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체

부도체

[ Insulator ]

도체나 반도체와 달리 전하가 물질 내부에서 전하가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는 물질을 부도체라 한다.


그림 1. 도체, 반도체, 부도체의 에너지 밴드 구조 (출처: 한국물리학회)

도체, 반도체, 부도체를 구분은 전자띠 구조 이론을 사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 전자띠 구조 이론에 따르면 전자가 들뜬 상태에서 전류가 흐른다. 전자가 존재할 수 있는 에너지 영역을 에너지 밴드 또는 에너지띠라고 부르고, 전자가 존재할 수 없는 영역을 밴드갭 또는 띠틈 이라고 한다. 밴드갭은 에너지띠에 전자가 가득 차 있는 원자가띠(valence band)와 전자가 비어있는 전도띠(conduction band)의 에너지 차이를 말한다. 전자가 밴드갭 이상의 에너지를 얻으면 원자가띠에 있는 전자가 전도띠로 이동하여 전류가 흐르게 된다. 도체는 원자가띠와 전도띠가 붙어있어 전하의 이동이 쉽다. 반도체와 부도체는 모두 밴드갭이 존재하여 밴드갭 이상의 에너지를 인가해야만 전류가 흐른다. 대부분의 부도체는 굉장히 큰 밴드갭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경우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사실 완변한 부도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자가띠에 있는 전자가 전도띠로 전이될 수 있을 만큼 큰 전압을 부도체에 인가한다면 전하는 이동할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재료의 절연적 특성을 영구적으로 저하시키는 물리적 또는 화학적 변화가 동반된다. 이 때 부도체에서도 전류가 흐를 수 있게 하는 전압을 부도체의 항복전압(breakdown voltage)이라고 한다.

고체에서 전자는 에너지 밴드에서 낮은 에너지 준위부터 채우며, 물질 내 전자의 개수에 따라서 물질의 전기적 특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부도체는 전도 밴드에 전자가 완전히 비어있고 원자가 밴드에 전자가 완전히 채워져 있는 상태로, 에너지 갭이 커서 전도 전류에 기여할 수 있는 자유전자가 없는 물질이다. 즉, 이론적인 전기전도도가 0이다. (그림 2)

고체 물리는 무수히 많은 원자를 다루기 때문에 운동량 벡터를 사용하는 운동량 공간(momentum space 또는 reciprocal space)이 위치 벡터를 사용하는 위치 공간(position space 또는 real space) 보다 더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다. 운동량 공간에서 다루는 에너지 밴드와 밴드 구조의 개념은 고체에서 전자의 운동을 이해하는데 근본적인 토대를 형성한다. 하나의 원자 내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 준위는 불연속적인 값이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원자가 같은 간격으로 배열하게 되면 전자의 개수만큼 에너지가 분리 되며, 나누어진 에너지가 촘촘히 모여 넓은 에너지 영역인 에너지 밴드를 형성한다. 결정에서 원자 간의 일정한 간격과 특정한 결정 구조는 고체 내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에너지 밴드 구조도 물질 고유의 특징이 된다. 에너지 밴드 구조는 운동량 공간에서 에너지 값을 표현하는데, (그림 3)과 같이 @@NAMATH_INLINE@@x@@NAMATH_INLINE@@축이 파수(wave vector, @@NAMATH_INLINE@@k@@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y@@NAMATH_INLINE@@축이 에너지(E)인 그래프로 나타낸다. 고체는 원자나 이온 또는 분자가 주기적인 배열로 늘어서 있으며, 고체 내 전자는 이를 주기적인 퍼텐셜이 존재한다고 간주한다. 마찬가지로 전자의 운동량의 스펙트럼도 주기적이며, 운동량 공간에서 볼 때 모든 운동량이 첫 브릴루앙 영역 (first Brillouin zone) 안에 존재하게 된다. 이 주기성 때문에 브릴루앙 영역의 경계에서 에너지 갭 (Eg)이 열리게 된다.

1차원 에너지 밴드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하나의 브릴루앙 영역에서 @@NAMATH_INLINE@@k@@NAMATH_INLINE@@의 상태수는 위치 공간에서 단위 cell의 개수와 같다. 만약 각 원자가 하나의 전자, 즉 원자가 전자를 갖는다면, 그 전자의 스핀이 한 종류인 경우 밴드를 가득 채울 것이다. 스핀 업과 다운 두 종류의 스핀이 존재하는 경우, 밴드를 반만 채울 것이다. 파울리 배타원리에 의해 한 에너지 상태에 업 스핀과 다운 스핀이 존재한다. (그림 4 왼쪽)과 같이 밴드가 부분적으로 채워지면 외부에서 고체에 작은 전기장을 가하면 전자가 에너지를 얻어 더 높은 에너지 상태로 이동(전이)하며 전류가 흐르게 된다. 점선으로 표시한 에너지 레벨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와 채워진 상태가 만나는 페르미 에너지이다. 따라서 부분적으로 채워진 밴드는 금속이다. 반면, 원자 당 2개의 전자가 있다면, 정확히 하나의 밴드를 채우기에 충분한 전자를 갖고 있다. (그림 4 오른쪽) 이 경우 가득 찬 하부 밴드를 원자가 밴드, 빈 상부 밴드를 전도 밴드라 한다. 전자가 원자가 밴드에서 전도밴드로 이동하려면 전자를 여기 시키기 위한 외부 에너지가 필요하다. 밴드 갭이 약 4eV 미만이면 온도나 전기장에 의해 전혀 여기 되지 않는 부도체 (밴드 부도체)로 분류한다. 밴드 갭이 약 4eV 미만인 경우, 유한한 온도에서 전자가 전도 밴드로 열적으로 여기 될 수도 있고, 이러한 전자는 어느 정도의 전류를 전달하면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로 분류한다.

화학적으로 밴드 부도체를 이해하자면, 고체에서의 모든 전자는 결합(bond)으로 묶인 상태이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에서 탄소는 원자가가 4이며, 이는 가장 바깥 껍질에 원자 당 4개의 전자가 있음을 의미한다. 다이아몬드 격자(lattice)에서 각각의 탄소 원자는 4개의 가장 가까운 이웃들과 공유결합을 하며, 공유 결합은 2개의 전자를 필요로 한다. 하나의 전자가 결합의 양쪽 끝에 있는 두 원자의 각 결합에 관여하게 된다. 이것은 특정 결합 밴드가 완전히 채워졌으며 부분적으로 채워진 밴드에서 전자의 이동성이 없다는 설명과 일치한다. (그림 5)

그림 2. 에너지 밴드 구조와 전자의 개수로 결정되는 물질의 분류 (출처: 한국물리학회)

그림 3. 에너지 밴드 와 밴드 갭 (출처: 한국물리학회)

그림 4. 금속과 부도체의 밴드 구조 (출처: 한국물리학회)

그림 5. 다이아몬드에서 탄소의 공유결합 (출처: 한국물리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