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스핀 상호작용

스핀-스핀 상호작용

[ spin-spin coupling ]

약어 J-coupling

스핀-스핀 상호작용(spin-spin interaction)은 원자핵의 스핀 사이의 자기적(magnetic) 상호작용을 이용한 핵자기 공명 분광법(nuclear magnetic resonance (NMR) spectroscopy)에서 매우 중요하게 활용된다. 핵자기 공명 분광 스펙트럼에서의 화학적 이동(chemical shift, @@NAMATH_INLINE@@\delta@@NAMATH_INLINE@@)으로 나타내는 흡수선은 분자 내의 다른 원자핵 스핀과의 상호작용으로 이중선(doublet), 삼중선(triplet), 사중선(quartet) 등 여러 개로 분할된다. 원자핵 스핀 사이의 상호작용은 관찰된 흡수선들의 분광 할당(spectral assignment)에 중요하게 쓰이고, 분자의 입체적 구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목차

N + 1원칙

원자번호와 중성자의 수가 모두 짝수가 아닌 원자핵은 스핀 양자수가 0이 아닌 값을 갖는다(@@NAMATH_INLINE@@I \neq 0@@NAMATH_INLINE@@). 예를 들어 수소 원자핵 (@@NAMATH_INLINE@@{}_1^1\mathrm{H}@@NAMATH_INLINE@@)의 스핀 양자수 @@NAMATH_INLINE@@I = 1/2@@NAMATH_INLINE@@로 자기 양자수 @@NAMATH_INLINE@@m_I=+1/2, -1/2@@NAMATH_INLINE@@ 스핀 상태를 가질 수 있다. 두 스핀 상태를 '업'(@@NAMATH_INLINE@@\uparrow@@NAMATH_INLINE@@) 또는 '다운'(@@NAMATH_INLINE@@\downarrow@@NAMATH_INLINE@@)으로 부르기도 한다. 전하를 가진 핵의 스핀은 자석(magnetic dipole)과 마찬가지로 외부 자기장(@@NAMATH_INLINE@@B_0@@NAMATH_INLINE@@)의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갖는다.

스핀을 가진 핵 주변에 스핀-스핀 상호작용하는 다른 원자핵이 있는 경우 실제 스핀에 작용하는 자기장의 세기는 @@NAMATH_INLINE@@B_0 + B'@@NAMATH_INLINE@@이며, 여기서 @@NAMATH_INLINE@@B'=\sum_{i=1} B_i@@NAMATH_INLINE@@로서 @@NAMATH_INLINE@@B_i@@NAMATH_INLINE@@는 근처의 특정 핵스핀이 형성하는 자기장이다. 따라서 원자핵의 흡수선은 @@NAMATH_INLINE@@B'@@NAMATH_INLINE@@의 수에 따라 분리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주변에 영향을 주는 수소의 핵스핀이 하나 있는 경우, 그 수소 핵의 +1/2과 -1/2 스핀 (@@NAMATH_INLINE@@\uparrow @@NAMATH_INLINE@@, @@NAMATH_INLINE@@\downarrow@@NAMATH_INLINE@@)의 영향 때문에 관찰 대상이 되는 원자핵의 흡수선은 같은 세기의 두 개의 흡수선(doublet)으로 분할된다. 이는 @@NAMATH_INLINE@@\uparrow @@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downarrow@@NAMATH_INLINE@@상태 스핀의 수가 서로 거의 같기 때문이다. 300MHz NMR의 경우 +1/2과 -1/2 스핀 사이의 에너지 차이는 0.120J/mol로 매우 작기 때문에 @@NAMATH_INLINE@@\downarrow@@NAMATH_INLINE@@수소 스핀이 106개 있으면 @@NAMATH_INLINE@@\uparrow @@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downarrow@@NAMATH_INLINE@@스핀 수의 차이는 48개에 불과하다.

그림 1. 파스칼의 삼각형. 스핀-스핀 상호작용으로 분리된 NMR 흡수선들의 세기 비율을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

만일 영향을 주는 화학적으로 동일한 스핀이 2개 있으면, (@@NAMATH_INLINE@@\uparrow\uparrow@@NAMATH_INLINE@@, @@NAMATH_INLINE@@\uparrow\downarrow@@NAMATH_INLINE@@, @@NAMATH_INLINE@@\downarrow\uparrow@@NAMATH_INLINE@@, @@NAMATH_INLINE@@\downarrow\downarrow@@NAMATH_INLINE@@)의 네 가지 가능한 조합이 가능하다. 그 중 둘(@@NAMATH_INLINE@@\uparrow\downarrow@@NAMATH_INLINE@@, @@NAMATH_INLINE@@\downarrow\uparrow@@NAMATH_INLINE@@)은 같은 세기의 자기장을 형성해서 흡수선은 3개로 분리되고, 흡수선의 세기 비율은 1: 2:1이다.

