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환원반응

산화환원반응

[ oxidation-reduction reaction ]

산화환원반응은 화학물질 사이의 전자전달이 일어나 원자들의 산화수(산화환원상태)가 변하는 반응으로 전자를 주는 물질은 산화가 일어나고 전자를 받는 물질은 환원이 된다. 다시 말해, 전자를 잃으면 산화가 되어 산화수가 증가하고 전자를 얻으면 환원이 되어 산화수가 감소한다. 산화와 환원 반응은 각각 따로 독립적으로 일어날 수 없고 항상 두개의 반쪽 반응이 동시에 일어난다. 산화환원반응은 배터리 등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고, 생물계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획득을 위한 거의 모든 반응은 전자공여체로부터 전자수용체(electron acceptor)로의 전자전달 과정을 통한 산화환원반응이다.

목차

표준 환원전위와 산화환원에너지

아래 표에는 배터리와 생명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산화환원 반쪽 반응의 표준 환원전위를 열거해 놓았다.

표. 다양한 물질의 환원전위
전자수용체 전자공여체 E o (V) 반쪽반응 번호
Li+ +  e- Li(s) -3.0401 (1)
ZnO(s) + H2O + 2e- Zn(s) + 2OH- -1.28 (2)
P840+excited + e- P840excited -1.23 (3)
P700+excited + e- P700excited -1.2 (4)
P870+excited + e- P870excited -0.98 (5)
P680+excited + e- P680excited -0.52 (6)
6CO2 + 24H+ + 24e- glucose[6CH2O] + H2O -0.43 (7)
2H+ + 2e- H2 -0.42 (8)
NAD+ + 2H+ + 2e- NADH + H+ -0.32 (9)
S0 + 2H+ + 2e- H2S -0.278 (10)
CO2 + 4H+ + 4e- CH4 + 2H2O -0.24 (11)
SO42- + 10H+ + 8e- H2S + 4H2O -0.22 (12)
FAD + 2H+ + 2e- FADH2 -0.22 (13)
pyruvate + 2H+ + 2e- lactate -0.19 (14)
CO2 + 2H+ + 2e- CO + H2O -0.11 (15)
2H+ + 2e- H2 (at pH 0) 0 (16)
Fumarate + 2H+ + 2e- Succinate +0.033 (17)
Ubiquinone + 2H+ + 2e- Ubiquinol +0.11 (18)
TMAO + 2H+ + 2e- TMA +0.13 (19)
2MnO2(s) + H2O + 2e- Mn2O3(s) + 2OH- +0.15 (20)
Fe3+ + e- Fe2+ (at pH 7) +0.2 (21)
P840+ground + e- P840ground +0.24 (22)
½N2 + 4H+ + 3e- NH4+ +0.27 (23)
NO3- + 2H+ + 2e- NO2- + H2O +0.42 (24)
NO2- + 8H+ + 6e- NH4+ + 2H2O +0.44 (25)
P870+ground + e- P870ground +0.44 (26)
P700+ground + e- P700ground +0.57 (27)
NO3- + 6H+ + 5e- ½N2 + 3H2O +0.74 (28)
Fe3+ + e- Fe2+ (at pH 2) +0.77 (29)
½O2 + 2H+ + 2e- H2O +0.82 (30)
NO2- + 4H+ + 3e- ½N2 + 2H2O +1.37 (31)
P680+ground + e- P680ground ~+1.3 (32)
(s)는 고체를 의미함.

표준환원전위는 수소 1 M이 1기압에서 갖는 환원전위를 0으로 했을 때, 다른 물질들이 같은 농도와 같은 조건에서 갖는 상대적인 환원되려는 경향을 말하고 Eo라고 표시한다. 따라서 환원전위가 음의 값을 갖는 물질은 산화되려는 경향이 크고 양의 값을 갖는 물질은 환원되려는 경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양의 값이 크면 클수록 그 물질 자체는 더 강력한 산화제가 되는 것이다. 참고로 화학 교과서와 생물학 교과서에서의 환원전위가 다르게 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생물계의 경우 pH가 7.0, 즉, 수소이온농도가 10-7 M에서 측정한 값이기 때문에 RT x ln(10-7)의 값만큼 차이가 나게 된다(R은 이상기체상수 ~8.314 J·mol−1·K−1, T는 절대온도, ln은 자연로그). 그래서 이 값을 1기압 섭씨 30도에서 계산하면 약 -0.42가 되고 25도에서 계산하면 -0.414가 되어 생물학 교과서에서는 수소의 환원전위를 이 값으로 적어 놓은 경우가 많다([표 1]의 반쪽 반응 (8)과 (16) 비교)1)

