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생활

독립생활

[ free-living ]

독립생활(free-living)은 생장과 증식 등의 생존을 위해 다른 유기체에 의존하지 않는 생물체(non-symbiotic organisms, non-symbiotic microbes)가 가진 생활환(life cycle, 生活環) 혹은 그 특성을 말한다. 독립생활의 속성은 절대공생(obligate symbiosis) 행태를 보이지 않는 비기생(non-parasite, non-parasitic organism) 혹은 비정착성(non-sessile, non-sessile organism, free-swimming organism)이다. 독립생활의 특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립생활 미생물(free-living microbes)의 독립생활환이 주로 일차분해자(primary litter decomposers)로서 고분자 구조(polymer structures)를 분해하여 이산화탄소 및 다른 저분자 물질을 생성하는 과정의 고찰이 필요하다. 특히, 미생물 집단을 박테리아(bacteria), 진균(fungi), 고균(archaea), 원생생물(protists) 및 바이러스의 5군으로 구분하는 경우, 숙주 요구성에 의한 생활환을 가지는 바이러스를 제외하면 보편적으로 세균과 균류에서 이러한 독립생활의 형태를 관찰할 수 있다.

시아노박테리아의 광학 현미경 모습 (출처: )

목차

독립생활 미생물의 특성

미생물은 다양한 생활환을 가지고 있다.

독립생활 미생물 중 분해자는 생태계에서 수많은 영양물질의 재활용(nutrient recycling)을 수행하거나 혹은 일부 미생물들은 공기로부터 질소를 획득하여 질소 순환(nitrogen cycle)을 돕기도 한다. 반면에 병원미생물(病原微生物, pathogenic microorganisms)의 경우는 다른 유기체에 침입하여 공생함으로써 질병을 일으킨다. 따라서, 독립생활환을 가지고 있는 독립생활미생물에 대한 이해는 전반적인 미생물들의 서로 다른 에너지 획득 방법과 물질대사의 차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독립생활 미생물은 다양한 방법으로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예를 들어, 광합성을 이용하거나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물질을 분해하기도 하는데 곰팡이와 세균의 경우가 바로 이렇게 유기물질에 작용하여 부패에 관여한다. 이러한 기작은 결국 자연상태에서 부패한 물질이 토양 환경으로 혼합되어 다시 식물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 재공급을 하게 되며 분해자인 독립생활 미생물의 역할이 생태계 내에서 필수 불가결한 영양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독립생활 미생물은 기생미생물(parasitic microbes, parasitic microorganism, 寄生微生物)과 함께 편리공생(commensalism)을 하는 공생균(commensal)과 다른 종류의 생물들이 이익을 상호 주고받으면서 살아가는 관계인 상리공생(mutualism)을 하는 상리공생균(symbiont) 등의 공생미생물(symbiotic microorganism, 共生微生物)의 생활환과도 구별된다.

공생균의 경우 살아있는 동식물이나 미생물 숙주에 병원성을 미치지 않고 공생한다. 이에 비해, 크기가 작은 그람음성균(gram-negative bacteria)으로 세포 내 기생균인 리케차(Rickettsia), 세포 내 발육주기를 나타내는 독특한 소구상 미생물로 리케치아와 가까운 클라미디아(Chlamydia)속, 핵산합성 관련 대사와 에너지대사에 관여하는 기작이 없어 외부 세포에 이를 의존적으로 수행하는 바이러스 등은 기생미생물(기생영양미생물)로 구분한다. 분해자 미생물(分解者微生物, decomposer)의 경우 독립생활을 하는 유기체로 유기물 등의 물질 분해에 작용하는 미생물을 말한다. 이들 독립생활을 기반으로 하는 분해자 미생물은 태양 복사 에너지에서 비롯된 에너지 전달로 생태계의 에너지와 물질과의 순환과정에서 죽은 생물체나 배출물(배설물)을 분해하고 그 분해산물에서 에너지를 획득하여 생산자가 유기화합물을 재사용 할 수 있도록 무기화합물로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독립생활을 하는 세균류와 균류가 이에 속하며, 이러한 분해자의 구성은 매우 다양하고 물질순환을 촉진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생산이라는 효율적 측면에서 비슷한 속도로 분해자가 해당 산물들을 분해되지 않으면 유기물 축적의 원인이 된다.

