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형

표현형

[ Phenotype ]

표현형(phenotype)이란 생물체가 유전적으로 나타내는 형태적 또는 생리적인 성질을 의미하며, 유전형(또는 유전 형질, genotype)이 발현되어 나타내는 형질이기 때문에 발현 형질이라고 한다. 생물체가 유전적인 정보를 이용하여, 세포나 조직, 개체에 단백질(protein)과 당(carbohydrate) 등의 성분의 변화를 통해서 겉으로 나타내는 기능적인 형질을 의미하며, 유전형(genotype)과 비교하여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같은 종류의 동물이라도 털 색 등의 다른 표현형을 나타낼 수 있다(그림1). 아래의 그림에서 보면 동시에 태어난 고양이지만, 두 마리는 검은색 털을 갖고 있고, 두 마리는 갈색 털을 갖고 있다. 이 경우에는 유전형의 차이로 나타나는 서로 다른 표현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 고양이의 표현형 (출처: 이정신/강원대)

그림의 고양이 중 두 마리는 검은색 털을 두 마리는 갈색 털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특성을 표현형이라고 한다.

목차

개요

표현형(phenotype)은 유전학(genetics)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term)로 겉으로 보여지는 형태 또는 생리적인 기능 등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표현형은 기본적으로 유전형(genetics)의 발현에 따라서 나타나는 형질이라는 뜻으로 발현 형질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언어학에서 유래된 형태학(morphology)라는 용어는 생물학에서는 표현형에 대한 학문을 의미하기도 한다. 표현형으로 나타낼 수 있는 생물학의 특징은 형태 이외에도 생화학적인 특징과 생리적인 특징 등이 있다. 표현형은 기본적으로 유전형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같은 유전형을 가진 생물체인 경우에도 환경적인 요소에 의해서 표현형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면, 출아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는 고체 배지에서 콜로니(colony)를 형성한다. 보통 출아효모는 흰색을 띠는 집락을 형성하지만, 특정 유전자형을 가진 출아효모는 아래의 그림(그림 2)과 같이 붉은색의 집락을 형성할 수도 있다. [그림 1]의 고양이의 털색과 [그림 2]의 출아효모의 집락의 색과 같이 겉으로 표현이 되는 현상을 표현형이라고 할 수 있고, 각 생물체마다 매우 다양하게 수많은 표현형을 나타낼 수 있다.

그림 2. 출아효모의 다른 표현형 (출처: 이정신/강원대)

출아효모는 어떤 유전자형에 변화가 생길 경우 표현형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사진과 같이 흰색과 붉은색의 집락(colony)을 표현형으로 나타낸다.

표현형과 후성유전학(epigenetics)

표현형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유전형에 의해서 결정될 수도 있지만, 같은 유전형을 갖고 있는 생물체가 환경에 따라서 다른 표현형을 나타낼 수도 있다. 후성유전학은 그리스어로 ‘위’라는 의미의 ‘epi’라는 접두어를 유전학의 영어표현인 ‘genetics’와 합성하여 ‘epigenetics’라고 불리는 생물학의 한 분야인데,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변하지 않지만 표현형이 다른 경우에 대한 생물학적 현상에 대한 학문이다. 이 경우에 표현형은 연구의 주요 대상이 되며, 분자적인 메커니즘으로는 진핵생물(eukaryotes)에서 DNA 조직화(DNA organization)을 보여주는 크로마틴(또는 염색질, chromatin) 구조의 조절이 있다. 크로마틴 구조의 조절에 따라서 유전자의 발현 여부가 결정이 되며, 이러한 유전자 발현의 변화로 인해서 표현형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크로마틴의 구조를 조절하는 구체적인 분자 메커니즘으로는 DNA의 메틸화(DNA methylation)와 RNA에 의한 간섭(interference) 등이 있다. 그리고, 크로마틴의 기본 구조인 뉴클레오솜(nucleosome)의 주요 단백질인 히스톤(histone)단백질의 번역 후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이 매우 중요한 후성유전적 조절의 분자 메커니즘으로 알려져 있다.

후성유전적 조절은 주로 환경적인 영향에 의해서 크로마틴 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러한 크로마틴 구조의 변화의 결과로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표현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표현형은 유전형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의한 후성유전적 조절에 의해 결정이 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형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그림 3. 이형성 효모인 Candida albicans의 유전형에 따른 표현형과 환경에 따른 표현형 (출처: 이정신/강원대)

A C. albicans의 야생형(wild type, 왼쪽)과 하나의 유전자(gene)가 결실(deletion)된 돌연변이(mutant, 오른쪽)가 YPD배지에서 자라고 있는 상태
B C. albicans가 효모(yeast) 형태로 증식하고 있는 상태(왼쪽)와 특정 환경을 만났을 때 균사(hypha)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오른쪽)
C C. albicans가 다양한 당(carbohydrate)을 함유하고 있는 배지에서 서로 다른 모양의 집락(colony)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서, [그림 3]을 보면, 이형성 효모의 하나인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의 다양한 표현형을 볼 수 있다. [그림 3]의 A를 먼저 보면, 왼쪽의 C. albicans는 야생형으로 YPD배지에서 출아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와 같이 효모의 형태로 증식하고 있다. 그러나 오른쪽은 하나의 유전자가 결실된 돌연변이 C. albicans로 같은 배지에서 야생형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유전형의 변화로 인해서 나타난 표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B는 왼쪽 사진과 같이 야생형의 효모가 출아효모의 형태로 증식하고 있다가 특정한 환경(예를 들면, 동물의 혈청이 있는 배지)이 주어졌을 때, 오른쪽 사진과 같이 균사의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유전형의 변화없이 환경의 변화로 인해서 나타난 표현형이라고 할 수 있다.

C도 B와 마찬가지로 같은 유전형을 가진 C. albicans가 다양한 당(carbohydrate)을 함유하고 있는 배지에서 다양한 형태의 집락을 형성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 경우에도 환경에 의한 표현형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생물체는 유전형의 차이로 인해 다른 표현형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같은 유전형을 갖고 있는 생물체라도 환경이 다를 경우에는 다른 표현형을 나타낼 수도 있다.

표현체(Phenome)와 표현체학(Phenomics)

표현체(phenome)는 표현형이 특정 형태인 집합체를 나타내며, 이것에 관련된 학문을 표현체학(phenomics)이라고 한다. 표현체학은 특정한 유전체의 변이가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분야다. 표현체학을 통해서 얻은 연구 결과는 유전형의 변화에 의한 건강, 질병뿐 아니라, 진화에 대한 내용까지 설명할 수 있고, 다른 학문이나 산업에도 응용하여 사용될 수 있다.

관련용어

유전형(genotype), 유전학(genetics),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아(Saccharomyces cerevisiae), 콜로니(colony), 진핵생물(eukaryotes), DNA 조직화(DNA organization), 염색질(chromatin), 히스톤(histone), 뉴클레오솜(nucleosome), 번역 후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 표현체학(phenomics), 표현체(phenome)

집필

이정신/강원대학교

감수

석영재/서울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