세포나 전지에서 일어나는 산화환원반응에서 전위차는 E0cell = E0음극E0양극 가 된다. 음극은 전자를 방출하는 극이고 양극은 전자를 받아들이는 극이다. 그래서 산화환원에너지는 한 쌍의 반쪽 반응 사이의 환원전위에 의해 결정이 되고 그 양은 znFEo가 된다(전자의 경우 z = -1이므로 -nFEo, n은 전자의 수, F = 패러데이 상수 ~96485 Coulomb/mol). 수소가 산소를 만나서 활성화에너지가 주변에서 주어질 경우 강력한 폭발과 함께 물이 쏟아진다. 이 반응의 전체 식은 H2 + ½O2 ↔ H2O인데, [표 1]의 반쪽 반응 (8)과 (30) 사이의 반응[또는 (16)과 pH =0에서의 반응(30)]으로 H2 ↔ 2H+ + 2e-의 반응에 의해 방출된 전자가 ½O2로 전달되는 반응에 의해 -2 x 96485 x (0.82 - (-0.42)) = ~ 239 kJ/mol의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발생하고 부산물로 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40 mol의 수소(즉, 80 그램)의 수소가 산소와 반응할 때 나오는 에너지는 40 x 239 kJ이 되는데, 1J은 0.24 cal이므로 단위를 칼로리로 변환하면 40 x 239 x 0.24 = 2294 kcal가 된다. 이 정도 에너지는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하는 평균 에너지로 충분한 양에 해당이 될 정도이다.

배터리의 산화환원 반응

예를 들면 AA나 AAA 형태의 알칼리전지는 실제 [표]의 반쪽반응 (2)와 (20) 사이의 산화환원반응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금속아연은 산화되는 경향이 크고 이산화망간은 환원되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자가 아연에서 이산화망간으로 흘러가면서 에너지를 발생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1.5 볼트짜리 알칼리 건전지는 정확하게는 표준상태의 산화환원전위차가 약 1.43 볼트짜리 건전지인 셈이다.

그림1. 알칼리 전지의 모식도 (그림: 이한주/서울대)

최근 들어 재충전용 리튬배터리가 휴대용전화기 및 노트북컴퓨터부터 전기차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3볼트 이상의 다양한 전압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표]의 반쪽 반응(1)과 함께 어떤 환원전위를 갖는 반쪽반응을 이용하는가에 따라 전압이 달라지며 또한 몇 개의 단위 전지를 직렬로 연결하는가에 따라서도 전압이 n배가 되어질 수 있다. 리튬은 가장 가벼운 금속이기 때문에 리튬을 사용한 배터리는 계속 더 좋은 제품들이 개발될 것으로 생각된다.

무기영양생물에서의 산화환원반응

생명체는 과연 리튬 등의 금속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금속 자체는 물에 불용성이기 때문에 사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실제 금속이온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미생물들은 현재까지 많이 발견 되었다.2) 금속이온 등 무기물질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 환원전위가 높은 편이어서 이들의 산화를 이용하는 세균들은 가능한 많은 에너지를 얻어내기 위해 대개 산소를 최종 전자 수용체(terminal electron acceptor; TEA)로 이용하는 것들이 많다. 무기물질을 음극으로 산소나 질산염을 양극으로 이용해서 건전지와 아주 비슷한 원리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예를 들면 [표]에서 리튬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세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황화수소(H2S, 반쪽반응 12), 일산화탄소(CO, 반쪽반응 15), 수소(H2, 반쪽반응 16), 제1철(Fe2+, 반쪽반응 21과 27), 암모니아(NH4+, 반쪽반응 23과 25), 그리고 아질산염(NO2-, 반쪽반응 24) 등을 전자공여체(electron donor)로 사용하는 미생물들이 발견이 되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산소를 전자수용체로 이용하지만, 일부는 질산염(NO3-) 등을 이용하는 무산소 호흡(anaerobic respiration)을 하기도 한다. 암모니아를 전자공여체로 하고 아질산염을 전자수용체로 해서 최종적으로 질소분자와 물분자를 생성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 대사를 아나목스(anammox, anaerobic ammonia oxidation)라고 하는데, 이 반응은 지구적 질소 순환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기영양생물에서의 산화환원반응

모든 동물과 식물에서 일어나는 호흡은 유기물질을 전자공여체로 하고 산소를 전자수용체(반쪽반응 7, 14, 17)로 하는데, 전자공여체가 직접 산소로 전자를 주지는 못하고 반드시 NAD+(포도당과 젖산 등)나 FAD(지방산, succinate 등)로 전자를 전달한 후에 전자전달계를 거쳐서 산소로 전달한다. 따라서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건전지의 음극에 해당되는 전자공여체를 보충하기 위함이며 호흡을 하는 이유는 양극에 해당되는 전자수용체인 산소를 채우기 위한 행동이다. 이렇게 해서 산화환원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게 된다.