독립생활 미생물의 생태학적 구분

유기영양생물에서 동물은 소비자라 정의하고 앞에서 언급한 세균류와 균류를 분해자라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 구분은 불확실성을 가진다. 왜냐하면, 생물체의 유기 사체 입자 파편인 유기 쇄설물(organic detritus, 有機瑣屑物)을 이용하고 유기화합물로 구성되어 있는 유기생명체(有機生命體)를 이용하여 생명활동을 수행하는 주체는 소비자에 가까운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고 분해자라 함은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생명활동을 멈춘 죽은 생물체를 이용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의는 생태학적으로 엄밀한 것은 아니며 유기화합물을 일정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분해하여 생산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저분자 무기화합물로 전환시키면서 물질대사적를 통해 얻어진 에너지를 사용하여 생명현상을 유지한다는 역할의 동질성으로 두가지 모두를 소비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예를 들어 편리공생균과 상리공생균 등의 공생미생물의 경우 거의 모든 동물에는 큰 영향이 없이 세균과 원생생물(protists)이 공존하며 초식 동물과 마찬가지로 미생물이 음식의 분해 및 소화에 필수적이다. 또한, 인간의 장내에는 인체 세포보다 내부에 더 많은 유기체가 공존하고 있다.

독립생활을 하는 세균

독립생활미생물을 구분하고자 할 때 흔히 질소고정세균(nitrogen fixing bacteria)을 예로 들기도 한다. 독립생활을 하는 질소고정 미생물은 호기성인 Azotobacter, Cyanobacteria, Algae, Azolla 등이 있고, 혐기성미생물로는 황세균 등이 있다. 독립생활을 하는 비병원성 미생물의 경우는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광합성능이 있고, 동시에 황화수소를 유황으로 산화하고 다시 염으로 하여 생활하는 세균인 유황세균을 포함하는 홍색황세균, 녹색황세균, 녹색세균의 클로로비움(Chlorobium), 황홍색세균의 크로마튬(Chromatium), 비황홍세균의 로도스피릴륨(Rhodospirillum), 로도슈도모나스(Rhodopseudomonas) 등의 광합성세균(photosynthetic bacteria , 光合成細菌)이 있다. 또한 독립영양으로 생장하는 세균군인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도 포함된다.

여기서는 독립생활을 하는 비병원성 세균을 중심으로 구분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광합성세균

많은 종류의 세균은 무기물을 유기물로 전환이 불가능하므로 외부 탄소원을 획득하여 생장과 증식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종속영양생물(heterotroph)과는 달리 광합성세균은 빛에너지를 흡수하는 특수한 색소체를 이용하여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전환시키고 무기물에서 필요한 유기물질을 특정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으로 독립생활을 한다. 이때, 독립생활에서의 광합성 결과 산소를 만들어내는 광합성세균과 황산화물이나 황 입자를 생성하는 세균으로 나누어진다.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

남세균(cyanobacteria)는 Cyanobacteria문에 속하는 그람음성균으로 지구에서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우점종이기도 하다. 지구상에 출현한 세균 중 가장 오래된 시아노박테리아는 약 30억 년 이전에 지구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증거로 원시미생물 생물막의 흔적인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가 있으며 초기의 광합성 세균이다.

시아노박테리아는 광합성에서 산소 배출 과정을 통해 지구의 대기환경이 환원성 환경으로부터 산화성 환경으로 전환되는 시간 동안에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한 독립생활미생물로 추측되며, 이러한 산소 배출 기능은 산소를 에너지 대사에 필요로 하는 생물들의 출현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기전에서 진핵세포인 식물의 엽록체 형성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이 바로 시아노박테리아이다.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엽록체 유전체 구성을 보면 현존하는 시아노박테리아 중에서 가장 오래된 종류의 유전체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과 세포 내 공생관계를 통해 독립생활의 형태로 진화되었다는 점이다. 독립생활의 대표격인 시아노박테리아는 지구상 여러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고 형태학적으로도 매우 다양하며 바다, 강, 호수, 온천, 남극의 빙하 등 수분이 있는 환경에 서식하고 있고 토양환경에서도 발견되었다. 따라서, 광범위한 생존 스펙트럼을 가진 넓은 분포범위에 의해 전 세계적인 1차 생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는 세균이다.

시아노박테리아에 속하는 세균 중 단 두 종, 즉, 원녹조류에 속하는 2μm 이하의 원형이나 난형의 식물플랑크톤인 프로클로로코커스(Prochlorococcus)와,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서 주로 발견되고 특히 호주 해역과 홍해에서 발견되는 사상성 남세균(filamentous cyanobacteria)인 트리코데스미움 (Trichodesmium)이 해양에서 1차 생산의 30~40%를 담당하고 있고 산소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그 역할이 크다. 일부 시아노박테리아는 질소(N2)를 암모니아(NH4+)로 전환하여 식물에 영양물질의 형태로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질소순환과정에 중요하다. 시아노박테리아는 구균, 간균, 나선균의 다양한 형태의 세포가 존재하는데다 세포들의 배열형태도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며 젤라틴 성질의 물질로 둘러싸여 있는 외피를 가지고 있다. 시아노박테리아의 주된 광합성 색소는 녹색 엽록소 a(chlorophyll a, 葉綠素 a), 청색 피코시아닌(phycocyanin), 붉은색 계열의 색소체 등을 가지고 있다. 시아노박테리아는 엽록체 또는 남세균 안에 있는 막으로 둘러싸인 구조물로 내막이 있는 틸라코이드(thylakoid)를 가지고 있다. 시아노박테리아는 무기영양물질이 충분하게 주어지는 수생환경(aquatic environment, 水生環境)에서 증식하며 때로는 조건에 따라 환경 변화와 오염에 의한 해양과 담수의 시아노박테리아, 미세조류, 와편모충류 등의 비정상적으로 급증이 일어나는 남세균 대발생(cyanobacterial bloom)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대발생의 경우, 산소의 고갈과 독성물질의 분비와 축적이 일어나게 되어 인간활동, 해양생물, 양식어패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자색유황세균과 녹색유황세균