마찬가지로 영향을 주는 스핀이 3개인 경우, 흡수선은 4개로 분리되며 세기의 비율은 1: 3:3:1이 된다.

흡수선이 분리되는 수는 영향을 주는 동일한 원자핵의 수(N)에 1을 더한 것과 같아 이를 'N+1원칙'이라 부른다.1) 분리된 흡수선의 세기 비율은 순전히 통계적 결과로 파스칼(Pascal)의 삼각형2)을 이용해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 같은 스핀-스핀 상호작용의 결과는 서로 영향을 주는 스핀의 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NMR 스펙트럼을 해석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림 2. 에탄올의 NMR 스펙트럼 ()

한 예로 에탄올 (CH3CH2OH)의 NMR 스펙트럼에서, 메틸(CH3) 수소 원자핵들은 @@NAMATH_INLINE@@\delta = 1.2 \ ppm@@NAMATH_INLINE@@에서 1: 2:1의 세기 비율을 가진 삼중선으로 나타난다. 이는 영향을 주는 메틸렌(CH2) 수소 원자핵 두 개와의 상호작용 결과다. 메틸렌의 수소 원자핵들은 3개의 메틸 수소 원자핵들의 영향에 의해 @@NAMATH_INLINE@@\delta= 3.7 \ ppm@@NAMATH_INLINE@@에 1: 3:3:1의 세기 비율을 가진 사중선으로 나타난다. 스핀-스핀 상호작용의 결과로 발생하는 흡수선의 분리는 인접한 탄소에 결합한 수소 원자핵의 수에 대한 정보와 상호작용의 세기(흡수선의 분리 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상호작용의 경로

그림 3. 스핀-스핀 상호작용. (출처: 대한화학회)

핵스핀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화학 결합을 통해서 전달된다. 핵스핀은 화학 결합을 구성하는 전자들과 상호작용하고, 그 전자들이 상대 원자핵과 상호작용하여 핵스핀 사이에 상호작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거치는 화학 결합의 수와 결합각 등이 스핀-스핀 상호작용의 크기를 결정한다. 이는 두 원자핵들이 거리상으로 가까이 있더라도 거쳐야 하는 화학 결합의 수가 많으면 스핀-스핀 상호작용의 효과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포화탄화수소의 경우 대부분 화학결합 3개를 거쳐 상호작용이 발생한다. 그림 3에 나와 있는 것처럼, X-형의 경우 HB의 영향을 받아 외부 자기장 보다 더 강한 자기장 하에 놓이고 Y-형의 경우 약한 자기장에 놓인다. 결과적으로 X-형은 더 큰 화학적 이동을 Y-형은 작은 화학적 이동을 보인다.

포화 탄화수소의 경우 4개 이상의 화학 결합으로 연결된 핵스핀 사이의 상호작용은 무시할 수 있다. 에탄올의 경우에도 세 개 화학 결합(H-C, C-C, C-H)까지의 스핀-스핀 상호작용에 의해서 흡수선의 분리가 발생한다.

상호작용의 세기, J-상수

그림 4. 스핀-스핀 상호작용하는 원자핵들의 NMR 스펙트럼. (출처: 대한화학회)

120MHz NMR은 60MHz NMR보다 2배 강한 자기장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림 4에 나와 있는 것처럼, 외부 자기장과 상관없이 J-상수(흡수선 분리 폭)는 같다.

그림 5. 탄화수소의 J-상수. (출처: 대한화학회)

스핀-스핀 상호작용의 크기는 J-상수로 나타낸다. 그림 5에 나와 있는 것처럼, J-상수는 화학결합의 수와 각도 등에 영향을 받아 다양한 값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NAMATH_INLINE@@\pi@@NAMATH_INLINE@@-전자들이 스핀 효과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스핀-스핀 상호작용은 외부 자기장과 독립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외부 자기장 세기와 상관없이 고유 상수(J)를 가진다. 예를 들어 포화 탄화수소의 경우 3개 화학 결합을 거쳐 발생하는 스핀-스핀 상호작용의 크기 3JH-H는 대개 7.5Hz 수준이다. 핵스핀 사이의 상호작용은 같은 경로를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상호작용하는 핵스핀들은 같은 J-상수를 갖는다.

nJ-상수

그림 6. 대표적인 1J, 2J , 3J 상수. (출처: 대한화학회)

12C는 스핀이 없으나, 1H, 2D, 13C, 19F, 31P는 스핀을 갖는다. J 앞의 숫자 n은 몇 개의 화학결합을 통해 핵스핀이 전달되는가를 나타낸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거쳐야 하는 화학결합의 수가 증가하면서 일반적으로 스핀-스핀 상호작용의 세기는 감소한다.

