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핵성

친핵성

[ nucleophilicity ]

친핵성(nucleophilicity)은 어떤 화학종이 일반적으로 전자가 부족한 다른 화학종과 반응할 때 가지는 상대적인 반응성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음이온 상태가 중성일 때 보다 친핵성이 크고, 염기성이 클수록 친핵성이 크다.

목차

정의

친핵성(nucleophilicity)은 어떤 친핵체(nucleophile)가 다른 화학종(흔히 친전자체, electrophile)과 반응할 때 상대적인 반응성을 나타낸다. 여기서 친핵체는 비공유 전자쌍을 가지는 중성 또는 음이온 상태의 전자가 풍부한 화학종이고, 친전자체는 양이온 또는 부분 양전하를 가지는 전자 밀도가 낮은 화학종을 나타낸다.

친핵체의 친핵성은 반응 종류와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이탈기가 결합된 sp3 탄소에서 일어나는 두 분자 친핵성 치환반응(SN2)의 상대적 속도 상수(k)로 비교한다. 친핵성의 정성적 세기는 루이스 염기성과 상관성이 높게 나타난다. 루이스 염기성은 상대적 평형 상수에 의해 측정되고 루이스 염기의 친핵성은 일반적으로 탄소와의 결합 반응의 상대 속도 상수로 측정된다.

친핵성의 세기

물질의 상태, 반응의 종류와 반응 조건, 용매 등 여러 요인에 의하여 달라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분자의 전자 밀도와 편극성(polarizability)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친핵체 원자의 전기음성도, 반응 용매 및 다른 분자와의 상호 작용으로 친핵성이 영향을 받는다.

친핵체 원자의 크기가 커지면 전자들이 원자핵과의 결합력이 약해져서 편극성이 커지며 반응성이 친핵성 반응성이 커진다. 반면에 원자의 크기가 작아지면 최외각 전자의 편극성이 작고 반응성은 감소한다. 그러나 이런 원리는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편극성이 작아도 염기성이 커질 수 있고 특히 반응 용매에 따른 용매화 조건에 따라서 특정 반응에서의 친핵성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두 분자 친핵성 치환반응(SN2 반응)에서 친핵체의 친핵성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음이온 염기는 중성의 짝산보다 훨씬 강한 친핵체이다.

물의 짝염기 하이드록시 음이온(OH-)은 중성의 물과 비교하여 비편재화된 전자 밀도가 높아서 친핵성이 매우 크다. 마찬가지로 아마이드 음이온(NH2-)은 전자 밀도가 높을뿐만 아니라 질소의 전기음성도가 그다지 크지 않아 중성 상태인 암모니아(NH3)보다 훨씬 불안정한 상태이고 이온성 친전자체와의 반응에서 매우 큰 친핵성을 나타난다.

음이온과 짝산의 친핵성 비교(출처: 대한화학회)

크기가 클수록 편극성과 친핵성이 증가한다.

주기율표에서 같은 족에 위치한 원자의 경우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전기음성도가 낮아 음이온 원자의 크기가 커진다. 전자 구름이 원자핵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편극성이 커서 친핵체의 반응성이 증가한다. 한 예로 EtOH과 EtSH의 경우 pKa 값이 각각 15.5, 9.5로 에테인싸이올이 더 강한 산이고 짝염기의 염기성은 에톡사이드(EtO-) 이온이 싸이오에톡사이드(EtS-) 이온보다 크다. 여기서 두 음이온의 크기가 비슷하다면 염기성이 큰 에톡사이드가 친핵성이 클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염기성 반응 조건에서 싸이오에톡사이드 이온의 친핵성이 더 크게 나타난다. 이는 첫 번째로 반응 용매의 용매화 효과와 두 번째는 친핵체의 편극성을 들 수 있다. 양성자성 극성 용매일수록 에톡사이드의 용매화 또는 양성자화가 진행되어 친핵성이 감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두 번째는 두 원자의 크기 차이로(S/O = 1.41) 싸이오 음이온의 편극성이 크게 작용하여 일반적으로 싸이오에톡사이드 이온의 친핵성이 에톡사이드 이온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비슷한 크기의 음이온은 전기음성도가 클수록 친핵성이 크다.

주기율표에서 같은 주기에 위치한 비슷한 크기를 가지는 음이온들의 친핵성은 전기음성도에 따라 원자 주변의 전하 밀도와 안정도가 달라진다. 같은 주기의 C, N, O 그리고 F 원자에서 전기음성도가 가장 큰 플루오린(F) 원자는 전자를 핵 주위로 잘 끌어당겨 전자 구름의 크기는 다른 원소 C,N,O 보다 작아진다. 즉 편극성이 작아지고 상대적으로 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이러한 안정한 상태는 낮은 친핵성, 즉 반응성을 감소시킨다. 안정한 플루오린 음이온의 생성은 산염기의 관점에서 더 안정한 약염기를 생성하는 짝산 HF가 H2O보다 강산임을 잘 설명하게 한다.

비슷한 크기의 원자의 염기성에 따른 친핵성 비교: 괄호안 숫자는 짝산의 pKa 값을 나타낸다(출처: 대한화학회).

반면 전기음성도가 작은 탄소음이온의 경우 전자 구름이 크고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음이온 상태이므로 친핵체로서의 반응성이 커진다. 결론적으로 주기율표에서 같은 주기의 음이온의 경우 전기음성도가 작을수록 불안정한 상태의 강염기가 되고 친핵성이 증가하게 된다.

친핵성과 입체장애 효과

비슷한 염기도를 가지는 친핵체에서 크기가 크면 반응할 때 입체장애 효과로 탄소 뒷면으로 접근하기 어려워 친핵성이 감소한다. 반면 염기도는 입체 장애가 적은 양성자를 제거하기 때문에 입체 효과의 영향이 크지 않다. 이를테면 세 개의 메틸기를 가진 tert-뷰톡사이드 이온(tert-뷰탄올의 pKa = 18)은 에톡사이드 이온(에탄올의 pKa = 16)보다 더 강한 염기임에도 불구하고 반응할 때의 입체 장애 때문에 에톡사이드 이온보다 친핵성이 떨어진다.

입체 장애 효과와 친핵성 비교: 괄호안 숫자는 짝산의 pKa 값을 나타낸다. (출처: 대한화학회)

용매에 따른 친핵성의 효과

전하를 띠지 않은 친핵체들의 친핵성은 용매의 변화에 의해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하지만 음이온 특히 단원자 음이온 친핵체의 친핵성은 용매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양성자성 극성 용매(물, 알코올)에서는 음이온의 경우 용매와의 수소 결합으로 용매화가 잘 된다. 주기율표의 같은 족에서 크기가 작은 음이온의 경우 용매화가 잘 되어 안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크기가 큰 원자는 용매화가 잘 안되어 친핵성이 증가한다.

반대로, 비양자성 극성 용매(아세톤, DMF, DMSO, HMPA)에서는 음이온 대신 양이온이 용매화가 잘되고 노출된 음이온이 잘 생성된다. 이때 음이온의 친핵성은 같은 족에서 위로 갈수록 전자 밀도, 염기성이 증가하면서 친핵성도 커진다.

결론적으로 할로젠 음이온의 친핵성은 양성자성 용매(물, 에탄올)에서 F- < Cl- < Br- < I- 순서로, 비양성자성 용매(아세톤, DMSO, DMF)에서는 : F- > Cl- > Br- > I- 순서로 친핵성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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