광합성세균의 1종으로 자색황세균과 자색비황세균의 총칭인 자색세균(purple bacteria)과 혐기성 독립영양세균으로 수소 공여체를 기질로 황화수소, 환원형 무기유황 화합물, 수소 등을 이용하는 녹색유황세균(green sulfur bacteria)는 색소를 갖고 광합성능과 질소고정능도 지니고 있다.

녹색유황세균(green sulfur bacteria, 綠色硫黃細菌) (출처: )

녹색세균과 자색세균은 모두 색소체를 가지고 있는 광합성세균이다. 자색세균의 경우, 산소를 생성하지 않고 광합성을 하는 첫 세균으로 관찰되었으며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생산하는 광영양성 프로테아세균 문의 하위 목에 속한다. 이러한 자색세균은 자색, 적색, 갈색 또는 오렌지 등의 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와 세균엽록소 a 혹은 b를 생성하게 된다. 자색유황세균과 녹색유황세균은 시아노박테리아가 색소체로 엽록소 대신 세균엽록소(bacteriochlorophyll)를 가지고 광합성의 산물로 산소를 생성하지 않는다는 점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자색유황세균과 녹색유황세균은 색소체에 의해 명명되었지만 경우에 따라 갈색, 분홍색, 보라색, 청색, 주황색을 나타내기도 한다. 공통적인 대사로 에너지 대사의 전자공여체(electron donor)로 황화합물(H2S, S)을 이용한다.

자색세균(purple bacteria, 紫色細菌) (출처: )

활주운동성, 자실체형성세균

활주세균(gliding bacteria)은 고형물 표면의 활주 운동을 특징으로 하는 세균으로 점액세균목(Myxo-bacterales)의 여러 세균류를 포함한다. 활주세균은 물과 토양에 사는 그람음성균의 일부로 Proteobacteria문에 속하는 세균인데 Myxococcaeae · Archangiaceae, Cytopha-gales의 Cytophagaceae · Beggiatoaceae 등이 있다. 대부분 유영성으로 보이지만 일부는 사상집합체를 만드는 Beggiatoa속이나 단세포의 Cytophaga속에서는 특수한 운동기구로 미끄러지듯이 전진한다. 활주운동성 세균은 세포벽 외막 안쪽에 위치한 섬유상 구조의 회전운동이 특징적으로 보이며 편모(flagella)는 관찰되지 않는다. 형태학적으로 보통은 가늘고 긴 간균, 구균, 섬유상세균, 짧은 나무 모양의 자실체(fruiting body)를 형성하는 종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대표종인 점액세균(myxobacteria)은 점액성 세균으로 다른 기타 세균에 비해 복잡하고 진화된 독립생활의 주기를 가지고 있고 생식세포가 자실체로 분화한다. 이 경우, 자실체는 곰팡이처럼 극한 환경조건에서 포자를 형성함으로써 세균이 생존 가능하도록 진화한 형태이며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점액세균인 Myxococcus xanthus시를 덮고 있는 포자(노란색)와 밑의 자실체(짙은 갈색) 모습 (출처: )

관련용어

절대공생(obligate symbiosis), 박테리아(bacteria), 진균(fungi), 고균(archaea), 원생생물(protists), 질소 순환(nitrogen cycle), 편리공생(commensalism), 공생균(commensal), 상리공생(mutualism), 그람음성균(gram-negative bacteria), 리케차(Rickettsia), 클라미디아(Chlamydia), 원생생물(protists), 질소고정세균(nitrogen fixing bacteria), 종속영양생물(heterotroph), 남세균(cyanobacteria), 틸라코이드(thylakoid), 남세균 대발생(cyanobacterial bloom), 자색세균(purple bacteria), 녹색유황세균(green sulfur bacteria), 세균엽록소(Bacteriochlorophyll), 전자공여체(electron donor), 활주세균(gliding bacteria), 편모(flagella), 자실체(fruiting body), 점액세균(myxobacteria)

집필

곽민규/을지대학교

감수

윤상선/연세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