카플러스 관계식

그림 7. 카플러스 관계식. (출처: 대한화학회)

그림 7에 나와 있는 것처럼, 스핀-스핀 상호작용의 크기(J-상수)는 결합수, 이면각 (dihedral angle), 결합길이, 결합각, 치환체의 전기음성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이면각은 분자구조에 따라 크게 변하는 경우가 많아 J-상수로부터 분자의 기하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면각에 따른 3JH-H-상수의 변화는 간단한 수식으로 예측이 가능하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세 개 상수로 구성된 카플러스(Karplus) 관계식3)이다.

먼 거리 상호작용

화학 결합을 네 개 이상 거쳐 발생하는 스핀-스핀 상호작용을 먼 거리 상호작용(long-range couple)이라 부른다.

@@NAMATH_INLINE@@\pi@@NAMATH_INLINE@@-결합이나 입체 장애가 작용하는 고리 구조가 포함된 경우에서는 먼 거리 상호작용도 관찰된다. @@NAMATH_INLINE@@\pi@@NAMATH_INLINE@@-전자들은 공간에 넓게 분포하고 유동성이 커서 핵스핀을 효과적으로 먼 곳에 있는 다른 핵스핀에 전달한다. 먼 거리 상호작용은 크지 않아 대개 J < 5 Hz 이다.

기타 관련 주제들

2차 스핀-스핀 상호작용

그림 8. 스핀-스핀 상호작용하는 핵스핀의 흡수선들이 접근하며 발생하는 세기 분포의 변화. (출처: 대한화학회)

N+1원칙과 파스칼 삼각형에 따라 분리된 흡수선들의 세기 비율은 1차 스핀-스핀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서로 영향을 주는 원자핵들의 흡수선들이 근접하면서 마주 보는 쪽 분리된 흡수선들이 강해지고 반대쪽 흡수선들은 약해지는데 이 같은 현상을 2차 스핀-스핀 상호작용이라 부른다.

자기적 동일성

NMR 분광학에서는 화학적 이동의 크기가 같은 원자핵들은 화학적으로 동등하다(chemically equivalent)고 한다.4) 화학적으로 동등하면서 동시에 해당 스핀 시스템에서 다른 핵스핀들과의 상호작용도 같으면 자기적으로도 동등하게(magnetically equivalent) 된다.4) 자기적으로 동등한 핵스핀들은 양자 역학적으로 서로 구분이 불가능하다.

스핀 시스템 표기법

스핀-스핀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핵스핀들의 집합을 스핀 시스템(spin system)이라고 부른다. 각 스핀 시스템은 보통 포플(Pople) 표기법5)으로 나타낸다. 만일 공명진동수의 차이(@@NAMATH_INLINE@@\Delta\nu = B_0 (\mathrm{in \ Hz}) \times \Delta\delta (\mathrm{in} \ \mathrm{ppm})@@NAMATH_INLINE@@)가 J-상수의 10배가 넘을 정도로 화학적 이동의 차이가 크면 두 스핀은 AX로 표시한다. 10배가 넘지 않으면 AB로 표시하며, 만일 중간에 해당하는 스핀이 있으면 A, M, X로 표시한다. 화학적 이동은 같지만(@@NAMATH_INLINE@@\Delta\nu@@NAMATH_INLINE@@= 0), 자기적으로 동등하지 않으면 프라임(')을 사용해 AA'과 같이 나타낸다. 만일 자기적으로 동등한 두 개의 스핀들이면 A2와 같이 표기한다.

참고 문헌

1.
2. ,China%2C%20Germany%2C%20and%20Italy.
3.
4.
5. Pople, J.A.; Bernstein, H. J.; Schneider, W. G. (1957). 'The Analysis of Nuclear Magnetic Resonance Spectra'. Can. J. Chem. 35: 65–81.

동의어

스핀-스핀 상호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