전함의 포탑을 연상케 하는 원형 구조물은 미술관과 바깥세상을 연결하는 창(窓)이자 눈이다. 빛을 공간 구성의 기본 요소로 활용한 루이스 칸의 영향을 받은 마리오 보타는 미술관 내부 설계에서 자연 채광을 최대한 끌어들였다.

자연 채광을 실내에 끌어들이는 독특한 건축 미학
자연 채광을 실내에 끌어들이는 독특한 건축 미학

붉은 벽돌색의 미술관은 외부에서 보면 창문이 전혀 없는 폐쇄된 공간이지만, 이 포탑을 건물 한가운데 배치시킴으로써 자연 채광을 실내에 끌어들이는 독특한 건축 미학을 연출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개관은 인근의 남부 지역을 역동적인 문화 지구로 변신시키는 구심체가 됐다. 미술관 개관 이후 예르나 부에나 미술센터, 아프리칸 디아스포라 미술관, 현대 유대 미술관, 공예 · 민속 미술관, 만화 미술관 등이 들어서면서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문화 명소로 탈바꿈 한 것이다.

마티스부터 뒤샹까지, 현대미술의 거장들을 만나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데는 1935년 큐레이터이자 관장인 그레이스 L. 맥칸 몰리(Grace L. McCann Morley)의 힘이 컸다. 몰리의 뒤를 이어 조지 D. 컬러(George D. Culler)와 제럴드 노들랜드(Gerald Nordland)가 연이어 관장을 맡았다. 개관 50주년을 맞은 1985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헨리 T. 홉킨스(Henry T. Hopkins)의 리더십에 힘입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1975년부터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현대(Modern)’라는 타이틀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는 미 서부에 현대미술을 전파하려는 미술관의 설립 취지를 분명하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1987년부터 1997년은 미술관의 본격적인 도약기였다. 존 R. 레인(John R. Lane) 관장은 미술관의 직제를 회화와 조각, 건축과 디자인, 미디어아트 등으로 새로 개편하였다. 또한 역할의 중요성이 커진 교육부서 학예사의 위상을 강화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굵직한 기획전을 개최해 서부 제1의 미술관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특히 1995년 1월 마리오 보타의 설계로 세운 현대식 건물은 침체됐던 사우스 마켓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1998년 6월부터 2008년 8월까지 미술관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A. 로스(David A. Ross)는 미니멀 아티스트 엘스워스 켈리의 독창적인 작품 22점을 비롯해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작품 14점, 르네 마그리트의 〈개인의 가치〉, 피에트 몬드리안의 〈노랑, 빨강, 파랑의 구성〉과 〈뉴욕 시티2〉 등 말년에 제작한 작품 2점을 구입했다. 또한 독일 출신의 신표현주의 작가 안젤름 키퍼의 〈멜랑콜리아〉, 너무나 유명한 마르셀 뒤샹의 〈샘〉 등 화제의 작품들을 잇달아 소장하는 데 공헌했다.

르네 마그리트 〈개인의 가치〉
르네 마그리트 〈개인의 가치〉
마르셀 뒤샹 〈샘〉
마르셀 뒤샹 〈샘〉

2002년 로스의 후임으로 관장에 취임한 닐 베네즈라(Neal Benezra)는 마르크 샤갈전(2003년 10월)을 기획해 관람객 11만 5천여 명을 동원했다. 미술관 역사상 단일 전시회로는 가장 많은 관람객을 유치했다. 2004년에는 한 해동안 미술관 회원(멤버십)을 전년에 비해 무려 36퍼센트가 증가한 80만 명을 유치해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미국의 현대미술관 멤버십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뉴욕 현대미술관도 해내지 못한 대단한 성과이다.

무엇보다 미술관은 앙리 마티스부터 앤디 워홀까지 20세기 거장들의 회화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비토 아콘치의 설치미술까지 약 2만 6천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미술관은 크게 회화 · 조각관, 사진관, 건축 · 디자인관, 미디어아트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회화 · 조각관에는 야수파와 입체파부터 팝아트, 추상표현주의, 그리고 21세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약 7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팝아티스트 로버트 라우센버그, 추상표현주의 작가 클리포드 스틸, 미니멀 아티스트 엘스워스 켈리, 솔 르윗, 프랭크 스텔라, 도리스 살세도, 필립 거스통 등의 풍성한 컬렉션이 돋보인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볼티모어 미술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마티스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특히 20세기 야수파의 서막을 알린 전설적인 작품 〈모자를 쓴 여인〉은 마티스 컬렉션의 핵심이자 미술관의 보물이다. 〈모자를 쓴 여인〉은 1905년 살롱 도톤느에 처음 전시되어 새로운 미술사조인 야수파(Fauvism) 용어를 등장시키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불어로 ‘야수’를 뜻하는 ‘fauve’는 당시 평론가들이 붙였다. 강한 붓질과 과감한 색상 그리고 고도의 간략화와 추상화를 특징으로 하는 작가들을 일컫는 대명사가 됐다.

