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성

조해성

[ deliquescence ]

조해성(deliquescence)이란 공기에 노출된 물질이 수증기를 흡수하며 녹아서 수용액을 만드는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가리킨다. 비슷한 개념으로 흡습성(hygroscopicity)이 있는데 흡습성이란 물질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흡수, 흡착을 통해 물 분자를 끌어와 보유하려는 성질을 의미한다. 물을 흡수하는 측면에서 동일하지만, 조해성을 갖는 물질은 물의 흡수로 인해 용해되어 고체(조해성을 갖는 물질들은 표준 상태에서 대체로 고체)에서 용액의 상태로 변하지만, 흡습성을 갖는 물질은 물리적 특성은 변하지만 상태는 그대로 유지되는 차이가 있다.

조해성을 갖는 대표적인 물질로 추운 겨울 눈이 내렸을 때 도로가 얼지 않도록 도로 위에 뿌려주는 염화 칼슘을 비롯하여, 염화 마그네슘, 염화 아연, 염화 철, 카널라이트(carnallite), 탄산 포타슘, 질산 암모늄, 수산화 포타슘, 수산화 소듐 등이 있다.

조해성을 갖는 수산화 소듐의 공기 중 노출된 시간에 따른 형태의 변화(출처: 대한화학회)

목차

실생활에서 조해성 물질의 응용

조해성을 갖는 물질은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제습제로 널리 이용된다. 습도가 높은 여름 장마철에 옷이나 이불 내 곰팡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제습제는 공기 노출을 막기 위한 스티커를 제거하기 전에는 플라스틱 용기 내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스티커 제거 후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용기 내에 액체가 가득 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제습제로 사용된 조해성 물질이 수분을 흡수하여 녹아 용액이 된 것이다.

상업용 제습제가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전에는 옷장 내 좀 발생을 막고 탈취 목적으로 나프탈렌(naphthalene)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나프탈렌은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 간과 신경계에 손상을 주고, 후두암과 대장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해성 물질의 다른 응용으로 앞서 언급한 염화 칼슘의 제설제로서 활용이 있다. 빙판길에 염화 칼슘을 뿌려주면 주위 수분을 흡수하여 녹아 염화 칼슘 수용액을 형성하는데, 이는 발열 과정으로 얼음을 녹이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도로 위 염화 칼슘 수용액은 어는점 내림으로 인해 -52 °C까지 물이 어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식물이나 토양에 덜 무해하여 제설제로 널리 이용된다. 이러한 염화 칼슘은 제설제 용도 이외에도 건조한 날씨에 도로 표면에 액체층을 유지해 도로의 풍화 작용을 방지하는데 사용된다. 즉 고온, 건조한 날씨에서 도로 표면의 염화 칼슘 수용액은 증기압 내림으로 인해 물의 증발을 억제하기 때문에 도로를 코팅한 것처럼 수용액이 덮고 있어 풍화 작용을 막을 수 있다.

산업체 및 연구실에서 조해성 물질의 응용

산업체 및 연구실에서 수행되는 미세 공정이나 실험들 중에서 수증기에 민감한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에 성공적인 공정 및 실험을 수행하려면 수증기를 제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화학 반응이 진행되는 용기 내부의 공기를 제거한 후, 흡습 건조제(drierite)를 통과한 건조된 질소 기체 또는 아르곤 기체를 용기에 채우는 것이다. 하지만 알켄, 알카인 등의 가오존분해(ozonolysis) 반응처럼 반응 용기에 기체가 공급되는 경우, 반응 용기 내부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특별한 장비가 필요한데, 이때 사용되는 장비가 아래의 그림과 같이 염화 칼슘이 채워진 건조관(drying tube)이다. 유리관 내 채워진 염화 칼슘은 조해성을 가지므로 용기 내부의 수증기를 끌어 당겨 용기 내의 수증기를 제거하며, 외부로부터 수증기의 유입 또한 염화 칼슘이 차단하게 된다.

화학 실험에 사용되는 건조관(drying tube)의 구성 (출처: 대한화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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