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셀라증

브루셀라증

[ Brucellosis ]

브루셀라증(Brucellosis)은 그람음성균(Gram-negative bacteria)인 브루셀라균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으로, 매년마다 대략 50만명이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발병 사례가 있으며 2000년 8월 전염병 예방법에 의해 사람에게 발생하는 브루셀라증은 3군 전염병으로 지정관리되고 있고, 동물에게 발생하는 브루셀라병은 제2종 법정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다. 브루셀라증은 매우 감염력이 높으며, 공기 중으로 전파될 수 있으나 사람은 종말 숙주(dead end host)이기 때문에 사람끼리 전파되는 경우는 희귀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감염 시 이 질병에만 나타나는 뚜렷한 증상은 없기 때문에, 주요 숙주인 양, 돼지, 소, 개, 염소 등 가축을 다루는데 고열, 오한, 인후통,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해봐야 한다.

목차

기원 및 명명

1887년 영국의 외과의사였던 데이비드 브루스(David Bruce)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몰타섬에서 군의관으로 있었던 브루스는 원인 모를 병에 앓던 영국 군인에게서 한 균을 분리하였는데, 그 균이 바로 브루셀라증을 일으키는 브루셀라균으로 그 중에서도 제일 병원성이 높은 말타열균(Brucella melitensis)이었다. 이후에 여러 과학자들은 말타열균과 비슷한 성질의 세균들을 발견하고 분리, 동정하였고 이 세균들로 일어나는 질환을 ‘브루셀라증’이라 명명하였다.

원인균

브루셀라증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현재까지 7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람에게 전파되어 문제가 되는 균은 4가지(B. abortus, B. canis, B. melitensis, B. suis)가 있다. 균 종별로 사람에게 감염 시 증상은 약간씩 다른데, 그 중에서도 B. melitensis는 가장 흔하고 식균세포(phagocyte) 내에서 생존할 수 있어 심각한 증상을 일으킨다.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37℃에서 제일 잘 자라며, 가열이나 저온살균법(pasteurization)에 의해서는 죽을 수 있지만 냉동 상태나 건조 상태에서는 잘 버틴다.

Brucella melitensis (출처: )

감염 경로

다음과 같은 균들은 감염된 다양한 동물의 태반이나 양수 같은 배설물 등과 밀접한 접촉으로 피부의 상처나 결막을 통해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 또 수의사나 축산업종사자 같이 가축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경우 공기 중에 있던 고위험군의 균들을 흡입하여 감염될 수 있다. 저온 살균되지 않은 유제품이나 감염된 가축을 섭취했을 경우가 제일 흔하게 감염되는 경우이다. 드물게 성 접촉이나 수혈, 또는 골수 이식 등을 통해 전파된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브루셀라균이 몸 속으로 들어오면 과립 백혈구(granulocyte)와 대식세포(macrophage)에 의해 탐식되는데, 이 때 일부 브루셀라균은 죽지만 탐식세포 내로 내포 작용(endocytosis)으로 침입한 브루셀라균은 BCV(brucella containing vacuole)를 형성하여 항생제의 공격을 피해 살아남아 질병을 유발한다. 살아남은 균은 림프관을 따라 림프절로 이동하는데, 혈류로 퍼져 다른 조직 내의 세포로 퍼지게 되는 것이다.