물론 우리 눈으로 쉽게 관찰이 가능한 생명체들은 거의 대부분 산소호흡을 하지만, 산소 이외의 전자수용체를 사용하는 미생물들도 무수히 많다. 특히 동물의 장에 서식하는 대부분의 미생물은 절대혐기성이어서 산소에 노출되면 죽기 때문에 다른 전자수용체를 이용한다. 예를 들면 [표]의 반쪽반응 17, 19, 14 등과 같은 fumarate, TMAO, 및 질산염 등을 전자공여체로 사용하는 미생물들이 무수히 많다. 특히 대장균의 경우에는 산소를 가장 좋아하지만, 산소가 없을 때에는 질산염, TMAO, fumarate의 순서대로 에너지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순으로 이용한다. 그래서 산소가 있으면 산소만 사용하며, 산소가 없고 질산염이 있을 때에는 fumarate이 있더라도 이를 사용하지 않고 질산염만 사용한다. TMAO는 생선에 많이 존재하는데, 생선비린내는 TMAO(trimethylmine N-oxide)가 환원된 TMA(trimethylamine) 냄새이다. 따라서 생선 비린내는 세균들이 살아서 혐기성 호흡(anaerobic respiration)을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비린 생선은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한다.

광합성의 산화환원반응

광합성이란 물과 같이 환원전위가 높아서 전자전달계로 전자를 전달할 수 없는 물질에 존재하는 전자를 그 물질보다 더 환원전위가 높은(산화력이 강한) 엽록소에 전달한 후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환원전위를 광자가 갖는 에너지만큼 낮춘 후에 전자전달계로 전달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빛에너지를 이용해 물과 같은 전자공여체에서 전자가 분해되는 광분해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물보다 환원전위가 더 높아서 물로부터 전자를 받을 수 있는 엽록소는 P680에 포함된 엽록소 밖에 없다(표 1의 반쪽반응 30과 32 비교). 이 때문에 P680을 "가장 강력한 생물학적 산화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P680만이 물로부터 전자를 받아 산소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산소발생형 광합성을 할 수 있다. 전자를 받은 P680에 680 nm 파장의 빛이 조사되면 680 nm에 해당되는 만큼의 에너지(hλ/c: h, 플랑크 상수 ~6.6 × 10-34 m2 kg/s; λ, 파장 680 x 10-9 m; c, 빛의 속도 3 x 108 m/s)가 흡수되어 그 만큼의 에너지가 산화환원에너지(-neEo: 하나의 광자가 하나의 전자를 흥분시키기 때문에 n = 1; e 는 하나의 전자가 갖는 전하량으로 1 mol이 패러데이 상수가 됨; Eo, 변화되는 환원전위)로 전환이 되어 약 -1.817 볼트만큼 환원력이 증가하여([표 1]의 반쪽반응 6) 이제는 전자전달계(electron transport chain; ETC)로 전자를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그림 2).

그림 2. 엽록체에서의 광합성(Z-경로) (그림: 서창완/서울대)

광계I의 P700에 있는 엽록소는 그 환원전위가 물보다 낮아서([표 1]의 반쪽반응 27) 물로부터 전자를 빼앗아 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산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그림 2에서와 같이 그보다 환원전위가 더 낮은 plastocyanin으로부터는 전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광합성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산소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이 역시 빛에 의해 흥분이 되면 700 nm에 해당하는 만큼의 환원력(~-1.765 볼트)을 얻어(반쪽반응 4) 전자전달계로 전자를 전달할 수 있다.

산소비발생광합성 세균의 경우(반쪽반응 22와 26)는 물로부터 전자를 받을 수 없어서 그보다 더 환원력이 큰 황(반쪽반응 10)이나 유기물(반쪽반응 14, 17, 18 등)로부터 전자를 받고 그 광계가 흡수하는 빛의 파장이 갖는 에너지만큼의 환원력을 얻어서 전자전달계로 전자가 전달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빛 에너지를 이용해 환원전위가 높은 물질로부터 전자를 받아 환원전위가 -0.32 V인 NAD+를 환원시킬 수 있게 된다(반쪽반응 9).

관련용어

전자수용체(electron acceptor), 최종 전자 수용체(terminal electron acceptor; TEA), 무산소 호흡(anaerobic respiration), 전자공여체(electron donor), 혐기성 호흡(anaerobic respiration), 전자전달계(electron transport chain; ETC)

집필

석영재/서울대학교

감수

이진원/한양대학교

참고문헌

1. 한국미생물학회. 2020. 미생물학: 기초에서 응용까지. 범문에듀케이션.
2. Gounot, A.M. 1994. Microbial oxidation and reduction of manganese: consequences in groundwater and applications. FEMS Microbiol. Rev. 14, 339-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