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화성

주화성

[ Chemotaxis ]

주화성이란 유기체들이 자신의 주변에 있는 화학물질을 감지하여 그에 반응하여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화학물질을 향하여 움직이는 것을 양성 주화성 (positive chemotaxis),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음성 주화성 (negative chemotaxis)라고 한다. 세균이나 원생동물, 그리고 진핵세포 생물의 체세포 및 생식세포와 같이 단세포들은 물론, 다세포 유기체들도 주화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단세포생물의 주화성은 먹이를 찾거나 포식자로부터 벗어나는데 필수적이다. 다세포생물의 경우 생식세포인 정자가 난자와 수정하는 경우, 발달 초기 체세포들의 세포 이동 (cellular migration), 면역세포들의 체내 순환 및 활성 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의 체세포들의 주화성에 문제가 생기면, 기형, 발달 장애, 암 발생, 그리고 면역계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목차

세균의 주화성 편향적 임의 행보(biased random walk)

대장균을 포함한 여러 세균은 에너지 공급원이 될 수 있는 포도당과 같은 화학물질에 대하여 양성 주화성을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을 위하여 대장균은 자신의 몸 밖으로 뻗어있는 몇 개의 편모 (flagella)를 회전시킴으로써 동력을 얻는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 여러 개의 편모가 한 뭉치의 회전 다발을 이루면서 한 방향으로 직선 운동을 하게 되고,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 편모 다발이 풀리면서 세균이 방향을 무작위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대장균이 균일한 화학조성을 가진 용액이 담긴 페트리 디쉬안에 있다면 이러한 직선 운동과 무작위 방향 전환을 불규칙적으로 반복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 대장균이 좋아하는 화학물질인 포도당 용액을 한쪽에 떨구었을 때, 포도당의 농도 구배(concentration gradient)가 형성된다. 이때, 직선 운동을 하는 세균이 그 농도가 높아지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면 직선 운동을 계속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대장균이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면 직선 운동을 멈추고 방향을 무작위로 바꾸게 된다. 다시 직선 운동을 하면서 포도당 농도가 높은 곳으로  너무 멀리 가게 되면 다시 농도가 낮아지는 방향이 되면서 직선 운동을 멈추고 다시 방향을 바꿀 것이다. 이러한 반복된 움직임을 편향적 임의 행보(biased random walk)라고 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결국 대장균은 가장 높은 포도당 농도 지역에 도달하게 되는 양성 주화성을 보이게 된다 (그림 1). 모든 세균이 대장균과 같은 편모 운동 방식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많은 경우 비슷한 편향적 임의 행로 형식의 전략으로 양성 주화성을 보이게 된다.

그림 1. 편향적 임의 행보 (biased random walk). 세균이 자극 물질이 없는 균질한 환경에서는 직선 운동과 무작위 방향 전환을 무작위로 반복하는 임의 행보를 한다. 여기에 영양소를 넣어주면 세균은 영양소에 포함된 화학유인물질을 감지하고 그 농도가 높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 좀 더 긴 직선 운동을 하게 되는 편향적 임의 행보를 하게 되는 주화성을 보인다. (출처: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주화성 신호전달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은 세균의 막에 존재하는 MCP(methyl-accepting chemotaxis protein)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막 단백질 수용체를 통하여 감지된다. 화학 물질들이 이들 수용체에 직접, 혹은 다른 단백질체를 매개로 간접적으로 부착하게 되면 수용체는 세균의 세포 안에 존재하는 Che 단백질을 활성화하게 되면, 세균의 직선 운동과 방향 전환의 빈도와 해당 수용체의 감도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진핵세포의 주화성 비대칭적 활성화 (asymmetric activation)

세균은 크기가 작아서 화학물질의 농도 기울기를 공간적 정보로 바로 인식하지 못한다. 그 대신 화학물질에 의한 세포막 수용체 활성에 대한 시간적 정보를 해석하여 직선 운동과 방향 전환을 반복하는 편향적 임의 행보를 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진핵세포는 그 크기가 세균보다 매우 커서, 화학물질의 농도기울기가 있는 공간에서는, 세포의 한편과 그 반대편에 접한 화학물질의 농도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화학물질의 공간적 분포가 세포막에 균일하게 존재하는 수용체를 비대칭적 활성화 (asymmetric activation) 함으로써 세포를 해당 화학물질에 가까이 가거나 멀어짐으로써 주화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림 2).

그림 2. 진핵세포의 주화성. 주화성을 일으킬 수 있는 특정 물질이 세포 표면에 균일하게 퍼져있는 수용체에 결합하면 물질이 위치한 곳에 인접한 세포 부위의 신호 활성이 가장 크게 전달되는 비대칭적 수용체 활성(asymmetric activation)을 일으키게 됨으로써 물질의 농도차를 인지, 주화성을 일으키게 된다.(출처: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수용체

진핵세포의 주화성 수용체는 대부분 G단백질결합수용체이다. 대표적으로 후각을 일으키는 수용체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들 수용체는 냄새를 일으키는 알코올과 같은 작은 화학물질들은 물론, 아미노산, 펩티드, 단백질, 당, 지질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화학물질 리간드에 의하여 자극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케모카인(chemokine)은 작은 단백질로서 백혈구가 림프구를 찾아가는 등의 주화성을 일으키는데 중요하고, 류코트리엔(leukotriene)은 지질류로서 호중구(neutrophil)를 염증 부위로 불러오는데 그 역할을 한다.

원생동물의 주화성

원생동물은 주로 단일 진핵세포로서  그 주화성은 원핵생물인 세균과는 차별화된다. 아메바(amoeba)와 같은 원생동물은 위족(pseudopod)를 내어 화학물질 농도 기울기에 반응하여 움직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주로 세포골격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함으로써 가능하게 한다. 짚신벌레(Paramecium)는 세포 표면을 덮고 있는 많은 섬모를 이용하고, 클라미도모나스(Chlamydomonas)는 한 쌍의 편모(flagella)를 이용하여 움직인다.

관련용어

세포 이동 (cellular migration), 편향적 임의 행보(biased random walk), 편모 (flagella), G단백질결합수용체, 케모카인(chemokine), 류코트리엔(leukotriene) 

참고문헌

1. Cellular and Molecular Immunology. Abul K. Abbas, Andrew H. H. Lichtman, Shiv Pillai. 8th Edition. 2014. Saunders.

2. ing sense of it all: bacterial chemotaxis. George H. Wadhams, Judith P. Armitage. Nature Reviews Molecular Cell Biology. volume 5, pages1024–1037 (2004)