증상

소에게 브루셀라균이 감염되는 경우, 임신 후반기(약 6~8개월)에 유산이나 조산이 주요 증상이고, 유산 이전에 내음부 종장과 질 점막에 작고 붉은 결절이 생기고 노란빛의 질루가 흐를 수 있다. 또 젖소 같은 경우에는 우유분비 감소가 일어날 수 있고, 수소 같은 경우에는 고환염 등이 관찰될 수 있다. 돼지는 브루셀라균 중에서도 흔히 B. suis에 의해 감염되는데, 마찬가지로 유산, 고환염, 화농 등이 나타난다. 개 또한 불임이나 유산이 주 증상이고, 수컷의 개 같은 경우에 무정자증이나 비정상적인 정자가 관찰된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우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비특이적인데, 보통 브루셀라균에 노출된 후 5일~몇 개월 이내에 증상이 시작된다. 고열이나 오한, 근육통, 피로, 인후통 같은 특이적이지 않은 증상으로 나타나며 균이 다른 장기로 퍼지면 합병증을 유발한다. 거의 모든 장기에서 병변 유발이 가능한데, 예를 들어 골격계로 가면 치골염(osteitis pubis), 관절염(arthritis) 등의 합병증이 유발되고 호흡계로 퍼지면 폐렴이나 기관지염이 발생할 수 있다. 신경계 같이 중요한 장기 쪽에 퍼지게 되면 뇌수막염(cerebral meningitis)이나 뇌신경마비 등으로 심각한 질병이 유발될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증상을 겪어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반면, 다른 기관 및 조직으로 퍼지지 않는 경우에는 2~3주 안에 회복될 수 있다. 약 5%의 브루셀라증 환자가 사망하는데, 보통 뇌나 심장 판막 같은 주요 기관에 감염됐을 때 사망한다.

예방 및 치료

일반적으로는 덜 익힌 육류 섭취를 피하고, 치즈, 요구르트 등으로 가공하기 전에 저온 살균하지 않은 유제품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감염되었을 수 있는 동물이나 그 조직을 취급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고글과 고무 장갑 착용은 필수다. 또 출산 중인 동물과의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접촉하여야 한다면 부산물 등은 소각이나 매몰 처리를 하여야 한다. 브루셀라균에 감염된 가축은 도축 시 가장 마지막에 하는 것이 좋고, 도축할 때 사용하는 모든 도구는 소독약으로 세척하고 고온수로 재차 세척하는 것이 좋다. 브루셀라균은 고위험병원체(제2위험군)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관련 실험이나 검사 시 혈액 등 시료가 눈 등의 점막이나 주변에 튀지 않도록 해야 하고 항상 마스크 착용 후 실험하는 등 유의하여야 한다. 동물에게는 브루셀라균에 대해 백신을 투여하는 예방 접종이 가능하지만, 사람에게는 아직 투여할 만한 백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 좋다.

브루셀라균은 세포내 기생세균이기 때문에 세포 내 침투가 가능한 약물을 사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한 종류의 항생제만으로는 치료가 실패할 수 있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사용하여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WHO에서는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과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을 3~6주간 같이 복용하거나 독시사이클린과 리팜핀(rifampin)을 6주간 같이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임산부와 어린이 같은 경우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동물에게 브루셀라증이 발병했을 경우엔 효과적인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도살하는 것이 원칙이다.

독시사이클린 doxycycline (출처 : )

관련용어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 종말 숙주(dead end host), 데이비드 브루스(David Bruce), 말타열균(Brucella melitensis), 식균세포(phagocyte), 저온살균법(pasteurization), 과립 백혈구(granulocyte), 대식세포(macrophage), 세포내섭취작용(Endocytosis), 치골염(osteitis pubis), 뇌수막염(cerebral meningitis), 세포 내 기생세균,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 리팜핀(rifampin),

집필

양철수/한양대학교

감수

이창로/명지대학교

참고 문헌

  1. Franco, M.P., Mulder, M., Gilman, R.H., and Smits, H.L. 2007. Human brucellosis. Lancet Infect. Dis. 7, 775–786.
  2. Seleem, M.N., Boyle, S.M., and Sriranganathan, N. 2010. Brucellosis: a reemerging zoonosis. Vet. Microbiol. 140, 392–398.
  3. Pappas, G., Papadimitriou, P., Akritidis, N., Christou, L., and Tsianos, E.V. 2006. The new global map of human brucellosis. Lancet Infect. Dis. 6, 9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