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성

주광성

[ phototaxis ]

주광성은 다양한 주성의 종류 중 하나로, 빛의 자극에 반응하여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성질이다. 자극 방향으로 이동하면 양의 주광성(양주성),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면 음의 주광성(음주성)이라 한다(그림 1). 대부분의 원핵세균은 빛의 방향을 감지할 수 없지만, 일부 세균들은 빛 자극을 감지하고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 주광성 세균은 빛을 감지하는 분자와 운동성, 적절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며, 대부분 주광성은 화학주성과 유사한 기작을 가진다.

그림 1. 비주광성 세균과 주광성 세균의 이동 (제작: 박우준/고려대학교)

그림 1은 빛의 자극에 반응하는 세균 집단 움직임을 나타낸다. 비주광성 세균은 빛이 어느 쪽에 존재하는지에 상관없이 움직이며, 양주성 세균은 빛의 자극 방향으로, 음주성 세균은 빛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같은 세균이라도 환경조건에 따라 양주성이 되거나 음주성이 될 수 있다.

목차

남세균의 주광성

광합성 세균인 남세균은 다양한 환경조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진화해왔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고 생리적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감광체가 발달되었다. 주광성 남세균에서 활발히 연구되는 균주는 필라멘트 유형의 시네코시스티스(Synechocystis) 속이다. 시네코시스티스 속은 type IV 선모(pili)를 사용하여 이동하는 세포에 빛을 모으고, 빛이 굴절되는 형태를 파악해 빛이 오는 방향을 감지한다. 시네코시스티스는 광수용체 단백질인 TaxD1, PixJ1와 PixD 등이 양주성을 매개하며, 이 단백질들이 비활성화되면 음주성이 된다. 시네코시스티스 세포는 세포 반대편 막에서 유입되는 빛을 집중시키는 마이크로 렌즈의 역할을 하여 광원을 감지한다.1) 양주성이 된 세포는 집중된 광점으로부터 멀어져 광원을 향해 이동한다(그림 2). 40년 이상 실험실에서 배양된 시네코코쿠스 일롱가투스 PCC7942 균주(Synechococcus elongatus PCC7942)는 주광성이 없으나, 야생형 시네코코쿠스 속 UTEX 3055 균주(Synechococcus species UTEX 3055)는 주광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시네코코쿠스 속의 광신호는 청색/녹색 빛에 반응하는 시아노박테리오크롬인 PixJSe에 의해 감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2) 40년간의 실험실 배양에 의해 시네코코쿠스 일롱가투스는 주광성을 잃는 방향으로 진화해온 것이다.

그림 2. 시네코시스티스(Synechocystis)의 세포는 렌즈 역할을 하여 광원을 감지한다. 렌즈 역할을 하는 각 세포는 빛이 유입되는 세포 반대편에 빛을 집중시키고 빛(빨간색 화살표)를 향해 이동한다. 시네코시스티스의 광수용체는 빛을 포획하고, 세포들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빛을 흡수, 반사, 굴절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 (출처: http://doi.org/10.7554/elife.12620)

주광성 세균의 기작

광합성 남세균 뿐만 아니라 고균에도 주광성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세균과 고균의 주광성은 광합성의 광 방출에 따른 에너지와 광수용체에 의한 반응으로 설명되고 있다. 할로박테리움 살리나룸(Halobacterium salinarum)과 같은 호염성 고균(Halophilic archaebacteria)은 광수용체인 감각 로돕신(SRI와 SRII)을 사용하여 빛의 자극에 반응한다. 감각 로돕신은 메틸수용변환기 단백질 Htrl과 Htrll를 통해 세포의 운동을 유발하며, 양주성과 음주성을 조절한다. 다른 고균인 할로아쿨라 마리스모투이(Haloarcula marismortui)의 3개의 감각 로돕신 중 2개가 할로박테리움 살리나룸의 SRI, SRII와 상동성이 있으며, 할로박테리움 살리나룸과 마찬가지로 SRI와 SRII가 양주성과 음주성을 조절한다.3) 광합성 세균인 로도박터 스페로이드(Rhodobacter sphaeroides)는 자색비황세균(purple nonsulfur bacteria)으로 하나의 편모를 이용하여 이동한다. 로도박터 스페로이드의 주광성은 산화환원 센서를 통해 광합성 반응센터와 전자 이동 체인을 통해 진행된다. 빛이 유입되면 전자전달을 시작하고, 산화환원 센서가 편모 모터에 전달하여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로도박터 스페로이드는 양의 자극보다 음의 자극에 더 강하게 반응하며 산화환원센서의 기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주광성 미생물의 진화와 예시

적절한 빛 조건은 광합성 세균의 생장에 중요하며, 표면으로 들어오는 많은 양의 빛이 세균에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스스로의 빛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 조류나 다른 미생물에서 낮은 빛의 세기는 긍정적이고 높은 빛 세기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 그렇기 때문에 주광성 미생물들은 자신만의 기작으로 광을 조절하거나 생장을 위해 광을 인식하도록 진화되어 왔다. 남세균을 먹고 사는 원생생물(protists)인 클라미도돈(Chlamydodon species)은 영양상태에 따라 주광성 조절을 하는데, 영양분이 부족할 때 양주성을 나타내어 남세균이 있는 곳을 향해 움직이고, 영양분이 충분히 존재하면 음주성을 나타낸다. 마찬가지로 호상균뮨 곰팡이의 유주포자도 먹이인 조류가 있는 장소를 향해 움직일 수 있게 한다. 비광합성 원생생물 울케니아(Ulkenia species) 또한 오징어나 다양한 해양동물과 공생(symbiosis)하는 발광 비브리오 피셔리(Vibrio fischeri)를 인식할 수 있다.

관련용어

선모(pili), 호염성 고균(haloarchaea), 원생생물(protists), 비브리오 피셔리(Vibrio fischeri), 공생(symbiosis)

집필

박우준/고려대학교

감수

이준희/부산대학교

참고문헌

1. Schuergers, N., Lenn, T., Kampmann, R., Meissner, M.V., Esteves, T., Temerinas-Ott, M., Korvink, J.G., Lowe, A.R., Mullineaux, C.W., and Wilde, A. 2016. Cyanobacteria use micro-optics to sense light direction. eLife. 5, e12620.
2. Yang, Y., Lam, V., Adomako, M., Simkovsky, R., Jakob, A., Rockwell, N.C., Cohen, S.E., Taton, A., Wang, J., Lagarias, J.C., et al. 2018. Phototaxis in a wild isolate of the cyanobacterium Synechococcus elongatus. Proc. Natl. Acad. Sci. USA 115, E12378–E12387.
3. Chen, J.L., Lin, Y.C., Fu, H.Y., and Yang, C.S. 2019. The blue-green sensory rhodopsin SRM from Haloarcula marismortui attenuates both phototatic responses mediated by sensory rhodopsin I and II in Halobacterium salinarum. Sci. Rep. 9, 5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