앙리 마티스 〈모자를 쓴 여인〉
앙리 마티스 〈모자를 쓴 여인〉

이 작품은 절제된 붓질을 보여주던 초기 작업과는 달리 개인의 주관적인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한 마티스의 변화된 기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부자연스러운 색상과 거친 붓질, 마치 스케치 단계에 머문 듯한 정교하지 못한 화면은 당시 애호가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작품의 모델인 아멜리는 마티스의 부인이다. 그녀는 긴 장갑을 끼고 부채와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모자를 쓴 채 우아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녀의 생동감 넘치는 의상은 누가 보더라도 과하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마티스는 모델로 앉아 있는 아내의 의상이 어떤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물론 검정색이지” 하고 단순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한껏 성장한 부인의 옷차림에 대해 그처럼 생뚱맞게 대답한 걸 보면 초상화가 ‘칙칙하게’ 그려진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마티스의 부인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불같이 화를 냈다. 한껏 멋을 낸 화사한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녹색으로 거칠게 그려졌으니 속상한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당시 파리에 거주하고 있던 샌프란시스코 출신 형제 기업인 스타인 가족(미카엘, 사라, 레오, 거투르드)은 살롱 도톤느가 폐막되자 마티스의 이 작품을 구입해 캘리포니아로 가져왔다. 비록 동생 레오가 “내가 지금까지 본 그림 중 가장 역겹다”고 비난했지만, 스타인은 작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마티스의 지속적인 후원자가 되기로 약속했다.

사라와 미카엘 스타인은 마티스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구입했다. 하지만 그의 자식들이 경마로 재산을 탕진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소중하게 간직해오던 마티스 수집품을 리바이스 청바지 사장인 월터 하스가에 넘겼다. 1990년대 월터 하스가의 아내 엘리스 하스는 37점의 회화와 조각, 판화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 기증했는데, 이 가운데 마티스의 기념비적인 작품 〈모자를 쓴 여인〉이 들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자존심, 리처드 디벤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전후의 미국 미술가들을 세계적인 작가로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추상표현주의자인 클리포드 스틸,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로버트 마더웰이 첫 개인전을 연 곳도 바로 이곳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지역 작가들에게 많은 애정을 쏟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나 구겐하임 미술관과 달리 샌프란시스코 출신 예술가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작가가 리처드 디벤콘이다.

리처드 디벤콘의 대표작인 〈오션파크 #54〉는 1967년부터 약 20년 동안 매달려온 연작 가운데 하나로 ‘컬러필드 페인팅(color field painting, 색면회화)’의 진수를 보여 준다. 작품 명제인 ‘오션파크’는 산타모니카에 위치한 지역으로 1966년 리처드 디벤콘이 작업실을 오픈했던 곳이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흐린 하늘이 부드러우면서 투명한 컬러로 표현된 게 특징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햇빛과 그 지역 색깔의 힘이 작품 속에 잘 융화되어 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이 디벤콘을 적극 밀어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리처드 디벤콘 〈오션 파크 #54〉
리처드 디벤콘 〈오션 파크 #54〉

이들 외에도 프리다 칼로의 〈프리다와 디에고 리베라〉, 마르셀 뒤샹의 〈샘〉, 앤디 워홀의 〈붉은 리즈 테일러〉, 르네 마그리트의 〈개인의 가치〉, 제프 쿤스의 〈마이클 잭슨과 버블〉 등도 만날 수 있다.

앤디 워홀 〈붉은 리즈 테일러〉
앤디 워홀 〈붉은 리즈 테일러〉
프리다 칼로 〈프리다와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 칼로 〈프리다와 디에고 리베라〉
제프 쿤스 〈마이클 잭슨과 버블〉
제프 쿤스 〈마이클 잭슨과 버블〉

사진관은 스티글리츠, 애덤스, 웨스턴, 이글스턴 등 미국 작가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건축 · 디자인관은 건축, 가구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등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작품을 아우르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찰스 & 레이 임스 부부의 스튜디오를 비롯해 일본 디자이너 사이로 구라마타, 레비우스 우스, 버너드, 메이벡, 윌리엄 워스터, 제니퍼 멀러, 존 딕슨 등 건축 · 디자인계의 거장들을 만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1970년대 이후 미디어아트의 전시와 작품 수집 등에 앞장서 왔다. 1987년 미국에서는 가장 먼저 미디어아트 부서를 신설할 정도로 이 분야에 큰 관심을 보였다. 비디오, 영화, 슬라이드, 영상, 온라인 작품 등 최첨단 설치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설치예술가 비토 아콘치와 비디오아티스트 다라 번바움, 피터 캠퍼스, 댄 그래험, 게리 힐, 백남준, 스테이나 바줄카, 설치미술가 매튜 바니, 더글러스 고든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수두룩하다. 또한 미디어아트 부서는 뉴욕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 미술관 등과 함께 국제적인 컨소시엄을 맺고 있는 등 미디어아트의 발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시민들의 문화예술 사랑방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가장 큰 특징은 미술품들을 보고 즐기는 대상으로뿐 아니라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로 활용하도록 고안된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는 점이다. 2층에 마련된 관람객 교육센터에는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또한 ‘SFMoMA 하이라이트’, ‘표현주의’ 등의 강연 비디오까지 비치되어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는 관람객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갤러리 곳곳에 설치된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 전시된 모든 미술품에 대한 배경 지식과 작가 정보, 관전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매주 월 · 화 · 토 · 일요일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목요일엔 오후 6시 15분과 7시 15분에 전문가와 함께하는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을 둘러보면서 미국 서부 지역의 미술관들이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뉴욕이나 워싱턴 D.C.의 미술관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서부 지역 미술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부 미술관의 컬렉션은 동부의 유명 미술관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 천혜의 자연 경관과 온화한 날씨, 여기에 세계적 거장들의 컬렉션까지 갖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이 미국의 대표 미술관으로 떠오를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